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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근황] 황금발 임근재, '제2의 정조국-구자철' 육성 위해 강조하는 리더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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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근황] 황금발 임근재, '제2의 정조국-구자철' 육성 위해 강조하는 리더십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04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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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K리그 유일무이 신인 득점왕. 지금은 대신중 축구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임근재(48)가 이룬 업적이다.

5시즌 만에 프로 선수로서 마침표를 찍은 비운의 선수였지만 지난해 K리그 클래식에서 득점왕, 최우수선수(MVP) 2관왕에 오른 정조국(강원FC),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키워내며 지도자로서 제2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임근재 감독은 “가끔 정조국, 구자철 등 프로에 진출한 선수들이 전화를 걸어오거나 찾아올 때면 이보다 뿌듯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둘처럼 좋은 재목을 발굴해 해외 무대에서도 이름을 떨칠 수 있도록 만들어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 K리그 득점왕 출신 임근재 감독은 제2의 정조국, 구자철과 같은 선수를 키워내는 게 꿈이다. [사진= 임근재 감독 제공]

1992년 안양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임근재 감독은 그해 바로 득점왕에 올랐다. 타고난 골감각을 바탕으로 쉽게 골을 넣는 능력은 발군이었다. 이 능력은 선수들에게 득점 본능을 일깨워주는 데에도 발휘됐다.

대신고 코치 시절 정조국과 조재진(은퇴), 유병수(FK 로스토프), 보인고에서 사령탑으로서 구자철과 서정진(서울 이랜드)의 대학 입학과 프로 입문을 도왔다. 이들은 모두 팀의 대표적인 골잡이가 됐고 정조국과 유병수는 황금발(K리그 득점왕 모임) 멤버가 됐다.

정조국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임근재 감독의 골 넣는 기술은 내가 본 사람들 중 최고였다”며 “감독님을 통해 골대 앞에서 움직임, 한 박자 빠른 슛 등 노하우를 많이 배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임 감독은 정조국의 발언에 대해 “최근에도 만났는데 인터뷰 때마다 그렇게 말한다고 하더라. 축구화까지 챙겨주며 다시 한 번 고맙다고 말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했던가. 임근재 감독은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한일 레전드 매치에서 여전한 골 감각으로 2골을 넣어 한국의 4-0 대승을 이끌기도 했다.

‘미들라이커’의 대표격인 구자철 또한 임근재 감독의 ‘대표 작품’ 중 하나다. 구자철은 고등학교 시절 가진 재능에 비해 체격 조건이 뛰어나지 않아 대학팀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J2리그 진출을 모색하던 중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할 수 있었던 것도 임 감독의 역할이 컸다. 당시 제주 사령탑이었던 정해성 감독을 보인고 경기에 초청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 임근재 감독은 "중학교 선수들은 무턱대고 체력 증진에만 힘쓰기보다 기본기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임근재 감독 제공]

“자철이가 2012년 우리 가족들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로 초대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의 함부르크와 맞대결을 펼칠 때였는데 자철이가 헤딩 결승골을 넣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이 자철이를 연호하는데 정말 뭉클했다.”

정조국, 구자철과 같이 어디에 가더라도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선수를 키워내는 게 임 감독의 꿈이지만 이들은 모두 고등학교 시절 가르쳤던 선수들이다. 중학교 팀 감독으로서 해야 할 역할과는 분명 차이가 존재한다.

“선수들에게 중학교 시절은 기본기를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한 때다. 무턱대고 체력을 키우는 데에만 힘쓰다 보면 정작 고등학교, 대학교, 프로에 가서 부족한 기본기를 메울 길이 없다. 중학교 때 신체조건 등 보이는 것에 너무 집착할 필요도 없다.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거나 대학교에 가서 몸에 본격적으로 힘과 스피드가 붙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자철이도 그랬다.”

또 임근재 감독은 창의성 있는 플레이를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너무 강하게 선수들을 몰아붙여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어린 선수들이 한 번 주눅이 들어버리면 제 기량을 펼칠 수 없어진다는 것.

자칫 당장의 성적이 따르지 않을 수 있는 방향이다. 그럼에도 임 감독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라는 ‘어머니 리더십’을 강조했다. 당장의 결과보다는 선수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임 감독의 지도 스타일은 제2의 정조국, 구자철 육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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