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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2016] (33) 인하제국 떠받칠 대학배구 최초 'MVP-신인왕' 1년생 차지환의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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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2016] (33) 인하제국 떠받칠 대학배구 최초 'MVP-신인왕' 1년생 차지환의 야망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0.2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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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3연패 견인하며 대학배구리그 MVP-신인왕 독식…"부족한 점 보완해 내년에도 3관왕 이끌고 싶다"

[200자 Tips!] 대학배구에 또 한 명의 ‘슈퍼루키’가 탄생했다. 201㎝의 큰 키와 긴 팔다리, 가공할 점프력으로 코트를 평정한 차지환(20‧인하대 1년‧레프트)이 대학배구리그 최초로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쥔 것. 올해 인하대의 3관왕(리그 3연패, 전국대학배구 해남대회 우승, 전국체전 우승)을 이끌며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인하대 출신 레전드 최천식(51) 감독의 지도 아래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차지환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인천=스포츠Q(큐) 글 이세영‧사진 이상민 기자] 레프트 공격수로서 큰 201㎝의 신장이지만 유연하게 스파이크를 때린다.

▲ 차지환이 인하대학교 체육관에서 배구공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상대 블로커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스파이크를 뻥뻥 내리친다. 그 위력이 지난 시즌까지 남자 프로배구에서 활약한 시몬(전 안산 OK저축은행)과 오레올(전 천안 현대캐피탈)을 떠올리게 한다.

차지환의 강점은 상대 선수들이 넘보지 못할 ‘높이’에 있다. 부모가 물려준 빼어난 밸런스를 갖춘 몸이 무기인 셈이다.

인하대 새내기 차지환은 차영석(4학년‧센터), 김성민(3학년‧레프트)과 함께 팀 공격을 책임지며 3관왕의 중심에 섰다. 지난 5일 중부대와 대학배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는 1차전 17득점(공격성공률 76.19%), 2차전 20득점(공격성공률 44.12%), 3차전 16득점(공격성공률 68.18%)을 각각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MVP와 신인왕을 동시에 차지했다.

그는 “프로에 간 나경복, 황두연 선배가 빠진 상황에서 인하대가 잘할 수 있겠느냐는 시선이 많았다”며 “해남대회를 우승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는데, 남해대회에서 3년 만에 결승에도 못가고 떨어졌다. 상실감이 있었지만, 선수들끼리 하나 된 마음으로 뭉쳤기에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차지환을 지도하는 최천식 감독은 “올해도 잘했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재목이다. 그림으로 말하면 여백이 많은 선수”라며 “앞으로 기본기를 더 가다듬으면 한국배구의 거목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 차지환은 대학배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3경기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 인하대의 3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 2016년, 가장 기쁘면서도 힘들었던 한해

“2016년은 배구하면서 가장 기쁘면서도 힘들었던 해로 기억될 것 같아요.”

배구를 하면서 좋았던 때와 힘들었던 때가 언제냐고 물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다. 비록 1학년이지만 주전으로서 부담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광주 문정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부 감독의 권유로 공을 잡은 차지환은 10년째 레프트 한 자리만을 맡고 있다. 배구를 시작한 이래로 포지션 이동이 없었기에 기량을 꾸준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 평소 쾌활한 성격이라 합숙훈련 등 단체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단다.

배구가 재밌었지만 현일중, 인하부고를 졸업할 때까지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결승 무대도 밟지 못해 가슴 한편에 아쉬움으로 자리했다.

대학배구 명문 인하대에 들어가면서 비로소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었다. 차지환은 “(김)성민이형 중심으로 공격라인이 잘 가동됐고 나를 비롯해 한국민과 송원근 등 1학년들도 졸업한 형들의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개인적으로는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 참가하는 바람에 6강전을 뛰지 못했는데, 태국에서 돌아온 뒤 심기일전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원동력인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다만, 4개 대회를 쉼 없이 뛰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이렇게 힘들게 운동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른 차지환은 “훈련량이 많았고 주위의 기대치가 높다보니 심리적인 압박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 차지환(왼쪽)이 대학배구리그 MVP와 신인왕을 휩쓴 뒤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배구연맹 제공]

◆ 서브리시브 훈련-웨이트트레이닝 병행해 '인하제국' 이끈다

팀 3관왕과 개인 2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1년을 보낸 차지환. 그의 내년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올해 팀이 3번 우승했기 때문에 내년에도 기본적으로 3관왕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있다”며 “선배들 3명이 프로로 가서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주공격수인 내가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 항상 책임감을 갖고 경기를 함으로써 올해 못지않은 성과를 거두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배구 최강 ‘인하제국’을 이끌기로 선언한 차지환은 겨우 내 자신이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나은 선수가 될 거라고 선언했다.

“단기 대회를 치르다 보면, 예선전은 괜찮은데 4강전, 결승전 때는 힘이 빠지더라고요. 체력이 약하기 때문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해야할 것 같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매일 밤 스케줄을 잡아 서브 리시브를 집중적으로 연마할 생각입니다. 일단 올해 안에 이 두 가지를 해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차지환이 의욕적으로 비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최천식 감독은 그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지는 않을 생각이다.

최 감독은 “물론 내년 시즌이 본인에게 더 힘들 수 있지만, 신입생들도 있고 기존 자원들도 충분하기 때문에 부담감을 갖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선수 생명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차지환은 "팀이 내년 시즌 정상을 지킬 수 있도록 겨우내 지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천식 감독을 비롯해 박희상(KBS N 스포츠 해설위원), 김요한(구미 KB손해보험) 등 대형 스타들을 배출한 인하대는 오랫동안 대학배구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인하대 슈퍼스타의 계보를 이을 차지환이 모교의 이름을 높이기 위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 차지환 프로필
△ 생년월일 = 1996년 5월 9일
△ 체격 = 201㎝ 85㎏
△ 출신학교 = 광주 문정초-현일중-인하부고
△ 주요 경력
- 2016년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남자 대표팀
△ 수상 경력
- 2016년 OK저축은행배 전국대학배구 해남대회 우승
- 2016년 대학배구리그 우승
- 2016년 대학배구리그 신인왕
- 2016년 대학배구리그 MVP
- 2016년 전국체육대회 우승

[취재후기] 차지환의 롤 모델은 현대캐피탈 레프트 문성민이다.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끄는 면모를 본받고 싶단다. 그는 “점수를 낸 뒤에 세리머니도 동료들과 같이 하더라”며 “웜업존에 있는 후보 선수들까지 다 챙기는 모습을 보고 ‘저게 바로 리더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무슨 일이든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있다. 차지환이 앞으로 ‘팀 퍼스트’의 자세로 운동한다면 “인성도 좋은 선수라는 칭찬을 받고 싶다”는 바람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 [WHY Q] 성인대표 신고식 '대학배구 프레시맨 돌풍' 차지환, 왜 일본 이시카와에 꽂혔나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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