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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보름의 재발견, 새 희망 매스스타트 '평창의 보름달'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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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보름의 재발견, 새 희망 매스스타트 '평창의 보름달'로 뜬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1.18 1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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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매스스타트 정식종목 첫 채택…2년의 부진 딛고 월드컵 첫 대회부터 우승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에서 모처럼 환한 '보름달'이 떴다. 한국 빙상이 또 다른 메달밭으로 육성하고 있는 매스스타트에서 김보름(22·한체대)의 가능성을 재발견하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보름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발에서 열린 2015~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매스스타트 디비전 A에서 8분36초0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시즌 월드컵 종합점수 랭킹에서 1, 2위를 달성한 이바니 블론딘(캐나다)과 이레네 슈텐(네덜란드)을 모두 제치고 당당하게 금메달을 따낸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레이스에서 슈텐과 블론딘은 김보름에 이어 2, 3위로 선전했지만 김보름의 막판 스퍼트에 이은 대역전극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 김보름이 2012~2013 시즌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이후 오랜 부상 슬럼프에서 벗어나 올 시즌 월드컵 첫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소치 올림픽 장거리에서도 선전했던 김보름은 평창 올림픽을 통해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김보름은 2012~2013 시즌 월드컵에서 매스스타트에서 두 차례나 우승을 차지하며 맹활약했다. 또 김보름은 지난해 2월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에서 4분12초08의 기록으로 13위에 올라 빙상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상화가 여자 단거리의 에이스이듯 김보름은 단숨에 장거리의 최고 실력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면서 주종목인 5000m를 포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부상에서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제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부상 때문에 기량 발전도 이뤄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보름은 마음을 굳게 먹고 다시 한번 이를 악물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자신의 선수생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투혼을 불태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대구 성화중과 정화여고에서 쇼트트랙으로 선수생활을 했던 경험을 살려 매스스타트에 더욱 전념했다.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 경기처럼 여러 선수들이 동시에 출발하면서 레인 구분없이 25바퀴를 도는 종목이다. 쇼트트랙처럼 작전도 필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치고 나가는 것보다 추월이 필요할 때 순간 스퍼트를 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김보름 역시 비시즌 동안 쇼트트랙 훈련에 집중하면서 레이스 전술과 스퍼트 능력을 향상시켰다.

김보름은 "그동안 중간중간 룰이 변경되면서 적응하는데 어려웠지만 지금은 서비스 코스로 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돼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며 "특히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쇼트트랙 훈련을 많이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제갈성렬 전 빙상 대표팀 감독은 "매스스타트는 집단출발과 하나의 코스에서 여러 선수가 동시에 경기를 벌이는 오픈 레이스이기 때문에 쇼트트랙 출신 선수가 유리하다"며 "김보름이 스피드와 지구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고 코너링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경기를 만드는 능력만 향상시킨다면 매스스타트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름의 월드컵 1차 대회 우승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지난 시즌 4차 대회에서도 블론딘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조금씩 기지개를 펴고 있었던 김보름이다. 2년에 가까운 부상과 슬럼프에서 벗어나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남은 2년의 시간 동안 전력질주하는 일만 남았다.

자신의 이름처럼 평창에서 환한 보름달 같은 금메달을 따내는 것은 결코 꿈이 아니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낸 김보름이기에 더욱 기대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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