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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북한] 진성욱-이창민, 동아시안컵 답답한 공격 속 빛난 '제주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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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북한] 진성욱-이창민, 동아시안컵 답답한 공격 속 빛난 '제주 형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2.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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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대표팀 새 얼굴 제주 유나이티드 형제가 빛났다. 태극마크를 달고 데뷔전을 치른 공격수 진성욱(24)과 처음 선발로 나선 미드필더 이창민(23)은 북한전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던 한국에 차이를 안겨다 준 살림꾼들이었다.

한국은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 2017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리영철의 자책골로 1-0 신승을 거뒀다.

승점 3을 챙기고도 만족하기 힘든 졸전이었지만 진성욱과 이창민은 발견은 한줄기 희망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수비라인을 스리백으로 구축했다. 3-4-3 포메이션. 공격은 늘었지만 미드필더 수는 하나 줄었다. 미드필더를 더욱 많은 활동량을 보이는 선수로 꾸릴 수밖에 없었고 이창민이 적임자로 선택을 받았다.

최전방 공격수에도 변화가 있었다. 중국전 선발로 나선 김신욱(전북 현대)이 1골 1도움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활동량과 움직임에선 아쉬웠다. 극단적 수비 중심 전술을 펼치는 북한을 상대로는 공격의 수를 늘려 상대 뒷공간을 더 공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근호(강원FC)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고 김신욱은 활동량이 아쉬웠다. 진성욱이 낙점됐다.

한국은 김진수, 고요한 양 윙백을 통해 사이드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나 크로스가 너무도 부정확했다. 가뜩이나 촘촘한 북한 수비진을 흔들기 어려웠다.

중원에서 패스 플레이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공간이 너무 좁았다. 새로운 플레이 스타일이 필요했다. 진성욱과 이창민이 그 역할을 해냈다.

스로인 상황에서 이재성이 머리로 떨궈준 패스를 받은 이창민이 침착한 컨트롤 후 날카로운 슛이 골대 오른편으로 살짝 빗나갔지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북한의 단단한 수비에 순간 균열이 생겼다.

전반 37분엔 고요한이 올린 크로스를 진성욱이 예리한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지만 이창민의 슛과 함께 전반 가장 위협적인 상황이었다.

이창민은 주특기를 살렸다. 전반 42분 기습 중거리 슛을 날렸다. 간격을 지키며 뒤로 물러서 있던 북한 수비진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 들어서도 이들의 활약이 빛났다. 후반 2분 문전에서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이던 진성욱은 김진수의 크로스를 높게 뛰어올라 강력한 헤더로 연결했다. 이날 첫 유효슛이었다. 이어 1분 뒤에는 역습 과정에서 이창민이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11분과 14분 이날 가장 아쉬운 공격 장면이 나왔다. 김민우가 약간 뒤로 날아들었지만 진성욱은 물러서며 왼발 발리슛을 날렸다. 공은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3분 뒤에도 진성욱은 침투패스를 받아 진성욱이 슬라이딩 한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슛을 쐈다. 상대 수비가 걷어낸 공이 가까스로 골대 옆으로 빠져나갔다.

진성욱과 이창민의 계속된 공격은 결국 북한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후반 18분 김민우의 크로스가 짧게 올라왔고 진성욱이 앞으로 달려들며 리영철을 괴롭혔다. 공과 진성욱을 동시에 체크하던 리영철의 다리에 맞은 공은 묘하게 흘러 골대로 파고 들었다. 북한 골키퍼 리영국은 허망한 실점에 한숨을 내쉬었다.

후반 19분 이들이 교체로 나간 뒤 공교롭게도 대표팀 공격이 침체되기 시작했다. 반대로 북한의 공격력은 되살아났다. 진성욱과 이창민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에 얼마나 큰 부담을 안겼는지 나타나는 대목이었다.

대표팀 공격수는 자리에서는 빈 자리를 찾기 쉽지 않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이근호가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황희찬(잘츠부르크), 석현준(트루아)까지 소속팀에서 무서운 득점 본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성욱의 이날 활약은 기존 공격수들에 긴장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이창민도 마찬가지. 대표팀 중앙 미드필더는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주전으로 꼽을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 정우영(충칭 리판)이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고 있지만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슛과 왕성환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이창민은 신태용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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