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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헬스마니아' 호날두의 몸, '그림에 떡'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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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헬스마니아' 호날두의 몸, '그림에 떡'은 아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11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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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선수의 몸과 몸짱 그리고 반전 스타들(상)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평균 신장 183㎝, 평균 몸무게 87㎏.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가운데 어느 종목일까? 프로야구다.

지난달 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17 KBO 소속선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등록 선수의 평균 신장은 183㎝, 몸무게는 87㎏으로 원년보다 6.5㎝, 몸무게는 13.1㎏ 늘었다. 몸무게 증가 이유는 웨이트 트레이닝 중요성이 강조되는 까닭이다.

눈썰미 좋은 스포츠팬이라면 실루엣만 보고도 4대 프로스포츠 중 어느 종목 선수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종목별 신체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배불뚝이 축구선수, 허벅지가 가느다란 빙상 선수를 본 적이 있는가?

모든 스포츠는 종목별 특성에 따라 선수의 다양한 신체 발달을 요구한다. 물론 거기에는 공통적인 것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기도 하다. 또 같은 종목에서도 포지션 별로 섬세한 차이를 드러내기도 한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를 포함해 스포츠 종목별 선수들이 갖는 신체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 구기 스포츠 지망생이여 쑥쑥 자라라, 종목 불문 큰 키는 유리하다

축구선수들은 90분 내내 쉴 새 없이 피치를 누빈다. 뱃살이 나온 축구선수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강력한 킥을 위해 탄탄한 하체도 필수다. 격렬한 몸싸움을 위한 다부진 체격도 요구된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웨이트 트레이닝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K리그 유일무이 신인 득점왕이자 현재는 대신중학교 축구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임근재 감독은 “득점왕을 차지했는데도 불구하고 체격이 작다 보니 감독님들의 전력 구상에서 배제돼 후순위에 놓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축구에서 체격 조건이 얼마나 중시되는지 설명했다.

임 감독은 선수시절 신장 170㎝, 체중 72㎏으로 축구선수 치고는 다소 왜소한 체격이었다. 예리한 슛과 문전에서 감각적인 움직임이 장기였지만 국내 감독들은 골문 앞에서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기 위한 조건으로 탁월한 체격을 1순위로 꼽았다. 이는 임근재 감독이 프로 생활 5년 만에 은퇴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호날두(185㎝, 8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195㎝, 95㎏)처럼 세계적인 선수들을 차치하더라도 스토크 시티의 피터 크라우치(200㎝, 75㎏), 맨유의 마루앙 펠라이니(194㎝, 85㎏) 같은 선수들이 가시적인 성과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야구는 축구와 달리 경기 내내 뛰는 종목은 아니다. 이대호(롯데) 같은 넉넉한 풍채를 지닌 선수들도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몇 안 되는 종목 중 하나다.

▲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는 큰 신장을 이용해 높은 타점의 속구를 주무기로 한다. 이러한 니퍼트의 특성은 그가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초로 7년 연속 활약할 수 있게 했다. [사진= 스포츠Q DB]

야구 선수의 일반적인 몸이라는 것을 규정하기는 힘들다. 신장, 체중, 근육량에서 선수별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유리한 신체조건은 존재한다. 큰 키다.

김덕용 경기도 광명시 리틀야구단 감독은 “투수의 경우 아무래도 키가 크면 유리하다. 높은 공에서 내리꽂는 공은 타자들에게 더욱 어려움을 준다”며 “키가 큰 선수들은 보통 다리도 길기 때문에 릴리스포인트(공을 놓는 지점)도 상대적으로 앞에서 형성된다. 타자 입장에서 더욱 공이 빠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 MVP에 오른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의 신장은 203㎝. 커다란 신장을 바탕으로 던지는 시속 150㎞의 강속구를 두고 모 선수는 “2층에서 내리꽂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공략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스리쿼터(대각선 방향에서 공을 던지는 유형) 투수로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303승(166패)에 빛나는 랜디 존슨(208㎝)이 긴 팔을 이용해 좌타자 몸 쪽으로 던지는 슬라이더는 상대 타자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긴 손가락도 투수들에게는 유리한 부분이다. 빙그레 이글스의 에이스 투수였던 한희민 충남 논산시 리틀야구단 감독은 “손가락이 긴 것은 투수에게 여러 면에서 이점으로 작용한다. 마치 야구공이 아닌 테니스공을 움켜쥐는 것과 같다”며 “이는 공에 더 큰 힘을 싣게 해주고 변화구를 던질 때에도 남들보다 큰 궤적을 그리는 데 이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구와 배구는 실내스포츠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또 있다. 모두 큰 키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 농구는 3m5㎝의 골대에 공을 넣어야 하고 배구는 남자 2m43㎝, 여자 2m24㎝의 네트 위로 공을 넘겨 득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뛰어난 점프력과 긴 팔과 큰 손도 큰 키 만큼이나 농구, 배구 선수들에게는 유리하다.

◆ 허벅지는 빙상과 단거리 육상, 팔과 어깨 등 상체근육은 기계체조

‘빙상 여제’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을 거머쥐었을 때 아시아 여자 선수로 첫 금빛 질주를 펼쳤다는 것 이상으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허벅지였다. 당시 아름답고 건강미 넘치는 허벅지를 가진 이에게 붙여졌던 ‘꿀벅지’라는 말에 빗대 대중은 ‘금벅지’로 불렀다. 금 수확에 밑거름이 된 이상화의 땀방울에 대한 찬사의 의미였다. 더불어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하체 운동을 하는지 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스피드 스케이팅처럼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단거리 육상도 하체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허벅지는 ‘말 근육’을 연상케 한다. 다리 힘만으로 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강하게 팔을 휘젓는 것 또한 빠른 스피드의 생명이므로 상체 단련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기계 체조 선수들의 어깨와 팔, 가슴 등 상체 근육도 예술이다. 철봉, 안마, 링, 도마 등 상대적으로 팔과 어깨 등 상체 근육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어떤 부위를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스포츠 종목별 신체 발달 부위는 달라진다. 그 미묘하면서도 섬세한 차이를 엿보는 것도 스포츠를 즐기는 또 다른 묘미가 아닐 수 없다.

 (하) 편으로 이어집니다[SQ스페셜] 보그스와 박지성, 스포츠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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