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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다리 들고 흥한 LG 이형종, '야잘잘'이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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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다리 들고 흥한 LG 이형종, '야잘잘'이 섭섭하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4.24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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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야잘잘’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야구는 잘하는 선수가 잘한다’라는 말로 통한다.

‘야구를 잘하는 유전자는 정해져 있다’ 혹은 ‘야구를 잘하는 건 타고난 거다’라는 유전론적인 시각과 함께 ‘이 선수는 야구를 잘하는 운명이다’라는 운명론적인 시각이 뒤섞여 있다. 이진영(kt 위즈)이 SK 와이번스 시절에 팀 후배 박재상에게 “재상아, 야구는 원래 잘하던 사람이 잘해”라고 말한 것이 한 방송에 소개된 게 ‘야잘잘’의 유래다.

▲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이형종은 올 시즌 LG의 리드오프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하지만 여기 자신이 ‘야잘잘’이 아니라고 외치는 한 선수가 있다. 바로 LG 트윈스 리드오프 이형종(28)이다.

이형종의 스토리는 야구팬들이 잘 알다시피 ‘파란만장’ 그 자체다. 서울고 시절 ‘눈물의 왕자’ → 계약금 4억3000만원 LG 입단 → 팔꿈치 부상으로 2년 공백 → 임의탈퇴 → 골프선수 도전 → 타자 전향 → 3년 만에 1군 주전 등으로 점철되는 이형종의 28년 인생은 LG 팬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LG 팬들은 1군에서 잘됐으면 하는 선수로 매년 그의 이름을 빼놓지 않는다.

그런 이형종이 타자로서 1군에 합류한 지 2시즌 만에 꽃을 피우고 있다. 23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2타수 2안타 2볼넷 2도루 1타점 1득점 맹활약을 펼친 이형종은 팀의 7-1 승리와 위닝시리즈를 견인했다. 최근 8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시즌 타율 0.391(69타수 27안타)로 타격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 오프 시즌 타격폼에 변화를 준 이형종은 최근 8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등 시즌 타율 0.391를 마크하며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혹자는 타자 전향 후 3년 만에 1군 주전 자리를 꿰찬 이형종을 두고 ‘야구를 잘하는 재능이 타고났다’라고 말하지만 오프 시즌 동안 기울인 그의 노력을 보면 ‘야잘잘’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타자로서 1군 무대에 선 첫해인 지난 시즌 타율 0.282(124타수 35안타) 1홈런 14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인 이형종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겨우내 타격폼을 수정했다.

23일 KIA전 첫 타석에서 3-유간을 총알같이 빠져나가는 이형종의 안타를 본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다리를 높게 드는 ‘레그킥’ 자세에서 지난해와 올해가 확실히 다르다. 처음으로 타자로 전향한 작년에는 다리를 드는 게 소극적이었다면, 지금은 완전히 자신감 있는 레그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형종은 원래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닐 때 저런 타격폼으로 공을 쳤다고 한다. 결국 타자는 타석에 들어가서 본인이 갖고 있는 기술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데, 이형종의 경우는 준비자세에서 그게 나온다. 타격의 시동을 걸 때 안정적인 자세보다는 불안정한 자세가 됐을 때 움직이기 쉽다는 거다. 그런 동작을 통해서 체중 이동을 하고 파워를 극대화 시키고 있다”고 칭찬했다. 오프 시즌 구슬땀을 흘리며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준 게 주효한 것.

▲ 지난해와 올해 이형종의 타격폼 변화. 훨씬 자신감 있게 다리를 들어 올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올 시즌 타자로서 꽃을 피운 이형종을 ‘야잘잘’로 치부하기에는 오프 시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그의 성실함이 너무나 눈부시다.

마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약한 LG이지만 리드오프로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이형종이 있기에 2017시즌 예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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