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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리버풀] 손흥민-케인-알리 골폭죽, 클롭의 아이들에겐 너무도 버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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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리버풀] 손흥민-케인-알리 골폭죽, 클롭의 아이들에겐 너무도 버거웠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0.2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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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핫스퍼가 손흥민(25), 해리 케인(24), 델레 알리(21)를 전면에 내세워 리버풀의 수비를 초토화시켰다. 토트넘의 거침없는 공격을 리버풀 수비로는 막아내기 힘들었다.

토트넘과 리버풀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홈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이 리그 첫 골을 터뜨린 가운데 토트넘이 4-1로 리버풀을 대파했다. EPL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울 많이 모인 팬들 앞에서 호쾌한 공격쇼를 펼쳤다.

2-0으로 앞서가는 손흥민 뿐 아니라 2연속 EPL 득점왕 케인과 잉글랜드 신성 알리까지 골 폭죽쇼에 동참했다. 리버풀 수비는 처참할 정도로 무너졌다.

팽팽한 전개가 예상됐지만 전반 초반부터 토트넘이 기세를 올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키어런 트리피어가 감각적인 원터치 로빙 패스로 리버풀의 수비진 뒷공간을 공략했고 케인이 날카롭게 파고들어 마무리했다.

트리피어의 패스가 리버풀의 허를 찌르긴 했지만 데얀 로브렌이 너무 쉽게 뒷공간을 허용했다. 이어 조엘 마티프는 오프사이드를 어필하며 손을 들다가 늦게 수비에 들어왔고 케인의 속임 동작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 4분 만에 분위기를 토트넘에 넘겨주게 됐다.

2번째 골도 토트넘 입장에서는 작품이었지만 리버풀로서는 땅을 칠만한 실점이었다. 전반 12분 우고 요리스 골키퍼가 하프라인 부근의 케인을 향해 손으로 강하게 공을 던져줬다. 순식간에 케인이 상대 수비 한 명만을 상대할 수 있게 된 순간이었다. 이번에도 로브렌의 판단미스였다. 공의 낙하지점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했고 요리스의 손을 떠난 공은 그의 키를 넘어 바로 케인에게 연결됐다.

▲ 토트넘의 3번째 골 장면. 리버풀 수비진이 알리(가운데, 흰색)가 마음껏 슛을 하도록 내버려 두고 있다. [사진=스포티비 중계화면 캡처]

빠르게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케인은 전방으로 뛰어드는 손흥민을 향해 정확히 크로스를 날렸다. 전력질주한 손흥민은 왼발로 원터치슛 깔끔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도 손흥민의 스피드를 막아내지 못했다.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가 커버 플레이에 들어왔지만 문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하프라인부터 수비수 3명과 동시에 출발했지만 아무도 손흥민을 효과적으로 견제하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 알리의 골 장면에서도 리버풀 수비의 허점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오는 프리킥을 1차로 잘 걷어냈지만 세컨드 볼에 대한 수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알리 주변에 수비수 3명이 있었지만 아무도 2차 방어에 신경을 쓰지 못했고 알리가 무방비로 슛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뒀다.

4번째 실점도 마찬가지. 1차적으로 프리킥을 한 번에 쳐내지 못한 골키퍼 시몽 미뇰레의 동작이 아쉬웠고 이번에도 세컨드 볼을 노린 케인 주변에 4명의 수비가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를 막아내지 못하며 쐐기골을 내줬다.

순위경쟁에서도 희비가 갈렸다. 4연승을 달린 토트넘은 6승 2패 1무, 승점 20을 기록했다. 여전히 순위는 맨체스터 시티(승점 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20)에 이어 3위지만 허더즈필드에 패한 맨유를 턱밑까지 쫓았다. 두 팀은 골득실에서만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이다.

반면 리버풀은 3승 4무 2패(승점 13)로 9위까지 추락했다. 불안한 수비가 가장 큰 문제다. 14골을 넣는 동안 무려 16골을 허용했다.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경기 후 위르겐 클롭 감독은 “수비가 정말 좋지 않았다”고 입을 떼며 “실수가 패배로 직결됐다. 토트넘의 공격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너무 쉽게 실점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모든 실점 장면을 복기하며 수비진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은 EPL 관중 기록 역사도 새로 쓰였다. EPL 기준 종전 한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은 2007년 맨유가 블랙번전에 세운 7만6098명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홈을 옮긴 토트넘은 이날 8만827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화끈한 공격력으로 웸블리 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고 리버풀은 비웃음 거리가 됐다.

팬들은 환호했고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 케인, 알리 등은 모두 박수받을 자격이 충분했다. 하지만 한숨이 나오는 수비를 펼친 리버풀과 그들을 지휘한 클롭 감독은 정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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