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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근황] 빙그레 원조 에이스 한희민, '야구전도사'로 다시 여는 인생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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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근황] 빙그레 원조 에이스 한희민, '야구전도사'로 다시 여는 인생 2막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2.01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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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산속에서 야인생활-식당 운영, 리틀야구 감독으로 야구 알리는 데 주력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강철-박충식-정대현-우규민. 프로야구 잠수함의 계보를 잇는 투수들이다. 그리고 그 가장 앞자리에 한희민(55)이 존재한다.

빙그레 이글스의 창단 멤버이자 원조 에이스로 활약했던 투수. 통산 기록 80승 51패 평균자책점 3.25의 준우승만 4번 차지한 선수. 대만에서 활동한 최초의 한국 프로야구 선수. 은퇴 후에는 산속에서 찻집과 난 사업을 했고 오리 전문 식당을 운영했던 한희민은 이제 충남 논산시 리틀야구단에서 감독으로 제2의 야구 인생을 살고 있다.

“선수 때부터 난을 키우고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했죠. 5년여 간 산속에서 지냈어요.”

▲ 한희민 감독(오른쪽)은 2014년 6월 창단한 충남 논산시 리틀야구단을 지휘하고 있다. [사진=한희민 감독 제공]

산에서 내려와 다시 야구판에 뛰어들었다. 이름이 바뀐 친정팀 한화 이글스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로, KIA 타이거즈에서 2군 투수 코치를 역임했고 이후 광주동성고, 경북고, 강릉영동대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후 다시 산으로 향했고 식당을 차려 4년 간 운영하다가 어느 순간 다시 하산을 택했다.

“평생 몸담았던 야구계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논산이 야구 불모지였는데 한번 나서서 야구를 알리는데 힘써 봐야겠다 싶었죠. 역시 평생 해왔던 직업이라 사업을 할 때보다 한결 편하더라고요.”

2014년 6월 창단한 논산시 리틀야구단은 엘리트 선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닌 취미반으로 운영된다. 한 감독은 창단과 동시에 팀을 맡았다. 1년에 1, 2승을 하는 게 전부. 한 감독은 “잘하는 선수가 있으면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을 돕기도 하지만 보통은 취미로 하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야구를 재미있게 즐기면서도 야구를 통해 올바른 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이 흐뭇하다는 한 감독이지만 더 큰 꿈도 있었다. 한 감독은 선수 시절 땅에서 공을 던지는 듯한 특이한 자세와 함께 마구에 가까운 싱커와 슬라이더 등을 던지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를 많은 선수들에게 전파하고 싶다는 것.

“언젠가는 프로에서도 선수들을 지도해 보고 싶어요. 선수 때도 그렇지만 지도자로서도 프로에 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겠어요?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방법을 전수해 주고 싶어요. 또 부상도 많고 힘들기 때문에 언더핸드 투수들이 많이 사라지는 추세예요. 전문적이지 않은 지도자들이 지도를 하다 보니 부상도 잦은데 나만의 요령을 살려서 언더핸드 투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어요.”

우승과는 연이 없었지만 한 감독은 선수시절 한국시리즈 4회 연속 진출과 준우승 4회를 경험했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친정팀 한화 이글스 선수들을 향해서는 “삐걱대는 과정도 있었지만 선수들과 감독이 조금 더 의기투합해 한다면 반드시 좋은 성과가 따를 것”이라고 격려의 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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