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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아버지가 이상해' 학교 폭력 가해자·피해자가 가족으로? 정말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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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아버지가 이상해' 학교 폭력 가해자·피해자가 가족으로? 정말 괜찮을까요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7.04.23 0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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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드라마라 해도 너무하다 싶은 설정이다.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족으로 엮이게 됐다. 게다가 가해자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황당한 이야기가 '아버지가 이상해'를 통해 그려지며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담아내고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 [사진= '아버지가 이상해' 화면 캡처]

지난 3월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아버지가 이상해'(극본 이정선·연출 이재상)의 변미영(정소민 분) 캐릭터는 과거 운동선수였다는 독특한 설정을 갖고 있다. 

변미영은 운동을 그만 둔 이후 다이어트 성공, 취업 성공을 모두 이뤄냈다. 그러나 정소민은 과거 학창시절 겉모습으로 인해 노골적인 괴롭힘을 당하며 상처를 받아야 했다.

‘아버지가 이상해’의 전개에서 정소민은 과거 자신을 주도적으로 괴롭혔던 김유주(이미도 분)와 다시 한 번 악연으로 묶이게 됐다. 정소민은 이미도를 회사 상사로 만나게 된 것은 물론이고 예비 새언니로 맞이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미도는 자신이 정소민의 오빠 변준영(민진웅 분)과 꼭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정소민에게 노골적으로 친한 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소민은 이런 이미도의 행동에 불쾌함과 속상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타 드라마 속 악행을 저지르는 캐릭터들처럼 이미도 역시 자신의 악행을 쉽게 인정하거나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며 정소민의 아픔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도는 정소민이 “정식으로 사과하라”는 발언을 한 뒤로 그를 피해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며 뻔뻔함을 더하고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 [사진= '아버지가 이상해' 화면 캡처]

실제로 학교 폭력은 사회적 문제로 덩치를 키울 만큼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현실에서도 드라마 속에서도 학교 폭력의 가해자들은 자신이 저질렀던 일에 대해 쉽게 반성하지 못하며 씁쓸함을 낳고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의 정소민과 이미도의 관계 역시 현실 속 학교 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담아내고 있다.

극 전개상 이미도와 정소민의 관계는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사람의 과거가 밝혀진 뒤에는 가족들 모두 이미도와 민진웅의 결혼을 반대할 가능성도 높아 앞으로의 전개에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가 이상해’가 주말 가족드라마인 것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갈등을 겪고 난 뒤 정소민과 이미도는 ‘찝찝한 사과’와 ‘화해’의 과정을 통해 한 가족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모든 사건에 대한 사과와 용서, 이해는 있어야 하지만 자칫 ‘아버지가 이상해’의 전개가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찝찝함을 남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극의 설정과 전개로 인해 누군가가 또 다른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닌지 섬세한 배려가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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