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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그것이 알고 싶다' 우병우 편, 상식과 공직윤리의 간극...청백리와 염근리는 어디에

기사승인 2017.01.09  07: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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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류수근 기자] 청백리(淸白吏)'라는 말이 있다. '청(淸)'은 맑은 물처럼 티없이 깨끗하다는 뜻이고, '백(白)'은 다른 빛깔에 전혀 물들지 않은 흰색으로 때묻지 않았다는 뜻이며, '리(吏)'는 관리, 벼슬아치라는 뜻이다. 즉, 청백리는 깊은 산 속의 맑고 깨끗한 물처럼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깨끗한 벼슬아치를 이르는 말이다.

7일 밤 전파를 탄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여진이 만만치 않다. 일부에 해당하는 이야기겠지만 우리 사회 최고 권력층과 관료층의 비상식적인 사고와 공직윤리가 얼마나 보통 사람들의 기본상식과 다를 수 있는지, 그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7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엘리트의 민낯 – 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노트’ 편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엘리트의 민낯 – 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노트’ 편을 내보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최상층을 형성하는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의식 수준과 행동 방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상식’이란 무엇인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으로, 일반적인 견문과 함께 이해력, 판단력, 사리 분별 따위가 포함된다. 일반인들이 보통 알고 있는 지식이다. 하지만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의 우병우 편에 등장한 청와대 울타리 안팎의 지도층 인사가 알고 있는 상식은 일반 시민의 그것과는 상당히 괴리감이 컸다.

거짓말은 나쁜 것이고, 청탁은 부정한 것이며, 은밀한 거래는 불법이라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 다 아는 상식이다. 하지만 그들의 상식은 다른 듯 보였다. 자신의 직분을 위해 둘러대는 변명이나 줄서기를 조장하는 뒷거래 조직 문화, 권력 지향성의 외연 확대와 테두리를 만드는 이른바 ‘빽’의 인맥 형성 과정이 보통시민들에게는 비상식이지만 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상식처럼 여겨졌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의 제1항과 제2항은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그리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상식 중의 상식’이다. 

하지만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의 우병우 편이 새롭게 추적한 내용들은 그 상식을 뒤엎었다. 이들에게 권력은 일반 국민에게 나오는 게 아니라 몇몇의 지도층 인맥과 관련해서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헌법 제7조 제1항도 소수의 고위 공직자에게는 상식이 아닌 듯 보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우병우 편 속의 고위 공직자는 ‘국민 전체’가 아니라 ‘특정 집단’의 지킴이요,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게만 책임을 다하는 공무원 같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의 '엘리트의 민낯 - 우병우 전 수석과 청와대 비밀 노트' 편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우리나라 역사에는 고래부터 관리의 표상이 있다. ‘청백리淸白吏)’나 ‘염근리(廉謹吏)’다. 일반적으로 청렴한 관리가 세상을 떠나면 ‘청백리’라 불렀고, 살아 있는 청렴하고 근면한 관리는 ‘염근리’라고 일컬었다.

청백리는 왕도정치를 표방했던 조선시대에 국왕이 백성에게 선정을 베풀기 위해 청렴결백한 관리를 양성하고 장려할 목적으로 실시한 관리 표창제도였다. 청백리는 조선시대에 2품 이상의 당상관과 사헌부·사간원의 수장들이 추천하여 뽑은 청렴한 벼슬아치였다.

‘공복(公僕)’은 공무원을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뜻에서 달리 이르는 말이다. 국민을 위한 봉사자라는 기본 윤리를 망각하고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위해 존재한다면 그는 이미 헌법이 규정한 ‘공무원’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청렴(淸廉)’하다는 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는 뜻이고, ‘결백(潔白)’은 행동이나 마음씨가 깨끗하고 조촐하여 아무런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청렴결백한 사람이라면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은 못할 것이고, 욕심이 없으니 진정한 ‘공복(公僕)’으로서 국민에게 두루두루 마음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조촐한 삶을 살기 때문에 허장성세나 국민 위에서 군림하려는 자만이나 거만, 독선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언제부터 청백리를 표창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삼국시대부터 청백리는 사회의 귀감이 되어 왔다. 조선시대에 들어 비로소 청백리제도가 정착하지만, ‘삼국사기’ 열전 녹진편에 “관직을 맡음에 청렴결백하고 일을 처리함에 신중하여 뇌물의 통로를 막고 청탁하는 폐단을 멀리하면 국가가 화평하다”고 기록하고 있고, 고려 인종 14년(1136년) 에는 “청백수절자(淸白守節者)를 서용하였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청백리’의 대척점에 있는 단어는 ‘탐관오리(貪官汚吏)’다. 백성의 재물을 탐내어 빼앗는, 행실이 깨끗하지 못한 관리를 일컫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의 진행자인 배우 김상중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잘못한 일에 대하여 이리저리 돌리며 구차하게 변명할 때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우병우 편 속의 경찰 고위 간부의 변명은 그들만의 ‘상식’이 되어 버린 ‘비상식’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듯했다.

'비상식의 상식화'. 최순실 게이트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대한민국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 꼬리를 무는 대통령 측근들의 권력남용과 위증 논란의 본질도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낯빛 하나, 음정 하나 흔들림 없이 ‘비상식’을 ‘상식’이라 여기는 고위층 인사들의 그릇된 의식구조와 판단기준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보통 사람들과 태생부터 뇌의 구조가 다른 걸까, 아니면 후천적으로 뇌의 구조가 변형된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우병우 편은 또 한 번 그같은 ‘우문(愚問)’을 ‘진문(眞門)’으로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류수근 기자 ryus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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