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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야구바보' 故 하일성 위원 애도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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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야구바보' 故 하일성 위원 애도물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9.09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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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열정으로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빠떼루 아저씨' 김영준 "야구계에 해가 될까 평소 걱정"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정겹고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해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고(故) 하일성(67) 전 야구 해설위원을 향한 조문객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빈소를 찾은 각계각층 조문객들은 사진 속 액자에 환하게 웃을 뿐 말이 없는 고인을 추억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인의 빈소에는 이틀째인 9일에도 아구계는 물론이고 방송계와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하 위원이 생전에 해설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 등으로 30년 이상 몸 담았던 야구계 전현직 종사자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 고(故) 하일성 전 야구 해설위원의 빈소가 8일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故 하일성 추억하는 야구계 인사들 "야구만 알았던 사람"

이틀 연속 빈소를 지키고 있다는 이용철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모시고 있던 분이기 때문에 어제와 오늘, 내일까지 방송 스케줄을 모두 비웠다”며 “내가 해설위원으로 입문할 수 있게 해주신 분이다. 야구에 대해 새롭게 많이 알 수 있었고 방송도 많이 배웠다. 열정을 가지고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이라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강직하고 자존심이 세셨기 때문에 힘든 것을 내색하려고 하지 않으셨다. 후배들에게 당신의 좋지 않은 모습을 알리고 싶지 않으셨던 것 같다”며 “오히려 늘 괜찮느냐는 말씀만 건네주셨다. 이렇게 떠나시니 너무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용철 위원은 하 위원의 생전 바람을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야구로 많은 것을 얻은 만큼 유소년 야구 등을 지원하면서 돌려주려고 하셨는데”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사무총장이기도한 이 위원은 “은퇴선수협회 차원에서 유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지원할 계획”이라며 “주로 궂은 일을 담당하기로 내부적으로는 결정을 내렸다. 하 위원님을 기리기 위해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의논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15대 대한야구협회 회장을 역임한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도 1998 방콕 아시안게임과 2000 시드니 올림픽 때를 회상하며 하 위원과 추억을 떠올렸다.

정몽윤 회장은 “방콕 아시안 게임과 시드니 올림픽 등을 준비할 때 조언을 많이 해주시는 등 야구와 관련된 추억이 많다”며 “KBO 사무총장 때는 현대 유니콘스가 넥센으로 가는 과도기였는데 백방으로 노력하셨고 네이밍 스폰서지만 넥센이라는 새 스폰서를 찾아내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김소식 전 야구 해설위원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참담하다. 자주 연락하고 지내진 못했지만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해설위원으로서 함께 해왔다. 행정가로서도 좋은 역할을 해줬다”며 “해설위원으로 만나면 맥주 한잔씩 마시며 경기를 복기하곤 했는데 ‘이 사람은 해설을 하기 위해 야구판에 들어온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구본능 KBO 총재도 이날 하 위원을 추모했지만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 마당발 하일성을 기억하는 각계 인사들, 안타까움에 할 말을 잃었다

하 위원은 생전 다양한 방송 출연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야구계 외에도 그를 추모하기 위해 많은 인사들이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하 위원의 30년 지기라고 밝힌, 빠떼루 아저씨로 더 친숙한 김영준 KBS 레슬링 해설위원은 “해설계 모임도 있고 기타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함께 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도 함께 갔었다. 인연이 깊다”며 “둘이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내가 그렇게 나쁜 놈인 것 같냐'고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억울함을 표하곤 했는데 자존심에 못 이겨 안타까운 결정을 한 것 같다”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으로 인해 야구계에 해가 될까도 걱정했다”고 말했다.

친구로서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그는 “(하)일성이가 해설을 얼마나 잘하고 재밌게 했나. 이만큼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 누가 있나. 와서 보니 생각보다 쓸쓸함이 크게 느껴진다. 아쉽다”며 “KBO에서 몇 사람 정도 와서 일손도 거두고 하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왕표 한국프로레슬링연맹 대표는 “종목은 다르지만 스포츠 선후배 관계로 소주도 한잔씩 기울이곤 했다”면서 “성품이 매우 곧으셨고 항상 후배들을 잘 챙겨주시고 옆집 아저씨처럼 편하게 대해주셨다. 정확한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크다. 잘 헤쳐 나가셨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함께 방송활동을 한 동료이자 하 위원의 팬이라고 소개한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나도 암수술 등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어서 신체적 어려움에 동질감 같은 것을 느꼈다”며 “20년도 활약하지 못한 박철순, 선동열 등은 대단한 선수로 추앙받고 있다. 하일성 위원은 시작부터 프로야구와 함께 한 분이다. KBO가 너무 무정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프로야구 시즌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현직에 있는 감독과 선수 등 대부분이 빈소를 찾지 못했다. 대신 빈소 밖 복도는 온통 고인을 애도하는 근조 화환으로 가득 찼다.

미국에서 뛰고 있는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와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를 비롯해 각 구단의 감독들과 스태프, 선수들, 프로야구선수협회, 은퇴선수협회, 한국리틀야구연맹 등 다양한 곳에서 조화로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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