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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수비요정' 번즈, 롯데자이언츠 가을야구 진출 숨은 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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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수비요정' 번즈, 롯데자이언츠 가을야구 진출 숨은 공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9.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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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외국인 타자 쪽에 물음표를 던진 게 사실이다. 아무리 이대호를 FA(자유계약선수)로 데려왔다고 하지만 공격보다는 수비에 우선을 두고 영입했기 때문이다.

롯데의 선택은 앤디 번즈(27)였다. 카림 가르시아, 루이스 히메네스, 짐 아두치 등 그동안 롯데에서 몸담았던 외인들이 장타력이 좋은 선수였기에 ‘수비수’인 번즈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다.

▲ 번즈가 2017시즌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적잖은 지분을 담당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번즈는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준수한 타격까지 펼치며 롯데의 5년만의 가을야구에 큰 보탬이 됐다. 롯데는 21일 LG 트윈스가 삼성 라이온즈에 패하면서 최소 5위 자리를 확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번즈는 올 시즌 주로 2루 수비를 맡으며 롯데에 ‘신세계’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수비 범위가 워낙 넓어 묘기에 가까운 장면이 많이 나왔으며 풋워크, 송구, 포구 등 내야수가 갖춰야 할 능력치가 모두 최상급이었다. 번즈가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면서 롯데 투수들이 더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이것을 수치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번즈 효과’로 투수들이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사실이다.

번즈는 한 인터뷰에서 “수비는 내 자존심이다”라고 했다. 그만큼 그에게 있어 수비는 반드시 잘해야 하는 부분이며, 본인이 그 중압감을 이겨내고 있다. 엄청난 집중력으로 롯데 내야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팀의 수비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번즈의 WAA(평균 대비 수비기여)는 0.885로 전체 내야수 중 5위다. 900이닝 이상 소화한 내야수들 중에서는 김하성(넥센 히어로즈), 강한울(삼성 라이온즈)에 이은 3위. 실책 개수도 포지션이 같은 서건창(넥센, 12개), 정근우(한화 이글스, 11개), 안치홍(KIA 타이거즈, 11개)에 비해 적다. 올해 번즈의 실책은 8개로, 타구 처리율이 내야수 전체 2위(93.45%)다.

▲ 2루타를 친 뒤 벤치를 향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번즈.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내야의 ‘사령관’인 번즈는 타격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1일까지 타율 0.296(406타수 120안타) 14홈런 5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40을 찍었는데, 이는 시즌 도중 부상으로 한 달 가량 결장하며 세운 기록이다.

특히 홈에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올 시즌 홈경기 타율이 무려 0.377(212타수 80안타)에 달한다. OPS는 1.027. 롯데가 가을야구를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시작한다면 번즈의 퍼포먼스가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때로는 자신이 맘에 드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을 때 과하다 싶은 액션으로 화를 내기도 하지만, 이 역시 열정이 남다른 번즈의 일부다. 투수력 못지않게 수비가 중요한 가을야구에서 번즈의 존재감이 더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번즈는 자신의 퍼포먼스로 롯데를 어디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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