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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 10년만에 재개봉? 롯데자이언츠 해결사 부재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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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 10년만에 재개봉? 롯데자이언츠 해결사 부재 어찌할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4.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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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없다.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초 ‘반짝 돌풍’으로 주목받았지만 이내 스스로 불꽃을 끄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초반 kt 위즈와 1위를 다투는 등 지난 4년과는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는 듯 했지만 불펜과 선발진이 서서히 붕괴되면서 벌어놓은 승수를 하나씩 까먹기 시작했다. 이에 오태곤을 kt에 내주는 대신 장시환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불펜의 안정화를 꾀했지만, 이번에는 잘 터졌던 타선이 중요할 때 해결해주지 못하면서 1패 이상의 패배를 계속 적립하고 있다.

▲ 이대호는 열심히 달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타자들이 문제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3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을 패하며 주말 3연전을 1승 2패로 마친 롯데는 지난 주 6경기에서 단 1승(5패)만을 거뒀다. 급격한 내리막길을 탄 탓에 +4였던 승패 마진도 이젠 0이 되고 말았다. 10승 10패를 기록하며 순위가 6위까지 떨어진 롯데는 25일부터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사직 홈 3연전을 시작으로 다시 발걸음을 내딛는다.

지난 주 NC 다이노스, 넥센과 6연전을 돌아보면 롯데는 득점 찬스에서 타자들이 번번이 삼진이나 범타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좀처럼 해결사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장면은 2000년대 암흑기 끝자락이었던 2006~2007년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를 보는 듯하다. 당시 이대호는 타율(0.336)과 홈런(26개), 타점(88개)에서 모두 1위를 차지, 타격 3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대호를 제외한 타자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롯데는 2006년부터 2년 연속 7위에 머물렀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대호는 타율에서 압도적인 1위(0.438), 홈런 공동 2위(6개), 타점 5위(16개)를 달리며 4번 타자 역할을 훌륭히 해주고 있지만 그를 제외한 타자들이 예전과 비교했을 때 좋은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타격 순위에서 이대호 다음으로 타율이 높은 롯데 선수가 공동 28위에 있는 손아섭(0.289)이다. 최근 수년간 3할대를 훌쩍 넘는 타율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면 아쉬운 활약. 지난해 잠재력을 터뜨렸던 김문호도 0.281(타격 34위)로 하향세다. 이대호 다음으로 홈런이 많은 롯데 타자는 4개의 아치를 그린 전준우(공동 10위)다. 하지만 전준우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현재 전력에서 빠진 상태다.

▲ 김문호(오른쪽)는 올 시즌 타율이 0.281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단순히 타율로만 봐도 롯데에 해결사가 부족하다는 게 보이는데, 득점권 상황으로 들어가면 사태가 더 심각해진다.

당장 23일 넥센전만 봐도 롯데는 1회와 2회 1사 1루에서 모두 병살타가 나왔고, 3회엔 무사 1, 2루에서 문규현이 희생번트에 실패했다. 7회엔 2루타와 볼넷 2개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문규현의 1루 파울플라이, 나경민과 김대우의 연속 삼진으로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9회 뒤늦게 3점을 따라잡았지만 득점 찬스에서 번번이 범타가 나왔기에 도무지 경기를 이길 수 없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롯데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이 0.272로 10개 구단 중 6위인데, 지난 주 RE24(리그 평균 대비 득점 기여도)는 –11.97로 9위였다. WPA(승리 확률 기여도) 역시 –1.51로 9위. IsoP(순수 장타율)는 0.060으로 최하위였다. 0.254를 기록한 NC와 큰 격차가 났다.

▲ 번즈는 올 시즌 빼어난 수비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타율은 0.238로 저조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대호가 메이저리그(MLB)에서 친정팀으로 돌아왔지만 황재균이 미국으로 떠났기 때문에 올 시즌 롯데의 타선이 크게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한 전문가들도 많았다. 시즌 초반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펼쳤던 전준우마저 이탈한 상황에서 롯데 타선의 반등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 야구팬들이 재미로 만든 용어이지만, 득점 찬스를 계속 살리지 못하는 지금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5년만의 가을야구의 꿈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앞으로 롯데는 득점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타순을 짜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선수들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4월 초와 같은 돌풍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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