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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왕은 사랑한다' 박영운, 출발선에 선 신인 배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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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왕은 사랑한다' 박영운, 출발선에 선 신인 배우 이야기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7.09.22 0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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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에서 무석 역을 연기하며 데뷔한 박영운은 첫 영화 출연 이후 7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 브라운관 데뷔를 이뤄냈다. 브라운관 데뷔작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박영운이 앞으로 보여줄 행보가 기대된다.

[스포츠Q(큐) 글 이은혜·사진 주현희 기자] 지난 19일 방송된 40회를 끝으로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는 송지나 작가가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자 임시완과 윤아, 홍종현의 출연으로 주목 받았다.

 

사극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듯 유달리 젊은 배우들의 활약이 주목 받았던 ‘왕은 사랑한다’를 통해 브라운관 데뷔를 이뤄낸 배우 박영운은 오민석의 부하이자 무예의 고수 무석 역을 연기하게 됐다.

첫 브라운관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된 박영운은 “저에게 정말로 소중한 시간과 추억들이 됐다. 이제는 TV로도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아쉽다. 좋은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며 짤막한 종영 소감을 전했다.

◆ 박영운이 만든 ‘왕은 사랑한다’의 무석

MBC 월화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는 소설을 기반으로 하는 사극 작품이다. 브라운관 데뷔작으로 사극 장르를 만난 박영운은 뛰어난 액션을 선보여야 하는 무석을 연기해야 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박영운은 예상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액션 장면이 부담이 됐던 이유는 캐릭터가 아무래도 고려 제일 검객이었으니까 다른 배우들보다 능숙해야 했거든요. 또 아무래도 액션도 처음이고, 드라마 촬영장도 처음이다 보니까 시선 처리나 분위기를 익히는데 좀 오래 걸렸어요. 캐릭터 표현을 위해서는 변요한 선배님의 이방지를 참고했어요. 제일 검객,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는 점, 그 사랑하는 사람과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점 같은 게 비슷하다고 생각했거든요.”

SBS '육룡이 나르샤‘ 속 변요한의 연기를 참고했다고 밝힌 박영운은 MBC ’태왕사신기‘와 ’선덕여왕‘을 챙겨 봤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태왕사신기’는 송지나 작가님이 쓰신 사극 작품이라 찾아 봤고, ‘선덕여왕’은 김남길 선배님 캐릭터랑 비슷하다고 참고해 보라는 조언을 듣고 찾아 봤죠.”

무석을 연기하기 위해 액션과 승마를 배우고 다른 작품들을 찾아봤던 박영운은 ‘왕은 사랑한다’의 동명의 원작 소설 역시 ‘두 권 반’이나 읽으며 캐릭터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소설을 보면 무석이가 살아 온 과정이 조금 더 자세하게 나오거든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읽었어요. 근데 ‘두 권 반’까지만 읽으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제 생각에는 아마 결말을 읽게되면 연기나 표현하는 것들이 한정될까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 “‘왕은 사랑한다’ 통해 좋은 사람들 만났다… 시작점이 될 작품”

‘왕은 사랑한다’에는 박영운과 또래인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다. 임시완과 윤아, 홍종현은 작품을 이끄는 역할을 하며 그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특히 임시완은 촬영장의 분위기를 어려워하던 박영운에게 다가가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임)시완이 형과는 작품에서 잘 만나지도 않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대본 보면서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면 감독님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끙끙 거리고 있었거든요. 그때 형이 먼저 와서 ‘영운아, 이런 건 감독님께 여쭤 봐야 해’라고 말해주셨고, 현장에 적응 못할 때 집중 시켜주셔서 감사했죠. 그리고 오민석 형이요. 80% 이상이 저랑 함께하는 장면인데 점심시간 투자해서 알려주시고, NG를 내도 화 한 번 안 내고 ‘천천히 하라’고 말 해주시고…. 도움 많이 받았어요.”

 

박영운은 ‘왕은 사랑한다’를 통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을 뿐 아니라 좋은 동료들까지 얻게 됐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이제 막 출발선에 서게 된 박영운에게 이 작품은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말 그대로 ‘첫 스타트’요. 이제까지 연극도 해봤고, 단편 영화도 찍어봤지만 브라운관은 처음이었거든요. 이 작품을 시작점으로 해서 계속 쭉쭉, 열심히 해야죠.”

◆ 첫 영화 이후 7년의 공백? ‘학교·군대·극단’

2010년 영화 ‘귀’를 통해 스크린에 먼저 데뷔한 박영운이 연기를 선택한 것은 17살 무렵이었다. 당시 학교 연극부에서 연기를 시작한 박영운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설레는 마음으로 영화 촬영장에 발을 들여 놓았다.

물론, 첫 영화 촬영이 마냥 설레지만은 않았다. 스물한 살, 처음으로 ‘프로들의 세계’에 들어가려니 설레는 마음보다 긴장되고 무서운 마음이 더 컸다. 마냥 행복하기만 할 것 같았던 영화 촬영은 긴장감과 부담감이 더해지며 쉽지만은 않았지만 얻은 것이 더 많았던 기억이다.

“그때는 부담감이 컸어요, 그래서 그런지 땀도 막 흐르고, 얼굴도 빨갛게 되고…. 그때는 회사도 없었거든요. 그래도 거기서 경험한 걸 발판으로 되게 열심히 한 것 같아요. ‘누구 앞에서라도 당당하게 연기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영화 ‘귀’는 2010년 세상에 나왔지만 대중들이 박영운을 다시 만나기까지는 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7년 동안 뭘 했는지 물었더니 ‘군대’, ‘학교’, ‘극단’이라는 키워드들이 흘러 나왔다.

박영운은 학업에 조금 더 집중하길 원했던 부모님의 뜻을 따라 학교를 다녔고, 학교를 다니며 학교에서 진행하는 영화와 연극 워크샵에 참여했다. 그 사이에 군대까지 다녀왔다. 이후에는 대학로에 있는 극단 생활을 하며 연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박영운은 학교생활과 극단 생활까지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빈틈없이 꽉 채우며 자신을 성장시켰다. 조바심을 낼 만한 시간도 없이 ‘열심히’ 살았던 시간이었다.

“사실 학업에 충실하면서 오디션도 꾸준히 봤어요. 근데 그때는 어린 나이여서 그런지 그냥 그렇게 살았어요. ‘하다보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고서야 ‘TV에 나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회사에 들어가게 됐고, 오디션을 보게 됐고, ‘왕은 사랑한다’에 참여하게 됐죠.”

◆ “호기심 생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왕은 사랑한다’ 속 무석과 배우 박영운은 차갑고 냉정해 보이는 인상은 비슷했지만, 말투나 행동은 완전히 반대였다. 그 스스로도 무석의 무뚝뚝함과 실제 성격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무석이랑 정 반대로 살아왔어요. 친구들도 많고, 웃음도 많아요. 옆에서 그만 웃으라고 할 정도예요. 고등학교 때인가, 눈이 강하니까 저는 그냥 지나가는데 ‘야, 이리와’하는 형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눈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는데 연기를 시작하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 ‘눈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 주시니까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성격과 다른 무석을 ‘찰떡같이’ 소화해 낸 박영운은 보여줄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어 보였다. 반항기 넘치는 눈빛으로 학원물 속 반항아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박영운은 “그래도 시켜만 주시면 다 할 것 같아요. 무석이 말고는 다 경험하지 못한 캐릭터들이잖아요. 모두 새로운 경험이 될 테니까요.”라는 말 끝에 웃음을 더했다.

‘왕은 사랑한다’로 데뷔하게 된 박영운은 첫 작품에서부터 표현해내기 까다로운 캐릭터을 연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난히 첫 번째 퍼즐을 맞춰 넣은 박영운은 어떤 배우로 성장하게 될까.

“저는 ‘호기심이 생기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팬분들이나 시청자분들이 저를 봤을 때, 궁금해지고 검색하게 되고.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따라 나오는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취재후기] 강렬했던 첫 인상만큼이나 무뚝뚝할 줄 알았더니 답변들이 진중하면서도 재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종일관 밝게 웃고, 적당한 길이로 늘어놓은 답변이 고마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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