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KIA(기아) 타이거즈의 정규리그 우승은 너무도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두산 베어스와 백중세를 넘어 오히려 불리한 입장이 됐다. 시즌 종료일 프로야구 순위표 가장 윗자리에 차지하게 될 팀은 어디일까.

25일 현재 KIA는 82승 55패 1무, 두산(82승 55패 3무)와 승률 0.599로 공동 1위에 자리하고 있다. KIA는 6경기, 두산은 4경기를 남겨둬 얼핏 KIA가 더 유리한 상황으로 보이지만 이는 사실과 조금 다르다.

승률 계산에서 큰 변수 중 하나는 무승부다. 승률은 승수에서 경기수를 나눈 값인데, 무승부는 경기수에서 제외된다. 결론적으로 KIA가 두산보다 2승을 더 해야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6연승 중인 두산이 남은 4경기에서 2승 2패만 해도 KIA는 남은 6경기 중 4승(2패)을 거둬야 하고 두산이 3승 1패를 기록한다면 KIA는 5승(1패)을 챙겨야 한다.

일정상으로도 KIA가 크게 유리할 게 없다. KIA는 26일 광주 홈에서 LG 트윈스를 만나고 하루 쉰 뒤 28일, 29일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 2연전, 다음달 1일~3일 수원에서 kt 위즈와 3연전을 치른다. 8일 동안 6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반면 연전이 없다. 27일 kt(수원), 29일 LG(잠실), 다음달 1일 한화(대전)를 만나고 3일 SK 와이번스(잠실)와 최종전을 치른다.

25일 방영된 SBS스포츠 주간야구에서는 KIA와 두산의 시즌 막판 선두 경쟁을 주제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최원호 해설위원은 “두산은 남은 경기에서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이 차례로 나올 수 있다”며 “니퍼트가 27일 나오면 5일 쉬고 마지막 경기엔 불펜 대기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정, 투수력, 분위기 등을 종합해 볼 때 두산이 유리할 것 같다. KIA에는 상당히 버거운 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순철 위원은 “KIA가 2경기가 더 남아 있지만 5승 1패, 6승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며 “KIA는 최근 헥터 노에시보다도 팻딘이 더 좋은 상황이다. 그런데 두산이 2승 2패를 할 경우 헥터와 양현종 외에도 팻딘과 임기영 등이 또 이겨줘야 한다”고 조심스레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을 예상했다.

안경현 위원도 “4승 2패도 불안하다. KIA는 5승을 해야 우승한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kt와 3연전이 불안하다. 최근 시리즈에서 모두 이겼지만 이전까지는 그렇게 좋은 내용이 아니었다. kt가 마지막 3경기에서 어떤 라인업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KIA는 8승 5패로 유리했던 kt와 3경기를 치른다는 게 그나마 희망적인 점이다. 두산도 11승 4패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kt와 한 경기를 남기고 있다.

kt전이 변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이순철 위원은 한마디를 보탰다. 그는 “시즌 막판이 되면 가을야구가 좌절된 팀들이 더 괴롭다. 정상적으로 경기를 해도 오해받기도 한다”면서도 “kt가 그런 경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 전체 스태프에게 오명이 씌워질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심사숙고해서 오해 안 살 수 있게끔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IA는 지난 4월 12일 이후 170일 가까이 선두를 지켰다. 반면 두산은 전반기를 5위로 마치고도 매서운 상승세로 KIA를 위기에 몰아넣었다. 하늘이 열린 날 어떤 팀이 신명나게 샴페인을 쏘아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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