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국내야구도 죽게 돼 있어요. 지금부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해야 합니다.”
이상일 야구학교 교장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34년 동안 몸담은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떠나 있지만 한국야구를 걱정하는 시선은 똑같다. 항상 지금이 위기라고 생각하고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게 이상일 교장의 생각이다.
이상일 교장은 1983년 KBO에 입사한 뒤 운영부장, 홍보실장, 사무총장을 거친 야구 행정 베테랑이자 산증인이다. 지난해 KBO에서 퇴사한 그는 KBO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설립한 야구학교에서 교장을 맡고 있다. 유소년, 엘리트, 사회인 야구 수강생들에게 최신식 시설을 제공하며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프로야구 행정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지만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것만큼은 똑같다. 이 교장은 야구의 저변이 확대돼야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상일 교장이 주장하는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국가대표 상비군 설립’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참패를 겪었을 때 KBO 사무차장을 지냈던 이상일 교장은 “당시 故 하일성 사무총장께서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엉망이었다’는 면피용 발언을 한 뒤 상비군을 만드셨다. 그리고 상비군과 기존 멤버들의 경쟁을 도모했다. 상비군에서 6명이 본팀으로 올라갔는데, 이 멤버가 바로 금메달을 획득한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때의 기억이 생생한 이 교장은 “이번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가는 김인식 감독님께 ‘필요하면 상비군을 만드십시오. 그래야 선수들끼리 경쟁이 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프로야구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올림픽 때는 상비군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일 교장은 “2008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2020 도쿄 올림픽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프로야구가 침체되는 건 시간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야구발전을 꿈꾸는 이상일 교장의 야구시계는 효율적인 야구 꿈나무 육성방안 고민부터 한국야구의 미래 걱정까지 오늘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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