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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한채영, '바비인형'에서 이제는 '유쾌한 배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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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한채영, '바비인형'에서 이제는 '유쾌한 배우'로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10.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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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시카고 출신이라는 이력. 큰 눈과 큰 키, 이지적이어 보이는 '차도녀' 외모까지… 오랜 시간 동안 한채영에게는 '바비인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녔다. 그러나 최근 한채영을 둘러싼 대중들의 시선은 사뭇 달라졌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KBS에서 방영한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출연하면서부터였다.

그런 한채영의 친근한 매력이 드러나는 영화가 있다. 10대 배우 진지희와 함께 호흡을 맞춘 '이웃집 스타'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애청했던 시청자들이라면 '이웃집스타'의 한채영이 맡은 한혜미 역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유쾌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한채영이 생각하는 배우, 그리고 인간 한채영은 어떤 사람일까?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최근 한채영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의외다'라는 말이다. 이와 같은 질문에 한채영은 "저는 성격이 솔직하다"며 자신의 긍정적인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웃집 스타'로 연기변신을 꾀한 한채영 [사진 = 스톰픽쳐스 제공]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이웃집 스타' 라운드 인터뷰도 마찬가지였다. 한채영은 연신 웃음을 잃지 않으며 재치있는 말들로 인터뷰어의 웃음을 자아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보여줬던 4차원 캐릭터 그대로였다.

◆ '반전매력'의 한채영, 유쾌함의 근간은?

'언니들의 슬램덩크' 1화에서 한채영의 등장에 다른 패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첫 방송부터 '퍼'(fur) 의상으로 카리스마를 뽐냈던 한채영은 이내 '허당 매력'으로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동화됐다.

한채영과 작업을 함께 한 사람들 역시 한채영의 '털털함'에 놀라움을 표하곤 했다. 한채영은 자신의 유쾌한 에너지가 긍정적인 마음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일에 대해서는 행복하게 생각해요. 어릴 때는 지금보다 스스로 스트레스 받기도 했어요. 지금은 일을 하는데 만족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장르도 다양하고요. 그래서 한층 자신감을 얻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와는 달리 한층 여유있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는 한채영. 그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나이도 관계가 있다. 결혼을 하고, 안정적인 생활에서 여유가 묻어나올 수도 있겠다 싶어요. 최근 가장 컸던 것은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통해 안해봤던 분야에 도전해본 거다.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어요"

◆ '바비인형' 이미지, 이제는 새로운 캐릭터

 

한채영은 서구적인 외모로 '바비인형'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사진 = 스톰픽쳐스 제공]

 

한채영의 대표 별명은 '바비인형'이었다. 실제로 그가 맡은 캐릭터들 역시 도회적이고 이지적인 여성 캐릭터들이었다. '쾌걸춘향' 처럼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한 적도 있지만 한채영의 '차도녀' 이미지는 쉽게 깨지지 않았다. 한정된 자신의 이미지가 불편하지 않았냐는 말에 한채영은 특유의 '쿨'한 태도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제가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또 저에게 '바비인형' 캐릭터 다운 부분도 있으니까 그동안 도회적인 캐릭터들도 맡을 수 있던 거고요. 원래 제 성격은 이미지보다 밝죠. 기분이 '업' 되면 시끄러워지고요. 그래서 최근 인터뷰를 하면 좀 더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아요."

한채영은 어린 시절 미국 시카고에서 자랐다. 최근 '한끼줍쇼'에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채영의 미국 유년 시절의 기억은 어떤 걸까?

"지금은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걸 잊어버릴 정도예요. 한국에서 자란 것 같이 생각도 많이 바뀌었어요. 미국에서 한국으로 처음 왔을 때는 이해를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기도 했죠."

◆ '엄마' 한채영이 말하는 '이웃집 스타'의 혜미

'이웃집 스타'는 스타 연예인인 한혜미가 숨겨놓은 딸 소은과 갈등을 가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엄마로서의 모성애, 개인 커리어의 성공 사이에서 갈등하는 혜미의 모습이 한 아들의 엄마 한채영으로서 공감가지 않았을까?

한채영은 자신의 엄마로서의 점수를 매겨보라는 질문에 '80점'이라고 대답했다.

 

한채영은 인터뷰에서 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 = 스톰픽쳐스 제공]

 

"저는 친구 같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해요. 이건 안된다 저건 안된다 이런 이야기를 아이에게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요. 최대한 본인이 좋아하는 걸 선택하게끔 해주는 편이에요. 주위에서는 다섯 살 짜리가 뭘 알겠냐고 할 정도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요."

바쁜 해외활동으로 어린 아들과 보낼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한채영은 해외 활동에 매진했던 시기 아이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아들이 지금보다 어릴 때는 해외 활동을 많이 했어요. 함께 할 시간이 부족했죠. 지난 일 년 동안은 국내 활동을 많이 하면서 아들과 함께 있어줄 시간이 많아져서 좋은 기회였죠. 이제 아들이 엄마를 더 많이 알고 엄마를 더 많이 찾고 대화도 많이해요. 아이의 행동들이 별 거 아니지만 감동받고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영화 '이웃집 스타'에서 혜미는 일과 딸에 대한 모성애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같은 입장이라면 한채영은 어떤 선택을 할까?

"결국 '이웃집 스타'에서 혜미는 은퇴를 했지만 혜미가 대중들을 설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혜미는 꿈을 이루고 난 뒤 가정을 선택한 경우예요. 저는 가정과 일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편이에요. 물론 아들이 가장 중요하지만 다른 워킹맘들과 비슷하게 일도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소홀하지 않으면서도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한채영은 이제 다섯살이 된 아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섯 살 남자아이와 함께 놀다보면 체력이 부족하다는 유쾌한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아들은 '언니쓰'를 알고 있을까?

"아들은 제가 배우인 줄 모르고 노래를 잘하는 줄 알아요.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몇 번 본 적 있는데 기억에 남아서인지 '맞지'가 나오면 엄마 노래라고 하곤 해요."

◆ '언니들의 슬램덩크', 배우 한채영의 또 다른 도전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한채영은 그동안 없던 독특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예능 초보'인 그에게 예능 도전의 선택은 쉽지 않은 일이였다.

"처음에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걸그룹을 할 수 있을 거란 상상도 못했죠. PD님을 만나 미팅을 하다 보니 어떻게 하는 걸로 분위기가 흘러갔고 정신차려 보니 첫 촬영을 하고 있었어요.(웃음) '언니들의 슬램덩크' 초반에는 춤과 노래를 익히는 게 힘들었어요. 예능도 촬영이 24시간 지속되니까 힘들었어요. 근데 4개월 예능을 하니까 적응이 완벽하게 되더라고요. 성격도 예능에서 많이 드러나고 스스로에게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두려움도 없어졌고요."

 

한채영은 '언니쓰' 멤버들과의 여정한 우정을 자랑했다.[사진 = 스톰픽쳐스 제공]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한채영은 솔직함과 함께 새로운 인연을 얻었다. 바로 '언니쓰' 멤버들이다. 언니쓰 멤버들은 영화 '이웃집 스타' 시사회에 전원 참석하며 여전히 끈끈한 우정을 드러냈다.

"저에게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좋은 기회였어요. 김숙 언니의 경우 개그우먼이고 가수 친구들도 있어요. 저에게 없는 새로운 에너지를 많이 얻었어요. 처음에는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하며 위축되기도 했지만 스스로 열심히 하고 멤버들에게도 많이 배워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홍진영 씨가 저에게 말도 안되는 애교를 시켰을 때 '나에게 왜 그러나' 이런 생각도 했는데 여러 번 하니까 오히려 재밌고 제가 즐기게 되더라고요."

'언니들의 슬램덩크'로 한채영은 새로운 이미지를 얻었다. 4차원 캐릭터다. 이런 예능 캐릭터가 한채영의 새로운 연기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캐릭터가 많은데 털털한 선머슴 같은 캐릭터를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제가 국내에서는 사극을 해본 적이없는데 사극도 가능하다면 도전해 보고 싶어요."

[취재 후기] 한채영은 2000년 데뷔해 어느덧 데뷔 17년차의 배우다. 신인이 아닌 데뷔 17년차의 배우가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한채영은 '언니들의 슬램덩크'로 자신의 새로운 매력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이웃집 스타'로 새로운 연기 도전에 나섰다.

한채영의 '제 2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긍정적이고 유쾌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한채영의 다음 작품들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유쾌한 바비인형'인 그의 새로운 도전이 보고싶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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