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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U-20 월드컵] 포기 모른 베네수엘라, '남미 최강' 손색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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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U-20 월드컵] 포기 모른 베네수엘라, '남미 최강' 손색 없었다
  • 이희찬 기자
  • 승인 2017.06.11 2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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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글 이희찬·사진 주현희 기자] 잉글랜드와 베네수엘라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전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라파엘 두다멜 베네수엘라 감독이 자기쪽 골문을 향해 손짓하기 시작했다. 골키퍼 윌케스 파리네스까지 공격에 가담하라는 신호였다.

베네수엘라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17 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전반 35분 허용한 도미닉 칼버트-르윈의 골을 끝내 따라잡지 못하고 0-1로 졌다. FIFA 주관대회 첫 우승을 노렸던 베네수엘라의 도전이 멈추는 순간이었다.

▲ 베네수엘라 선수들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17 FIFA U-20 월드컵 결승전에서 패배가 확정된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조별리그와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는 윙어 세르히오 코르도바가 4골을 몰아넣으며 공격을 이끌었고 토너먼트에서는 아델바르토 페냐란다-사무엘 소사가 공격에 합세해 파괴력을 더했다. 코르도바와 페냐란다, 소사가 합작한 공격포인트가 12개(8골 4어시스트)였다.

우루과이와 4강전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머쥐면서 결승행을 확정했다. 지난해 남미 U-19 챔피언십 1위 팀인 우루과이를 제압하면서 명실상부한 ‘남미 최강’으로 겁난 베네수엘라다. 

잉글랜드와 결승전은 만만치 않았다. 6개의 슛이 허공을 향했고 그 사이 잉글랜드에 슛 12개를 내리 허용했다. 점유율도 43%-57%까지 밀렸다. 두다멜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잉글랜드 선수들은 지능적으로 플레이했다”며 “객관적으로 봐도 잉글랜드가 우리보다 더 나은 경기를 펼쳤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게 포기란 없었다. 후반전 들어 예페르손 소텔도를 투입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사무엘 소사를 그라운드에 내보낸 이후에는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페냐란다가 실축하면서 동점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후에도 베네수엘라의 공격은 계속됐다.

헤네수엘라는 후반에만 13개의 슛을 시도하면서 잉글랜드를 압박했다.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의 공격에 잉글랜드는 라인을 내리고 리드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 최종예선에서 1승 3무 10패(승점 6)로 10개 팀 중 최하위에 처져 있는 베네수엘라의 축구 저변을 비추어 보면 기적과도 같은 경기 양상이었다.

두다멜 감독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최선을 다했다”며 “모든 선수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제자들을 치켜세웠다. 

90분간 피치 위를 쉼 없이 누빈 베네수엘라 선수들은 패배가 확정되는 순간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베네수엘라가 이날 보여준 승부를 향한 열정만큼은 우승팀 잉글랜드 뭇지 않았다. 

두다멜 감독은 “베네수엘라 현지 시각으로는 이른 새벽에 펼쳐진 경기였다”며 “우리를 응원해준 베네수엘라 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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