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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승엽 떠난 삼성라이온즈, 핵타선 부활 '3대 미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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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승엽 떠난 삼성라이온즈, 핵타선 부활 '3대 미션'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0.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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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구심점 중심으로 타선 재건 필요…부족한 전력은 외부 영입으로 해결해야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지난 2년간 팀이 너무나 망가졌다. 이제는 책임감을 느끼고 더 응집력을 발휘해야 한다.”

지난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은퇴식을 치르며 선수생활을 마감한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은 팀을 떠나는 순간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2012년 복귀 후 삼성의 4년 연속 통합우승 및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에 일조했지만, 마지막 2시즌은 모두 9위에 그친 것을 바라봐야 했기 때문.

 

▲ [대구=스포츠Q 주현희 기자] 3일 은퇴식 행사에서 유니폼을 반납한 이승엽(왼쪽). 그의 등번호 36번은 삼성 구단의 3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은퇴식 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은 “2년 연속 9위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선수들도 느꼈을 것”이라며 “미팅에서 선배로서 팀 성적이 안 좋았던 것과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었다. 후배들을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7개)과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2003년). 그리고 개인 통산 최다 타점(1498개)과 득점(1355개), 루타(4077개). 이 모든 게 일본 생활 8년(2004~2011년)을 제외하고 거둔 성과라 더 대단하다. 향후 KBO리그(프로야구)에서 이런 타자가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승엽이 떠난 삼성. 가까운 미래에 ‘제2의 라이언킹’이 나타나면 삼성 타선이 살아날 수 있을까. 사자군단이 예전처럼 포효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무엇일까.

 

▲ 구자욱은 2015년 1군 데뷔 후 해마다 장타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사진= 스포츠Q DB]

 

◆ 주축 자원 떠난 타선, 구자욱이 새 '구심점' 될 수 있다

삼성은 2015시즌 말미를 기점으로 선수단 구성이 확 바뀌었다. 특히 타선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주축 투수들의 ‘도박 스캔들’ 여파로 2015년 두산 베어스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준 삼성은 머지않아 자유계약선수(FA)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게 된 박석민을 떠나보내야 했다. 

박석민과 중심타선을 이룬 채태인도 트레이드로 작별인사를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서는 4번 타자 최형우마저 KIA 타이거즈로 보냈다. 야수파트 주축 전력들이 모조리 빠져나갔다. 순위 하락은 불가피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빨 빠진 사자’는 처참히 몰락했다. 올해 4월까지 성적이 4승 20패 2무에 그쳤다. 압도적인 꼴찌. 왕조의 위용이 완전히 사라진 삼성에 희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 팬들을 기쁘게 한 이가 있다. 바로 2015년 신인왕 출신 구자욱(24). 물론 전설의 반열에 들기까지는 아직 걸음마 단계일 뿐이지만 구자욱은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루키 시즌 11홈런 57타점을 기록했는데, 해가 갈수록 홈런과 타점이 늘었다. 지난해 14홈런 77타점을 뽑아내더니, 올해는 21홈런 107타점으로 장타력이 업그레이드됐다. 첫 시즌에 비해 도루는 줄었지만 힘이 좋아졌다. 올해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 4.92를 기록하며 팀 내 야수 1위를 차지했다. 타점왕을 차지한 다린 러프(3.91)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승엽이 1990년대 후반부터 팀 타선의 중심을 잡은 것처럼 구자욱도 충분히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타선에서 중심이 되는 선수가 있는 것과 없는 건 차이가 크다. 타선의 구심점 없이 올 시즌을 치른 LG 트윈스는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고도 가을야구 초대권을 받지 못했다.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구자욱을 중심으로 타선을 재정비한다면 삼성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도 있다.

 

▲ 2017시즌 사자군단에서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준 김성훈, 권정웅, 강한울(왼쪽부터). [사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 2017년 성장한 유망주, 팀 전력의 상수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구자욱 혼자서 팀 타선을 이끄는 건 무리다. 그를 받쳐줄 조력자들이 필요하다. 이승엽이 주축으로 뛸 때도 찰스 스미스, 양준혁, 마해영 등 ‘주연급 조연’들이 많았다.

삼성은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줄줄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어리고 유망한 자원들로 메웠다. 특히 올해 부임 1년차를 맞은 김한수 감독은 백업 요원인 김성훈(내야수), 권정웅(포수), 강한울(내야수) 등을 중용하며 이들의 기량 향상을 이끌었다. 유망주는 아니지만 김헌곤(외야수)도 김 감독의 믿음 속에 커리어하이를 썼다.

허나 올해 처음으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들이 이후에도 좋은 성적을 낼 거란 보장은 없다. 실제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선수들이 많으며, 한해 반짝하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사례도 꽤 있다.

따라서 삼성 코칭스태프는 올해 성장세를 보인 자원들을 ‘상수’로 둬선 안 된다. 어느 정도 성적이 예측되는 ‘코어 자원’들을 고정시킨 뒤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 [대구=스포츠Q 주현희 기자] 3일 은퇴식에서 후배들의 배웅을 받고 있는 이승엽(오른쪽 두번째). 곧 박한이(왼쪽)도 현역 생활을 마감한다.

 

◆ 얇아진 선수층, 체계적‧전략적 영입 필요하다

문제는 현재 삼성 타선에서 고정적으로 활약을 펼칠 ‘상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데 있다.

올해 사자군단 야수 가운데 100안타를 넘긴 선수는 구자욱, 박해민, 러프, 이승엽, 강한울, 이원석, 조동찬 등 7명이다. 이 중 이승엽은 은퇴했고 박해민과 강한울은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내년 35살이 되는 조동찬은 잔부상이 많다.

결국 탄탄한 타선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외부 영입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지금 삼성에 코어 자원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

지난해부터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선수 영입 자금 활용폭이 줄어든 삼성은 보다 체계적이면서도 전략적인 전력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이번 오프시즌에 대어급 외야수들이 FA 시장으로 나오고 해외에서 유턴하는 선수들도 있기에, 삼성으로선 이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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