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1:30 (목)
과감해진 NC다이노스 김경문, 2차전 잡기까지 여유는 사치다 [플레이오프]
상태바
과감해진 NC다이노스 김경문, 2차전 잡기까지 여유는 사치다 [플레이오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0.18 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포스트시즌 10번째인데 갈수록 배짱이 줄어드는 것 같다. 처음 하던 식으로 배짱 있게 하겠다.”

지난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김경문(59) NC 다이노스 감독이 내건 출사표다. 믿음, 뚝심의 야구로 두산 베어스와 NC를 강팀 반열에 올려놨던 김 감독이지만 포스트시즌의 결말은 항상 좋지 못했다. 단기전 승부수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을 13-5로 대파했다.

▲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17일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김 감독은 과감한 승부수로 1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스포츠Q DB]

김경문 감독의 승부수가 정확히 적중했다. 과감한 타순 배치, 발 빠른 투수교체, 제프 맨쉽 불펜 기용까지 어느 하나 모자람이 없었다.

라인업을 보고 놀라웠던 것은 3번이 익숙한 나성범이 2번으로,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김준완이 1번, 박민우가 3번으로 출전한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나성범에겐 부담을 줄여준다는 이유로, 박민우는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에게 강했기 때문에, 김준완은 수비와 선구안이 좋다며 1~3번 타순 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모두 적중했다.

김준완의 수비력은 빛났다. 2회말 중전안타를 치고 2루로 파고드는 허경민을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고 2-4로 끌려가던 4회말 2사에서 완벽히 빠져나갈 것처럼 보였던 민병헌의 타구를 기막힌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팀을 구해냈다. NC가 5회초 곧바로 역전에 성공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타선에서도 3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으로 톱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2번 타자로 나선 나성범은 5타수 1안타로 역시 부진했다. 그러나 보다 앞선 타석에 배치돼 2득점하며 2번 타자로서 역할을 준수하게 소화해냈다. 보다 많은 타점을 책임져야 할 박민우도 마찬가지. 3회초 중전 안타로 역전 2타점을 올렸고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 득점에도 성공했다.

이날 타순 배치만큼 또 하나 파격적이었던 것은 맨쉽의 불펜 활용이었다. 2차전 선발이 유력했던 맨쉽은 4회말 선발 장현식이 3실점하며 흔들리자 곧바로 투입됐다. 민병헌에게 큰 타구를 맞았지만 김준완의 도움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 1실점했지만 팀의 리드를 지켜내는 데에는 성공했다.

▲ 제프 맨쉽의 불펜 기용 카드는 이번 시리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맨쉽을 시작으로 한 발 빠르게 투입된 이민호(1⅔이닝), 구창모(⅔이닝), 김진성(1⅔이닝)이 모두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으며 NC는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83%의 확률을 가져갔다. 역대 29차례 플레이오프(양대리그 시절 제외) 1차전을 가져간 팀은 24차례나 한국시리즈에 나섰다.

필승조 임창민과 원종현에게 휴식을 줬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결코 방심할 수는 없다. 12승(4패) 투수 맨쉽을 불펜으로 돌려씀으로써 선발의 두께는 한층 얇아졌다.

2차전 선발은 이재학. 올 시즌엔 5승 7패 평균자책점 5.67로 부진했다. 두산을 상대로 한 3경기에서 1승이 있지만 평균자책점은 4.85에 그쳤다. 에이스 에릭 해커가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따낼만큼 뛰어난 공을 던지고 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 등판이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재학이 반드시 승리를 챙겨줘야 한다.

그러나 상대 선발이 만만치 않다. 두산은 올 시즌 실질적 팀 에이스 역할을 한 장원준이 선발로 나선다. 14승 9패 평균자책점은 3.14로 좋았다. NC를 상대로도 1승 1패 평균자책점 3.78로 준수한 투구를 펼쳤고 특히 NC와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07로 천적에 가까운 면모를 보였다.

이재학-해커에 이어 나설 수 있는 선발은 최금강이 유력하다. 올 시즌 성적은 5승 3패 평균자책점 7.33. 두산전에서도 약했다. 반면 두산은 지난 시즌 판타스틱4의 구성원이었던 마이클 보우덴과 유희관이 대기 중이다. 1차전에 승리하고도 NC가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2차전 승리가 간절한 NC다. 이를 위해서는 김경문 감독의 승부사적 기질이 다시 한 번 번뜩여야 할 것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