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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꿀벅지' 만들고픈 여고 1년생 스프린터 김민선의 쾌속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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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꿀벅지' 만들고픈 여고 1년생 스프린터 김민선의 쾌속질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2.23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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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남녀 스프린트 선수권서 박승희 등 제치고 첫 우승…올해 첫 대표팀 발탁, 월드컵서도 기량 발전

[태릉=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종목에 이상화와 박승희(화성시청)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어리지만 꾸준히 기량을 발전시키며 차세대 스프린터를 꿈꾸는 선수들도 있다. 아직 꿈많은 여고 1년생 김민선(16·서문여고)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린 끝에 2015년 대회 대미를 화려한 우승을 장식했다.

김민선은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벌어진 제42회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이틀째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9초18의 기록으로 김현영(한국체대, 39초72), 남예원(경희대, 40초28), 박승희(40초45) 등을 제치고 당당하게 1위에 올랐다.

김민선은 전날 500m 1차 레이스에서도 39초17를 기록하며 김현영(39초42), 남예원(39초95)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 [태릉=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김민선이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역주하고 있다.

또 1000m 2차 레이스에서는 김현영(1분19초91)과 박승희(1분20초39)에 이은 1분20초77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1000m 1차 레이스에서도 1분20초67로 3위를 기록했던 김민선은 500m와 1000m 기록을 모두 합산해 순위를 결정짓는 대회에서 159.070점으로 김현영(159.135점), 박승희(161.010점)에 앞서 당당하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얼음판 위에서는 무한, 쾌속질주를 하지만 시상대에서는 이내 여고 1년생 김민선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교정을 하고 있는 치아를 살짝 드러내며 미소를 지은 김민선은 "솔직히 1년 전만 하더라도 이 자리에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여름 내내 열심히 웨이트를 하고 땀을 흘렸던 보답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 나가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고 좋은 기록을 남기면서 자신감도 갖게 된 것 같다"며 "그동안 초반 100m 기록이 빠른 편이 아니었는데 웨이트와 스피드를 보강했다. 올해 100m 목표를 10초55로 끊는 것으로 삼았는데 오늘은 10초70대가 나왔다. 점점 기록을 단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김민선은 네 번의 월드컵을 통해 이상화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프린터의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지난 7일 독일 인젤에서 열렸던 월드컵 3차 대회 500m 2차 레이스에서는 38초34의 기록으로 전체 7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월드컵 점수 랭킹에서 김민선은 500m 종목에서 147점을 받아 16위에 있다.

이에 대해 김민선은 "당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불참했기 때문에 운이 따랐던 것 같다"며 "그러나 외국의 좋은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그만큼 경험도 많이 쌓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태릉=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김민선(가운데0이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뒤 2위 김현영(왼쪽), 3위 박승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역시 김민선의 '워너비'는 이상화다. 우상으로만 바라봤던 이상화와 함께 월드컵에 출전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김민선은 "상화 언니를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배운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단거리 종목에서는 역시 하체가 중요하다. 초반 스퍼트를 위해 웨이트를 꾸준히 하면서 언젠가는 상화 언니의 허벅지를 갖고 싶다"고 웃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되면 김민선은 대학 1년생이 된다. 기량도 그만큼 발전하고 경험도 축적될 수 있다. 젊은 패기를 앞세워 대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김민선은 아직까지 자신을 한껏 낮춘다. 김민선은 "올림픽에서 여자 500m 종목에는 그동안 상화 언니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3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내 이름이 함께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물론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꾸준히 훈련하고 노력하면서 꿈을 키우겠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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