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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근황] '닥터K' 박명환, 재능기부에 빠진 야구학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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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근황] '닥터K' 박명환, 재능기부에 빠진 야구학교 선생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2.08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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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친구들 보니 웃게 돼, 모든 게 공부... 재능기부 늘리고파"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35년 KBO리그 역사에서 10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단 27명뿐이다. 박명환(40)은 OB 베어스-두산 베어스-LG 트윈스-NC 다이노스서 17시즌을 뛰며 103승을 거뒀다. 통산 순위 23위,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전매특허였다.

2015년 NC서 은퇴한 후 지난 시즌 NC 2군 투수코치로 일했던 그는 현재 지난해 11월 개교한 성남 분당구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에서 사회인 야구인과 엘리트 유소년을 지도하고 있다. “밝고 진지하게 야구하는 어린 친구들을 보니 많이 웃게 된다”고 미소 짓는 박명환이다.

▲ 야구학교에서 사회인과 어린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명환 코치.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사진=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제공]

1군 통산 326경기에서 탈삼진 1421개를 속아냈다. 송진우, 이강철, 선동열, 정민철에 이은 이 부문 5위다. “어린이들은 몰라도 알아보고 좋아하는 부모님이 많겠다”는 덕담을 건네자 박명환은 “요즘엔 아이들도 야구게임을 즐겨하는지 다 알더라. 나를 카드로 쓰는 경우도 봤다”고 웃었다.

“찾아보니 최다 폭투 1위던데요”라는 ‘셀프 디스’도 덧붙였다. 9이닝 당 탈삼진(1000이닝 이상 기준)에서 구대성(9.74개), 선동열(9.28개), 류현진(8.78개)에 이은 4위(7.93개)이지만 이면에는 폭투 119개가 있다. 부문 2·4위 송진우(102개)와 김수경(84개)은 은퇴했고 현역 배영수(93개)와 송은범(82개)이 3·5위인데 박명환을 따라잡으려면 멀었다.

박명환은 2000년대 초반 손민한, 배영수와 함께 프로야구를 이끌었다.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1위(이상 2004) 타이틀도 가져봤고 2007년 LG 트윈스 이적 때는 4년 40억원 FA 대박도 터뜨렸다. 그러나 고질적인 어깨, 팔꿈치 부상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연봉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곤두박질 친 기억도 있다.

시련은 박명환을 성숙시켰다. 3년간의 공백(2011~2013)을 통해 재활 치료와 체계적 훈련의 중요성을 인지했고 퓨처스 선수들과 지내며 코칭 이론, 후진 양성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게 됐다. NC와 계약이 만료됐던 차, 마침 야구학교가 개교했고 임호균 감독의 부름을 받아 새 삶을 살게 됐다.

박명환 코치는 “정시 출근, 정시 퇴근도 야구만 했던 내겐 생소한 부분이다. 사무적인 것도 배울게 많다. 컴퓨터에 기록을 일일이 남겨야 한다. 모든 게 공부”라며 “좋은 지도자가 되려면 인내해야겠더라. 그래서 책도 많이 보고 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진 박명환 코치다. “자선야구 강연, 야구학교 재능기부를 통해 소외계층에도 야구 잘하는 친구들을 여럿 발견했다”는 그는 “좋은 일이란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다.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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