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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도깨비'·'태양의 후예'·'시크릿 가든'… 김은숙 작가의 '히트작' 속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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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도깨비'·'태양의 후예'·'시크릿 가든'… 김은숙 작가의 '히트작' 속 비밀은?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7.02.0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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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지난 1월 종영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신) 도깨비(이하 도깨비)’가 여전히 화제다. 특히 ‘도깨비’를 쓴 김은숙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스타작가’로서 이름을 한 번 더 빛냈다.

이외에 김은숙 작가는 KBS 2TV ‘태양의 후예’, SBS ‘상속자들’,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등의 히트작들을 연이어 만들어냈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 대중을 끌어당기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김은숙 작가 [사진 = 스포츠Q DB]

# 모든 날이 좋았다 # 나 너 좋아하냐 #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김은숙 작가는 수많은 히트작들을 만들어낸 동시에, 드라마 속 명대사들까지도 수없이 탄생시켰다. ‘도깨비’의 ‘모든 날이 좋았다’, ‘상속자들’의 ‘나 너 좋아하냐’, ‘태양의 후예’의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등의 명대사처럼, 김은숙 작가는 평범한 문장도 특별하게 만드는 남다른 힘을 갖고 있다. 명대사 탄생과 작품의 흥행 비밀은, 김은숙 작가 특유의 문체에서 드러난다. 

김은숙 작가는 ‘도깨비’에서 김인육 시인의 시 ‘사랑의 물리학’을 공유의 대사로 인용했다. 이 대목에서 김은숙 작가의 문체 특징을 엿볼 수 있는데, 그의 대사는 시처럼 ‘라임’이 맞는다. 리듬감이 있는 대사는 노래와 시처럼 재미를 주기 때문에 대중의 입에 쉽게 달라붙어 유행어가 되며, 이는 김은숙 작가가 ‘언어유희의 대가’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김은숙 작가의 작품 속 대사는 길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상대방 말을 듣자마자 바로바로 대답하는 핑퐁식 대사가 자주 나타나는데, 이렇게 짧게 주고받는 말들이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이어진다. 따라서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선 이른바 ‘고구마 전개’를 보기 힘들다. 얘기를 질질 끌지 않으니 기승전결까지 완벽할 수밖에….

김은숙 작가는 KBS 2TV 종영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가 돌아온 극적인 상황 뒤에 곧바로 송혜교가 삐친 장면을 삽입해 심각한 분위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었다. 배우는 송중기와 송혜교. [사진 = KBS 2TV 종영드라마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반면, 이런 대사형식은 드라마에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늘 유머를 잃지 않는다.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가 돌아왔던 극적인 장면에서도, 송중기와 송혜교의 애틋한 재회 직후 투덜대는 송혜교 모습을 그리는 등 유머코드를 곧바로 집어넣었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유머가 전제되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피로감을 해소하는 것이다. 김은숙 작가는 복잡하고 심각한 분위기를 유머로 풀어내는데 매우 노련하다.

#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엔 박보검이 섭외된다?

김은숙 작가는 평소 팬이었던 스타들을 자신의 드라마에 섭외하는 ‘사심캐스팅’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방송된 MBC 드라마 ‘다모’ 팬이었던 김은숙 작가는, 극에 출연했던 하지원, 이서진, 김민준을 각각 ‘시크릿 가든’과 ‘연인’, ‘프라하의 연인’에 섭외했다. 또 2013년 전파를 탄 ‘구가의 서’에서는 구월령 역을 맡은 최진혁을 눈여겨보고 ‘상속자들’에 출연시켰다.

뿐만 아니라 김은숙 작가는 섭외하고 싶은 배우들의 이름을 자신의 작품 속 대사를 통해 종종 언급하곤 한다. 2008년 방송된 SBS ‘온에어’에서는 장동건의 이름을 배우들의 대사 속에 집어넣어 그를 향한 팬심을 드러냈고, 이후 2012년 내놓은 ‘신사의 품격’에 장동건을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같은 맥락으로 SBS ‘프라하의 연인’에서는 남자주인공 김주혁이 맡았던 배역의 이름을 현재 남편의 이름으로 지은 일화도 있다.

김은숙 작가는 평소 팬이었던 장동건을 SBS 종영드라마 ‘신사의 품격’ 남자주인공으로 섭외했다. [사진 = SBS 종영드라마 ‘신사의 품격’ 화면 캡처]

이런 점 때문에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을 두고 일각에서 박보검 이름을 거론하고 있다. ‘도깨비’ 속 김고은이 대사를 통해 박보검 이름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런 숨겨진 얘기들을 알고 보면,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을 두고 수수께끼를 푸는 듯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김은숙 작가는 드라마 속에서만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가 인생에서도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대중의 시선을 잡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다.

# 조연도 주연처럼, 이유 있는 해외 로케이션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는 기본적으로 ‘발 연기’ 논란이 없다. 늘 그 역할에 어울리면서 연기력이 검증된 최고 배우들을 캐스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연과 단역 또한 의미 있고 매력적인 역할로 그리는 것도 또다른 특징이자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버리는 캐릭터가 없는 것과 함께, 소재와 장르 또한 다양하다. ‘상속자들’은 학원물을, ‘시크릿 가든’과 ‘도깨비’는 판타지 장르를 취했으며, ‘온에어’에서는 방송가 얘기를 다뤘다, 김은숙 작가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기본으로 두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그려 식상함이 없다. 차기작으로는 사극 장르를 선택해, 다시 한 번 팬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SBS 종영드라마 ‘상속자들’ 박신혜, 이민호 [사진 = SBS 종영드라마 ‘상속자들’ 화면 캡처]

또 김은숙 작가는 로맨스 장르 드라마를 자주 집필하면서도, 극 초반엔 삼각관계 설정을 넣지 않는다. 그가 발표한 초반 작품엔 삼각관계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태양의 후예’나 ‘시크릿 가든’, ‘도깨비’ 등에선 이를 보기 어려웠다. 일어나는 갈등이 충분히 많은 상황에서, 굳이 삼각관계를 넣지 않으니 드라마 분위기는 진부하지 않게 흘러갈 수 있었다.

이외에 김은숙 작가 작품에서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하는 이유 또한 명확하다. 일부 드라마에서는 1회 혹은 극 초반에 단지 화제성과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한다. 그러나 김 작가 작품에서는 해외 로케이션 이유가 극 전개와 명확한 연관이 있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이해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작품은 짜임새 있는 구성을 자랑하게 된다.

캐나다에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한 tvN 종영드라마 ‘도깨비’. 배우는 공유와 김고은. [사진 = tvN 종영드라마 ‘도깨비’ 화면 캡처]

‘도깨비’에 출연한 배우 A씨는 김은숙 작가에 대해 “밝으신 느낌이 있다. 따뜻하게 챙겨주신다. 응원과 격려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우 B씨의 말에 따르면 김은숙 작가는 대사와 말투 하나하나에 꼼꼼하게 신경을 쓴다. 스타작가라고해서 무게를 잡는 게 아닌, 배우들에게 친근하고 스스럼없이 다가간다.

김은숙 작가는 2003년 데뷔 이후 집필한 10편 이상의 드라마들을 모두 성공시켰다. 작품에 있어서는 프로답게, 사람을 대하는데 있어서는 인간적이었던 그의 면모가, 모든 작품들을 성공으로 이끈 진짜 비결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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