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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앞으로 1년, 안녕하십니까?] ① 평창도 지역 온도차, 윗목과 아랫목 따로따로

기사승인 2017.02.16  11: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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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진부역 위치한 진부지역 수혜대상…개·폐회식장 위치한 횡계지역은 소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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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평창 동계올림픽이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유치 성공이 엊그제 같은데 6년이 흘렀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은 안녕하지 못하다. 올림픽 느낌은 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국민 마음에서도 멀어졌으며 탄핵정국으로 뒷전으로 밀렸다. 테스트 이벤트로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하물며 평창과 강릉지역 주민의 시선도 그리 곱지 않다. 남은 1년의 시간. 짧다면 짧지만 총력을 기울인다면 최악의 국면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평창 동계올림픽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스포츠Q에서 짚어본다. <편집자 주>

▲ 대관령면, 즉 횡계지역에서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올림픽로에서 바라본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 아직 1년의 시간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공사 중이다.

[평창=스포츠Q(큐) 글·사진 박상현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요? 올림픽 열릴 때도 특수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지금 있을 리 있어요? 우리 횡계지역 사람들은 기대를 버린 지 오래예요."

평창 동계올림픽을 정확히 1년 남겨둔 지난 9일,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를 찾은 기자가 택시기사에게 지역 경기에 대해 물어보니 회의적인 답이 돌아왔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삼수 끝에 극적으로 유치했던 지난 2011년 뜨거운 분위기는 불과 6년 사이에 얼어붙었다. 횡계, 정확하게 말하면 대관령면 주민들은 동계올림픽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듯 보였다. 1년 뒤 올림픽이 열리는 곳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지역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 완전히 외면 받는 횡계, 올림픽 때가 오히려 걱정된다?

횡계시외버스공용정류장 바로 옆 농협 영농자재판매장 건물 2층에는 대관령면 체육회와 대관령면 번영회와 함께 동계올림픽 성공개최 평창군위원회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건물은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한 택시기사는 건물을 가리키며 "올림픽 1년이 남았으면 저 건물부터 북적대야 하는 것 아니냐. 그만큼 주민들이 올림픽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증거"라고 푸념했다.

횡계버스정류장에서 알펜시아 리조트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 1만 원 내외의 비용이 나온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10분이면 주파할 정도로 지척이다. 개·폐회식장과 평창 동계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실이 위치한 3층 건물도 걸어서 갈 수 있다. 그런데도 지역 경기는 꽁꽁 얼어붙었다.

▲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은 올림픽로와 근접해 있다. 1년도 남지 않았지만 개폐회식장의 공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정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IC에서 개·폐회식장을 거쳐 알펜시아 리조트로 들어가는 올림픽로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 최대 번화가가 될 곳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림픽로 근처 주민들은 벌써부터 올림픽이 걱정이다.

개·폐회식장 공사현장이 훤히 보이는 올림픽로 인근 식당의 한 주인은 "올림픽이 열리면 올림픽로를 막아버린다는데 그러면 이 지역 사람들은 완전히 다 죽는다"며 "올림픽로는 횡계지역의 중심가와 같은 곳이어서 월세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완전히 차단하면 장사하지 말라는 얘기다. 진짜로 막아버리면 나뿐 아니라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는 "올림픽이 열리게 되면 최악의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다. 지금 봐서 알겠지만 도로공사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길도 울퉁불퉁하다"며 "이렇게 좁은 도로에 대규모 관광객이 들어오면 어떻게 할지 정말 궁금하다. 당장 숙박객 수용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직 올림픽로는 올림픽 개·폐회식장이 위치한 길이라고 하기에 무색할 정도로 정비가 되어있지 않다. 11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길 정비에 들어간다면 금방 마칠 수 있겠지만 테스트 이벤트를 위해 찾은 외신 기자들에게 보여주기엔 낯이 뜨겁다.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국내 취재진들이 소치의 미비한 시설을 보고 혀를 찼듯이.

소치 동계올림픽을 취재했다는 캐나다 기자는 "소치 때도 올림픽이 임박해 겨우 공기를 맞췄다. 일부 시설은 올림픽 기간에도 공사가 끝나지 않은 곳도 있었다"며 "평창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개·폐회식장 인근 스키샵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효정 대관령면 번영회장은 "주민이 조금씩 양보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주민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시 인프라의 사후활용 문제"라며 "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각종 시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청사진이 나와 있지 않은 것이 가장 답답하다. 개·폐회식장이나 올림픽 플라자 등을 어떻게 쓸 것인지 대책이 없어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결국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경기가 벌어질 스키점프대. 스키점프 테스트 이벤트를 앞두고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왼쪽)과 반다비까지 놓여져 있지만 어수선하기만 하다.

◆ "평창 올림픽 특수를 왜 횡계에서 찾아요? 진부로 가보세요"

한 횡계지역 주민은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를 횡계에서는 못 찾는다. 만약 특수가 일어난다면 진부 지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기자님이 정말 지리를 모르시네. 왜 횡계에서 특수를 찾아요? KTX역이 있는 진부 쪽으로 가셔야지"라고 답답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선수나 여행객 대부분은 오는 12월 개통 예정인 KTX 경강선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KTX 진부역에서 알펜시아 리조트까지 자동차로 대략 15~20분 정도 걸린다. 조직위원회는 알펜시아 리조트까지 셔틀버스를 배치할 계획이다. 꽉 막힐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자동차를 타고 오는 것보다 KTX로 오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하다.

일단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진부역까지 이어지는 길은 깨끗하게 닦여졌다. 이것만 보면 평창 동계올림픽은 완벽하게 준비되고 있는 것 같다. 평창 동계올림픽 관문이 될 진부 쪽의 공사는 제대로 되고 있으면서 정작 횡계 쪽은 지지부진하다. 아랫목과 윗목이 확실하게 구분된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알펜시아 리조트도 쓸쓸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시설이 완벽히 갖춰진 용평 리조트를 찾지, 알펜시아 리조트를 애용하지 않는다. 기자가 9~11일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취재했지만 대부분 스키어들은 한국말이 아닌 중국어나 영어를 썼다. 중국, 홍콩이나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주를 이루고 한국 관광객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다.

▲ 평창 동계올림픽 썰매종목이 열리는 알펜시아 리조트 슬라이딩 센터에서 바라본 평창지역 전경. 멀리 철골만 있는 곳이 올림픽 개·폐회식장 공사 현장이다.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가까스로(?) 만난 한국 관광객은 "주위를 둘러보면 공사판이라 어수선하다"며 "여기서 1년 뒤에 올림픽이 열린다니 잘 믿겨지지 않는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올림픽이 제대로 치러질 수 있는 것인지 의심이 간다. 최순실 스포츠 농단이라는 오점이 덧씌워져 있어 정도 안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래저래 평창 동계올림픽의 미래는 어둡게 느껴진다. 국제적인 망신을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으로 극적인 국면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그 해답의 시작은 지역 주민들의 고언과 고충을 청취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박상현 기자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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