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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허경민-박치국-류지혁 선전, 두산베어스가 졸전 속 찾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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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허경민-박치국-류지혁 선전, 두산베어스가 졸전 속 찾은 희망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6.2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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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민병헌-김재호 등 줄부상에도 화수분 야구는 계속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가 졸전을 치렀다.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는 잘 던지고도 장타 2방으로 순식간에 자책점을 4까지 늘렸고 타선은 잔루 11개를 남기며 1점을 내는데 그쳤다.

두산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치른 SK 와이번스와 시즌 6차전에서 1-5로 졌다. 두산은 3연패에 빠졌고 3위 경쟁팀 SK와 승차는 3.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그럼에도 절망적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부상에서 회복한 허경민(27)과 신인 투수 박치국(19), 뛰어난 수비력을 보인 류지혁(23)의 활약을 보며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 두산 베어스 허경민(왼쪽)이 27일 1군 복귀 후 처음 경기에 출전해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사진=스포츠Q DB]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올 시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선발 ‘판타스틱 4’의 일원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통증으로 재활군으로 빠졌다. 보우덴이 1군 복귀에 가까워지자 이번엔 팀의 핵심인 포수 양의지와 외야수 민병헌이 손 부상으로 이탈했다. 마무리를 맡던 이현승까지 허리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

7월 반등을 노렸던 김태형 감독은 “7월 보우덴과 이현승이 돌아오는 것만 생각하고 승수 계산을 했는데 구상한 것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답답한 속내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내 “백업들이 잘해주고 있다”며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고 한다면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나타냈다.

허경민이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난 15일 등 근육통으로 1군에서 말소됐던 허경민은 열흘 만에 다시 1군에 등록됐다. 부상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지난해 붙박이 주전으로 거듭났지만 올 시즌 타격에서 부진했다. 타율이 0.262(168타수 44안타)에 그쳤다. 그 사이 최주환이 타율 0.327(217타수 71안타)로 분전하며 3루 자리를 꿰찼다.

그렇다고 허경민이 설자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최근 김재호가 허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 허경민은 3루는 물론이고 2루와 유격수 수비까지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이다. 1군 등록 후 처음 경기에 나선 27일 SK전에서는 3루수 최주환의 대수비로 6회초 교체 출장했다.

수비는 나무랄 데 없었다. 특히 8회초 1사 3루 최정의 타석. 내야 땅볼만 나와도 추가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최정이 3루 파울 라인 쪽으로 높게 타구를 날렸다. 포기할 법 했지만 끈질기게 따라간 허경민은 SK 불펜쪽으로 넘어가는 공을 점프 캐치해냈다. 두산이 이닝을 실점 없이 막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도 기세를 이었다. 허경민은 문광은의 몸 쪽 빠른 공을 당겨쳐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렸다. 후속타자들의 침묵으로 추가점을 내지는 못했지만 김태형 감독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한 타격이었다.

김재호의 부상으로 대신 유격수 글러브를 낀 류지혁의 활약도 눈부셨다. 2회 첫 타석에서는 1사 1,2루에서 내야 안타를 쳐 기회를 살렸고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안타를 날렸다. 호투한 박종훈을 상대로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리그 최고의 수비를 보이는 김재호가 빠졌지만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경기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고 특히 7회 중전 안타가 될 것으로 보이던 이재원의 타구를 힘껏 날아올라 낚아채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 박치국은 27일 SK전에서 9회 무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해 공격적 투구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사진=스포츠Q DB]

박치국의 씩씩한 투구도 빛났다. 니퍼트가 8이닝을 책임진 뒤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이날 콜업 된 조승수였다. 그러나 조승수는 몸에 맞는 공 2개만을 내주고 강판됐다. 박치국은 무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이재원의 희생번트로 1아웃과 주자들의 진루를 맞바꿨다. 이후 김성현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김강민을 바깥 쪽으로 흘러나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나주환에게 몸 쪽 빠른 공을 던져 2루 땅볼을 유도해 내 이닝을 마쳤다.

모두 볼카운트 2-2에서 승부구를 던져서 얻어낸 아웃카운트였다.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신인 투수로서 볼 하나를 뺄 만도 했지만 과감하게 승부를 들어갔고 베테랑 김강민과 나주환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

두산 야구를 화수분이라고 한다.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지거나 부진해도 쉴 새 없이 이 공백을 메워줄 선수들이 등장한다는 것. 결과는 아쉬웠지만 주전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는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이 반가웠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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