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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인물] 대체 '이효리'가 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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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인물] 대체 '이효리'가 뭐기에?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6.12.28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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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신문 1면에 나오면 매출 10% 상승. 주요 신문사 ‘이효리 전담반’ 개설. 신문 1면 891번 장식으로 기네스북 등재.

누군가 ‘대체 이효리가 뭐기에?’란 질문을 던진다면,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더 확실한 대답이 될 기록들이다. 

지난 1998년 걸그룹 ‘핑클’로 데뷔한 이효리는 현재까지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섹시 여가수로 군림하고 있다. 여자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됐고, 남자들에게는 판타지의 대상이 됐다. ‘이효리 신드롬’을 만들고, ‘스타일 아이콘’으로 자리한 그만의 매력, 아니 이효리의 ‘마력’은 대체 무엇일까?

가수 이효리 [사진 = 이효리 ‘Bad Girls(배드 걸스)’ 뮤직비디오 화면 캡처]

20년 전 TV에는 찰랑이는 긴 생머리를 넘기며 발라드 ‘블루레인’을 부르던 청순한 여대생이 등장했다. 핑클의 리더 이효리였다.

당시 핑클은 ‘청순’, ‘요정’ 콘셉트로 또 다른 걸그룹 S.E.S.와 양대 산맥을 이루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중에서도 이효리는 청순한 외모 속에서도 털털한 매력을 은근히 풍기는 멤버였다. 방송에서 개인기를 요구하면, 얌전했던 다른 멤버들과 달리 이효리가 ‘총대’를 메는 경우가 많았던 이유도 그의 ‘왈가닥’ 성격이 한몫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핑클의 대외적인 이미지는 ‘청순’, ‘얌전’이었지만, 이효리는 그 안에서 ‘천방지축’ 성격을 조금씩 나타냈다. 보호본능을 자극했던 성유리와, 반듯한 이미지의 이진, 강렬한 분위기를 풍기던 옥주현과는 달리, 이효리에게는 확실히 다른 콘셉트가 있었다.

특히 핑클은 각 멤버들의 이미지를 반영한 개인의 ‘색깔’로 자신을 표현했다. 성유리는 화이트, 이진은 블루, 이효리는 레드, 옥주현은 블랙이었다. 1999년 핑클이 ‘내 남자친구에게’로 활동할 당시, 이효리는 한 방송에서 자신의 색깔이 ‘레드’인 이유에 대해 “섹시함”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이효리의 색깔이 ‘레드’인 것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지만, 당시엔 출연진은 물론 관객들도 모두 그의 말을 웃어넘겼다.

1998년, 핑클 ‘블루레인(Blue Rain)’ 활동 시절 [사진 = 방송 화면 캡처]

이효리가 ‘레드’였던 이유, 어쩌면 그의 ‘섹시함’은 핑클의 청순한 이미지 속에서 대중에게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오래전부터 그는 스스로 자신의 ‘섹시미’가 ‘먹힌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핑클의 이미지를 벗게 된 이효리는 ‘레드’, 즉 ‘섹시미’를 선택했다. 2003년 이효리는 첫 솔로 앨범 ‘Stylish E’를 내놨다. 

“저도 그랬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깜짝 놀라셨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 토니안

청순 콘셉트의 걸그룹 멤버가 노출 의상을 입고 도발적인 가사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서 대중은 반응했다. 그리고 그 해 이효리는 연예기사에 이름을 가장 많이 올린 인물이자 연간검색어 1위를 차지한 인물로 기록됐다. 가요계는 물론, 광고계까지 점령해 이효리가 광고하는 제품들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효리의 하루’란 말이 생겼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대중이 이효리에게 열광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섹시함’ 때문이었을까? 이효리는 이미 핑클 때부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본인만의 ‘섹시함’을 알고 있던 영특하고 똘똘한 멤버였다. ‘영악’했고 ‘지혜’로웠던 이효리가, 이를 방송에서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방송된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 시즌1’에 출연한 이효리는 섹시한 매력과 코믹한 면모를 동시에 드러내며, ‘예능인’으로서도 많은 활약을 보여줬다. [사진 = SBS 예능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 1’ 화면 캡처]

이효리는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섹시함’과 ‘털털함’을 주무기로 내세웠다. 무기는 알맞은 곳에만 적절히 활용했다. 이효리 사전에 ‘과함’은 없었다. ‘섹시함’은 무대에서, ‘털털함’은 방송에서 보여줬다. 가끔 방송에서 ‘섹시함’이 요구되면, 늘 유머코드를 집어넣어 ‘털털함’으로 마무리했다. 

이런 그의 내적인 매력은 외적인 매력으로까지 이어졌다. 이효리의 얼굴이 미인형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그가 스스로 밝혔던 것처럼 몸매가 완벽하다고도 할 수 없다. 그런 그가 ‘스타일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된 이유라면, 이효리에게는 흔히 말하는 ‘센스’가 있었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센스(sense)’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감각이나 판단력’이다. 순화될 수 있는 단어로 언급되는 ‘감각’, ‘눈치’, ‘분별’, ‘분별력’ 등도 이효리가 갖고 있는 ‘강점’들이었다. 

그의 센스가 발휘된 패션은 유행을 선도했고, 센스 있는 언행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으로 이어졌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속 이효리의 라이프스타일은 새로운 트렌드가 됐고, 대중은 그의 ‘삶’마저도 ‘스타일’ 그 자체로 여겼다. 즉, 이효리는 성격적인 면에서 발휘한 ‘센스’를 외적인 면에서도 활용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트렌드세터가 될 수 있었다.

2008년, 이효리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오프 더 레코드, 효리’ [사진 = 엠넷(Mnet) 예능 ‘오프 더 레코드, 효리’ 화면 캡처]

“시각이 굉장히 넓은 사람 같아. 굉장히 거시적인 사람이야.” - 김구라

솔로가수로서도 입지를 굳힌 이효리는, 사회적인 문제에까지 시선을 돌렸다. 동물보호를 위한 채식주의는 물론, 정기적인 봉사, 기부활동 등을 이어가며 ‘소셜테이너’란 타이틀도 얻었다. 늘 유행에 앞장서던 스타가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높이자, 대중은 이효리가 갖고 있던 ‘스타일아이콘’이란 이미지를 더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또한 이효리는 여자연예인이 ‘결혼’을 하며 얻게 되는 일반적인 편견도 깨버렸다. 2013년 이상순과 정식부부가 된 이효리는, SNS나 방송을 통해 종종 ‘소길댁’의 일상을 공개했다. 화려했던 무대 위의 이효리가 꾸미지 않은 상태로 농사를 짓고 자연주의 식단을 챙겨먹는 모습은, 대중에게 수수하고 소박한 삶에 대한 ‘워너비’를 가져다줬다. 

속세의 삶이 아닌 자연친화적인 삶을 택한 대한민국 최고 여가수의 행보는 대중에게 새로운 귀감이 됐다. 그러면서도, 이효리가 블로그에 렌틸콩 사진을 게재한 것만으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5,100배 증가한 것은, 그가 여전히 문화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란 사실을 말해줬다.

블로그를 통해 ‘소길댁’의 일상을 보여준 이효리 [사진 = ‘이효리 블로그’ 화면 캡처]

하지만 그에게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짧지 않은 연예계 생활을 지내온 만큼, 이효리 또한 여타 연예인들과 마찬가지로 가창력, 표절, 연기력 논란, 열애설, 기자들의 보이콧 등 시끄럽고 껄끄러운 일들을 겪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자리를 지켜오면서도 사회적, 음악적 활동과 진심어린 사과 등을 통해 그간의 실수와 잘못을 만회했다. 

이효리는 오는 2017년 가수로서의 컴백을 예고했다. 2013년 발매한 정규 5집 앨범 이후 4년만이다. 특히 최근 ‘한국의 마돈나’ 엄정화까지 8년 만에 가수로 돌아오면서, 이효리의 컴백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효리 [사진 = ‘이효리 블로그’ 화면 캡처]

“생활도, 신념도 확고하게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유부녀가 되겠습니다.” - 이효리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 시대를 대표한 여가수 이효리는 갈수록 뚜렷한 신념을 보여주는 것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예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가 된 이효리를 향해 던지는 ‘대체 ‘이효리’가 뭐기에?’란 질문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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