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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선발전 불참, 박수갈채 속 보내줘야 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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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선발전 불참, 박수갈채 속 보내줘야 하는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2.18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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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리듬체조 위상 끌어올린 주역, '손연재 키즈' 양산도 큰 공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3)가 국가대표 선발전 불참 의사를 나타내며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더니 결국 현역 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유연성을 바탕으로 하는 리듬체조 선수들은 10대 후반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20대 초중반 대부분 은퇴를 결정한다. 손연재가 3년 뒤 치러질 도쿄 올림픽에서 만족스러운 연기를 펼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한 듯 손연재는 다음달 열릴 국가대표 선발전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 손연재가 오는 3월 열릴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에 불참한다. 사실상 은퇴 선언이다. [사진=스포츠Q DB]

신수지와 김윤희 등이 리듬체조의 불모지를 개척했다면 손연재는 뛰어난 성적으로 리듬체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조시켰다.

신수지는 2009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아시아 선수권 대회 동메달, 김윤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한 게 전부였지만 손연재는 2013년 이후 아시아 대회에서 절대 강자의 면모를 보였고 그랑프리 대회에서도 수차례 메달을 수확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 종합 동메달을 목에건 손연재는 4년 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후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3관왕을 기록하더니 지난해 올림픽에서는 4종목 모두 클린 연기를 펼치며 4위의 쾌거를 이뤘다. 메달을 아쉽게 놓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단순히 성적뿐만이 아니라 리듬체조에 대한 관심 자체를 끌어올렸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의 선구자이자 전도사였다면 리듬체조에서는 손연재가 그렇다. 손연재가 선발전 불참으로 은퇴를 선언했지만 이미 한국 리듬체조에 많은 공을 세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연아를 보고 자란 피겨에 입문한 ‘꿈나무 트로이카’ 유영, 김예림, 임은수처럼 손연재를 보며 리듬체조 선수를 꿈꾸는 ‘손연재 키즈’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매년 이른바 ‘손연재 갈라쇼’라고 불리는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선수들이 한국에서 수준 높은 리듬체조를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손연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덕분에 국내에서 세계적인 스타들의 수준급 연기를 관전할 계기도 생겨났다.

하지만 박수만 받았던 것은 아니다. 손연재는 국내선수로서는 유례없이 국제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활약했지만 팬들의 기대치는 높았다. 응원보다는 비난을 일삼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손연재 키즈'를 양산하는 역할을 해냈다. [사진=스포츠Q DB]

게다가 지난해 말에는 손연재가 2014년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하고 비선실세 최순실이 자주 이용한 차움병원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많은 더욱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과 유착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었다. 명확한 근거는 없었지만 분개한 민심은 손연재를 아프게 했다.

아직 확실한 대체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손연재의 선발전 불참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손연재가 뜨거운 박수세례를 받으며 떠날 자격이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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