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인터뷰Q] 윤계상, 여전한 소년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남성미'
상태바
[인터뷰Q] 윤계상, 여전한 소년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남성미'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10.06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자 Tip!] '국민그룹'으로 아직까지 전설로 회자되는 그룹 god. 어릴 적 god를 좋아했던 독자라면 god의 윤계상의 소년 같은 모습이 기억 한 켠에 남아있을 것이다. 배우로 데뷔한지 16년. 불혹의 나이가 된 윤계상은 어느덧 소년의 얼굴이 아닌 배우의 얼굴을 가지게 됐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범죄도시' 라운드 인터뷰. 윤계상은 언론/배급 시사회 때 동료 배우, 제작진들과 함께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범죄도시' 티셔츠를 입고 인터뷰에 나타났다. 티셔츠에 기자들의 관심이 쏠리자 윤계상은 "이번 '범죄도시'의 성공이 간절하다"며 진담 섞인 농담으로 기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윤계상은 강렬한 악역 '장첸'을 연기하며 연기변신을 꾀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의 섬뜩한 이미지와 달리 선한 눈웃음이 돋보이는 그는 인터뷰에서 소탈하고 유쾌한 답변으로 영화 '범죄도시'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 윤계상 배우인생의 첫 악역 '장첸', 연기변신이 가지는 의미는?

 

'범죄도시'에서 악역 장첸으로 연기변신에 나선 윤계상 [사진 = 머리꽃 제공]

 

윤계상의 장첸은 나쁜 놈 중에서도 '최악'의 나쁜 놈이다. 기분에 따라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장첸의 서슬퍼런 모습은 그가 휘두르는 무기가 총도 칼도 아닌 도끼라는 점에서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다.  

기존 윤계상은 소년다운, 혹은 '찌질한' 역할을 주로 해오던 배우였다. 소탈하고 친근한 역을 해왔던 그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악인 중의 악인으로 연기 변신을 꾀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변 가족들, 지인들이 영화 '범죄도시'를 보고 무섭다고 하셨어요. 저희 어머니는 '내 아들이 저런 연기를 하다니 무섭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런 반응이 뿌듯했어요."

윤계상은 '무섭다'라는 말에 '감사하다'며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천진한 그의 웃음에서 이미 '범죄도시' 속 장첸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 첫 악역 도전은 어땠을까?

"첫 악역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힘을 들이지 않았어요. 똑같이 열심히 했죠. 그동안 보여진 제 이미지가 '순둥이'잖아요? 이번 '범죄도시'의 장첸은 악랄하고 남성미가 넘치는 캐릭터에요. 관객분들은 '새로운 것'이라고 느낄 것 같아요. 새 물건 처음 본 것 같은 느낌의 놀라움을 선사하고 싶어요." 

첫 악역을 맡은 배우에게 꼭 묻는 질문이 있다. 선역과 악역을 연기할 때의 차이에 대해서다. 윤계상은 상대배우와 노는 재미를 악역에서 더 많이 느꼈던 것 같다며 악역과 선역을 연기할 때의 차이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윤계상은 악역 장첸을 소화하기 위해 장발이라는 파격적인 헤어스타일로 화제를 모았다. [사진 = 머리꽃 제공]

 

"상대배우와 노는 재미는 더 많이 느꼈어요. 매번 연기가 어려운 건 똑같죠. 배우로서 이미지가 머물러 있는 게 가장 위험한 것 같아요. 그래서 나름대로 연기변신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 좋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스스로 연기하는데도 힘이 됐어요." 

윤계상은 데뷔 영화 '발레 교습소'를 시작으로 방황하는 청춘, 찌질한 청년을 주로 연기해왔다. 윤계상 역시 자신이 자신있는 연기로 '찌질한 연기'를 꼽기도 했다. 

"저는 찌질함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일상에서의 모습도 좀 그렇고요. 집에만 있고, 낯도 많이 가리고 숙맥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제가 똑같은 검정색 옷을 8벌 정도 사서 입고 있어요. 선택에 대한 걱정거리가 줄더라고요. 그런데 사람들은 똑같은 옷 입냐고 빨아 입으라고 하더라고요." 

◆ 윤계상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이유 

god의 활동 시절, 대표적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었던 'god의 육아일기'에서 윤계상은 고운 얼굴 생김새와는 다른 소탈하고 엉뚱한 면모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쾌활함이 돋보이는 성격 탓일까? 윤계상은 자신의 인생 목표로 '좋은 사람'을 꼽아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이가 들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영화 '범죄도시'를 함께한 진선규 형은 해피바이러스예요. 한마디 한마디 타인을 배려하는 게 느껴져요. 뭔가 좋은 차, 약을 먹을 때의 개운함이 있어요. 보면서 '내가 저렇게 되어야겠구나' 생각하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윤계상. 그럼 개인이 아닌 배우 윤계상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 

"배우로서의 저는 몰입을 잘하고 성실해요. 고집이 있어요. 장첸을 연기할 때는 '그냥 무서워야겠다'라는 일념 밖에 없었어요. 매 장면 공포를 끌어오기 위해 노력했죠." 

 

윤계상은 영화 '범죄도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진선규 배우에 대한 애틋함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사진 = 머리꽃 제공]

 

윤계상은 '범죄도시' 촬영 현장의 모든 것이 완벽했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말 촬영장에서 어려운 것은 없었던 걸까? 의심 반 궁금증 반으로 물은 질문에 윤계상은 웃으며 "다들 그정도 고생은 하지 않나요?"라고 반문했다. 

"'범죄도시' 촬영은 정말 기가 막히게 합이 좋았어요. NG가 거의 없을 정도였죠. 리허설을 정말 많이 했어요. 보통 리허설은 80% 정도만 보여준다라는 말들도 있잖아요? '범죄도시' 촬영 현장에서는 리허설을 완벽하게 했어요." 

◆ 배우 윤계상, '범죄도시' 다음은? 

배우란 직업은 매번 도전을 해야하는 직업이다. 이번 작품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다음 작품에서도 배우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기 마련이다. '범죄도시'로 첫 악역 변신에 나선 윤계상에게도 더 넓은 연기 세계를 증명했지만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존재한다. 윤계상은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기 위한 가치로 '노력'을 강조했다. 

"다음 작품도 더 잘할 수 있어요. 아직 제 연기는 시작도 안했다고 생각해요. 발전을 할 수 있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해요. 외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로 열심히 관리하고 있어요. 피부 관리도 꾸준히 하고, 몸을 키우고 싶어서 운동을 통해 몸무게를 10kg 정도 늘렸어요. 새로운 연기 이미지에 맞는 비주얼을 갖추고 싶어요." 

'범죄도시'에서 윤계상의 악역 도전 만큼이나 주목받은 것은 파격적인 장발 헤어스타일이다. 완벽한 '변신'을 위해 장발을 직접 제안했다는 윤계상은 장발 헤어스타일에 쏟아지는 관심에 만족을 드러냈다.

 

윤계상은 배우로서 자신의 강점으로 '몰입감'과 '성실함'을 꼽았다. [사진 = 머리꽃 제공]

 

"장첸이 첫 등장하는 장면에서 소위 말하는 '똥머리'를 묶어요. 그 장면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머리 묶는 연습을 엄청 많이 했어요. 장첸의 긴머리 설정은 제가 감독님에게 먼저 제안했어요.

저희 세대가 '전설의 고향'을 많이 본 세대잖아요? 남자가 머리가 길면 '보통 사람은 아닐 것 같다'라는 공포감이 있어요. 매번 악당들이 대머리, 문신으로 표현되니까 장첸이 그런 전형적인 외형으로 표현되는 게 싫었어요." 

◆ '섹시한 배우' 윤계상 

그의 아이돌 활동 이력 때문일까? 윤계상은 차갑기보다 따뜻하고 어렵기 보단 친근한 배우의 이미지다. 윤계상은 인터뷰에서 나이들며 듣고 싶은 수식어로 '섹시함'을 꼽았다. 

"'섹시하다'라는 말은 제가 제일 듣고 싶은 말이에요. 어릴 때는 귀엽다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어요. 나이가 드니까 자연스럽게 섹시함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여유가 있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여유로움, 그게 섹시함이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더 섹시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취재 후기] 마치 사석에서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듯 한층 여유가 배어나오는 그의 인터뷰 태도는 어느덧 원숙해진 그의 나이를 실감케 했다. 앞으로 더 섹시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윤계상의 바람은 어느정도 성공적이지 않을까? 화장기 하나 없는 자연스러운 얼굴과 표정에서 묻어나오는 그의 '내공'이 배우 윤계상의 다음 작품을 더욱 기대케 만들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