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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눈물의 KBL 드래프트' 김준성-주긴완, 프로농구의 오재원-김호령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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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눈물의 KBL 드래프트' 김준성-주긴완, 프로농구의 오재원-김호령 되길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0.22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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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패자부활 이제부터 시작, 지명순위는 숫자에 불과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016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지난 18일 잠실학생체육관. 

'루키 빅3' 이종현(울산 모비스), 최준용(서울 SK), 강상재(인천 전자랜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당연한 일. 그런데 이들 못지않게 큰 주목을 받은 신인들이 있었다.

김준성(24·SK)과 주긴완(26·모비스)이다.

▲ 드래프트 현장을 눈물바다로 만든 주긴완(왼쪽)과 김준성. 패자부활은 이제 시작이다. [사진=KBL 제공]

문경은 SK 감독은 2라운드 9순위, 전체 19순위로 김준성을 지명하며 “2014년 드래프트에 나왔을 때 슛이 안 좋다고 했는데 실업팀 기록을 보니 경기당 20점 이상씩 넣었더라”며 “2~3년 사이에 그렇게 좋아지기 힘들다. 노력이 보였다. 이 정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절실함이라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명지대를 졸업한 김준성은 2년 전 드래프트에서 어느 팀으로부터 지명을 받지 못해 농구를 접었다. 

하필이면 그때 아버지가 간암 판정을 받았다. 어린이 농구교실 주말강사, 장례식장 매니저로 일했다. 카페에서 커피도 만들었다. 명지대 코치를 하면서, 실업팀 놀레벤트 이글스에서 몸을 만들고선 일반인 참가자로 프로농구 선수가 되는 반전을 이뤘다.

주긴완은 더 극적이다. 4라운드 1~9순위 지명권을 가진 구단이 모두 선택을 포기해 그대로 드래프트가 마감되려던 차 모비스가 주긴완을 품었다. 주긴완은 “뽑아주신 유재학 감독님께 너무 감사하다”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눈물을 쏟았다.

그는 홍콩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에서 프로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로 귀화했는데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쓴맛을 봤다. 이를 악물고 체력, 슛거리를 늘려 꿈을 이뤘다. 

주긴완은 “모비스 훈련이 힘들다고 하지만 이겨낼 것”이라며 “유재학 감독님께 꼭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은 “농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그런 선수에게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 오재원(왼쪽)과 김호령의 드래프트 지명순위는 현저히 낮았다.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성공신화다. [사진=스포츠Q DB]

김준성과 주긴완이 야구의 오재원(두산 베어스), 김호령(KIA 타이거즈)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오재원은 2004년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막차에 가까스로 올라탔다. 지명순위는 9라운드 72순위. 그해 프로야구 선수가 된 이는 72명이었다. 지금의 오재원은 긴 설명이 필요 없다.

'투지'의 아이콘인 그는 국가대표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지난해 프리미어 12 우승에 한몫 햇다.

KIA의 붙박이 중견수 김호령도 2015년 10라운드 102순위로 지명됐다. KBO리그 역사상 100번째 이후 지명선수가 규정타석을 채운 경우는 김호령이 유일하다. 

NC, kt의 창단으로 10구단 체제가 되지 않았더라면 김호령은 야구선수가 아니라 다른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현재 그는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타이거즈의 미래로 평가받는다.

신바람 야구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LG 트윈스에도 성공신화가 있다. 

불펜의 핵 김지용은 2010년 9라운드 65순위로 프로가 됐다. 우익수 채은성은 아예 지명을 받지도 못해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정식선수가 되는데 5년이 걸렸다. 

‘신인왕 0순위’ 15승 투수 신재영(넥센 히어로즈)은 2012년 8라운드 69순위로 NC에 입단했다.

드래프트 순위는 숫자에 불과하다. 김준성과 주긴완의 찬란한 패자부활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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