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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구르미 그린 달빛' 김유정 향한 박보검의 마음, 비극적 결말 단초될까? "나도 두려웠다, 늦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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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구르미 그린 달빛' 김유정 향한 박보검의 마음, 비극적 결말 단초될까? "나도 두려웠다, 늦을까봐"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9.0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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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커피프린스 1호점'에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이 금단의 로맨스를 향해 질주를 시작했다. 김유정의 진짜 정체가 여자라는 것을 모르고 있으면서도, 박보검이 김유정을 향한 마음을 본격적으로 불태우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박보검의 이런 결심은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공유와 비교도 할 수 없다. 박보검은 훗날 일국의 왕이 될 왕세자의 신분이기 때문이다.

6일 방송된 KBS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연출 김성윤 백상훈) 6회에서는 청나라 사신의 만행으로 인해 홍라온(김유정 분)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이 직접 나서서 홍라온을 구하며 홍라온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 KBS '구르미 그린 달빛' 6회에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은 청나라 사신인 목태감이 홍라온(김유정 분)을 겁탈하려고 하자 칼을 들고 목태감으로부터 직접 홍라온을 구해낸다. [사진 = KBS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화면 캡처]

전날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 5회 마지막 장면에서 이영은 풍등제에서 김성윤(진영 분)이 선약이 있다며 눈앞에서 홍라온을 데려가려고 하자 막아서며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는 말로 홍라온에 대한 마음을 김성윤 앞에 드러냈다. 하지만 홍라온이 남자인 척하기 위해 이영이 보는 앞에서 일부러 기생들의 팔짱을 끼자 홍라온에 대해 한동안 냉정한 태도를 취한다.

청나라 사신으로 조선을 찾은 목태감은 연회에서 춤을 춘 무희를 찾아오라 하고, 홍라온이 거세를 하지 않은 여자이며 바로 그 무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내시 마종자(최대철 분)는 홍라온에게 번을 서야한다 속이고 목태감의 술시중을 들게 만들었다.

목태감은 홍라온을 보자 군침을 삼키며 겁탈하려 들었고, 홍라온은 반항하려고 했지만 목태감이 "세자 저하의 운명이 내 세 치 혀에 달려 있음을 정녕 모르는 것이냐"며 협박하자 차마 반항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영은 목태감의 처소문을 부수고 들어와 목태감에게 칼을 겨누고 홍라온이 겁탈당하기 직전에 극적으로 구출해 낸다.

왕세자가 대국 청나라의 사신에게 칼을 겨눈 일로 인해 궁궐은 발칵 뒤집혔고, 이로 인해 외척이 득세한 조정중신들 사이에서는 왕세자의 폐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왕(김승수 분)은 홍라온을 엄히 처벌하고 이영을 동궁전에 감금하며 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이영은 홍라온이 걱정되어 내시옷을 입고 몰래 동궁전을 빠져나와 홍라온이 갇힌 감옥에 몰래 들어와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이를 위해 참지 않겠다고. 그게 나를 위한 것이라면 더더욱"이라며 홍라온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다.

홍라온을 향한 이영의 마음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청나라 사신 목태감이 이 사건을 무마하는 조건으로 홍라온을 데려가겠다고 했지만, 이영은 대신들이 보는 앞에서 목태감의 목에 칼을 겨누며 "그쯤했으면 됐네. 동궁전 내관은 두고 가게"라며 강하게 나왔지만, 홍라온은 "저하께서 참지 말라 하시니 참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하께서는 제가 아닌 백성들을 위해 참으셔야 합니다"라며 대국 청과 조선의 관계를 위해 자신이 희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날 이영이 아니었다. 이영은 김성윤의 도움을 받아 목태감이 조공품을 빼돌리고 밀거래를 하는 현황을 포착하고 호위무사인 김병연(곽동연 분)과 함께 현장을 덮쳐 드디어 홍라온을 구해내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영은 "이대로 끌려가게 될까봐 두려웠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리는 홍라온에게 "나도 두려웠다. 늦을까봐"라며 홍라온을 향한 마음을 공공연하게 밝히기에 이른다.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이영(박보검 분)이 홍라온(김유정 분)을 상대로 겪고 있는 이 정체성의 혼란은 이미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최한결(공유 분)이 남자라고 알고 있던 고은찬(윤은혜 분)을 상대로 느끼던 정체성의 혼란과 동일하다. 최한결 역시 고은찬으로 인해 수없이 흔들리고 망설이던 끝에 결국 "네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이제 상관없어. 우리 갈 때까지 가 보자"라며 자신의 성정체성까지 부정하는 일생일대의 결심을 내렸었다.

▲ KBS '구르미 그린 달빛' [사진 = KBS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이영과 홍라온의 사이에는 '커피프린스 1호점'의 최한결과 고은찬보다 훨씬 험난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 비록 실질적으로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고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남자로 태어나 성기를 거세하고 내시가 된 홍라온과 일국의 왕이 될 왕세자의 사랑이니 그 길은 더욱 험난할 수 밖에 없다.

드라마의 배경인 조선시대가 시대적으로도 동성애가 용인될 시대도 아닐 뿐더러, 설령 홍라온의 정체가 여자라는 것이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왕세자인 이영과 백성인 홍라온의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신분의 벽이 존재한다. 게다가 '구르미 그린 달빛' 6회에서는 김병연(곽동연 분)이 1811년 평안도 지역에서 민란을 일으킨 홍경래의 혈육으로 추정되는 자를 찾아나서는 대목이 슬쩍 등장하며 홍라온이 홍경래의 혈육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원작소설에서는 홍라온이 홍경래의 혈육이며 이로 인해 역적으로 몰리는 전개가 펼쳐진다. 그렇다면 이는 실제 역사와 비교할 때 '구르미 그린 달빛'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가능케 만든다. 실제 역사에서는 이영의 모델인 효명세자가 22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며 외척인 안동 김씨 일가에게 독살을 당했다는 의혹이 있기 때문.

물론 윤이수 작가의 '구르미 그린 달빛'은 실제 역사의 전개대로라면 비극으로 끝나는 것이 분명한 이 이야기에 작가적 상상력을 덧붙여 다른 방식으로 전개를 펼쳐나간다. 그리고 실제 역사와 다른 이 극적인 결말의 전개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홍라온이 민란을 일으킨 홍경래의 딸이라는 것과 왕세자인 이영이 조선시대라는 신분제 사회의 틀에서는 도저히 성사될 수 없는 사랑을 했다는 것이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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