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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THE K2'(더 케이투) 현실의 '최순실 게이트'에 먹혀버린 역대급 드라마 속 비리 '쿠마르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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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THE K2'(더 케이투) 현실의 '최순실 게이트'에 먹혀버린 역대급 드라마 속 비리 '쿠마르 게이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11.05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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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tvN이 창사 1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선보인 대작 드라마 'THE K2'(더 케이투)는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하며 화제를 모아왔다. 하지만 어쩌랴. 드라마에서 아무리 대단한 이야기를 만들어도 현실이 드라마를 훨씬 능가하고 있는 작금의 이 사태를 말이다.

4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THE K2'(극본 장혁린·연출 곽정환) 13회에서는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의 아들부터 차기 유력 대선후보와 정재계의 고위급 인사들이 얽힌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건인 '쿠마르 게이트'의 실체가 최초로 공개된다.

tvN 'THE K2'(더 케이투)에서 김제하(지창욱 분)는 최유진(송윤아 분)에게 '거울이'의 통제권을 얻은 후, 쿠마르 게이트의 전말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사진 = tvN 'THE K2'(더 케이투) 방송화면 캡처]

최유진(송윤아 분)으로부터 클라우드 나인의 핵심인 '거울이'의 사용권을 얻은 김제하(지창욱 분)는 이를 통해 그의 연인이었던 라니아가 박관수(김갑수 분)의 지시로 살해당했던 사건을 파고들기 시작한다. 

현재 장세준(조성하 분)과 함께 차기 대선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박관수는 비공개 일정으로 중동 지역의 쿠마르를 찾아 현지 인사들과 무기 밀거래 등의 내용으로 접촉했고, 김제하는 '거울이'가 모은 자료들을 통해 이 사건들이 쿠마르 지역의 유전 개발 사기인 '쿠마르 게이트'와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김제하는 조사를 통해 당시 쿠마르 지역에 의료봉사단으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자 신경외과의인 김석한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쿠마르 게이트'가 박관수 뿐 아니라 그를 지지하는 정재계 인사들, 그리고 현직 대통령의 아들까지 얽혀 있는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비리 게이트임을 직감하고 이 실체를 본격적으로 파고든다.

그런데 정작 아쉬운 점은 'THE K2'(더 케이투)가 야심차게 '쿠마르 게이트'의 전모를 공개하며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지만, 정작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이 긴장감이 희박하다는 것에 있다. 

'THE K2'는 시작부터 정재계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뒷공작들을 흥미롭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JSS를 손에 쥐고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람 몇 명 죽이는 것 정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저지르는 최유진(송윤아 분)을 비롯해,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장세준(조성하 분)과 박관수(김갑수 분)가 저지르는 더럽고 비열한 뒷공작과 음모까지,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는 일찍이 볼 수 없던 엄청난 규모의 이야기를 선보여 왔다.

tvN 'THE K2'(더 케이투) [사진 = tvN 'THE K2'(더 케이투)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정작 'THE K2'의 이야기가 절정에 치달아야 할 시점에 터진 '최순실 게이트'의 존재감은 역대급 음모를 펼쳐내던 드라마 'THE K2'에 직격탄이 되고야 말았다. 대한민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대형 비리극이라는 '쿠마르 게이트'의 충격파는 아무리 봐도 일명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현실정치의 파괴력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실정치가 실로 어수선하고 자칫하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근간이 뒤흔들리는 미증유의 사태가 펼쳐진 이 와중에, 그깟 드라마 한 편이 흥하고 망하는 것은 사실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THE K2'가 분명 그간의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던 역대급 음모와 비리극을 펼쳐냈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이 상상력이 현실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는 만행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것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현실정치를 지켜보는 일개 시민의 입장에서도 아무튼 꽤나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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