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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김연아·이승엽 우러르는 학생들, 운동선수는 자부심이다 [민기홍의 운동話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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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김연아·이승엽 우러르는 학생들, 운동선수는 자부심이다 [민기홍의 운동話공장]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12.25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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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손흥민 이승엽 김연아 박성현 김연경 보고 느끼는 감정,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이 많이 다른가 봅니다. 어릴수록 운동선수를 동경하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나이 들수록 ‘운동선수는 나와 거리가 멀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는다고 해석할 결과가 나왔습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매년 실시하는 진로교육 현황이 25일 공개됐습니다.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1일까지 전국 초중고 1200학교 학생·학부모·교사 등 5만14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인데요. 운동선수는 초등학생 2위, 중학생 4위 희망직업으로 선정됐습니다. 흥미로운 건 고등학생에겐 관심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10위 안에 운동선수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 '국민 타자' 이승엽은 빼어난 실력에다 훌륭한 인품까지 갖춘 존경받는 운동선수였다. [사진=스포츠Q DB]

진로교육의 문제일지 모르겠습니다. 어릴수록 무슨 직업이 있는지 잘 모르니까요. 학생들이 희망직업을 알게 된 주요 경로는 대중매체가 압도적 1위입니다. 프로야구 초대박 자유계약(FA), 100억이 우스운 유럽 축구 이적시장, 멋진 이성과의 교제·결혼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미디어를 도배하니 어릴수록 운동선수를 우러러 볼 요소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JTBC 예능 ‘이방인’을 통해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미국 텍사스 저택이 공개됐습니다. 예능인으로 연착륙한 서장훈을 두고는 ‘6000억 자산가’라는 농담이 나옵니다. 강호동, 안정환처럼 방송에 정착해 맹활약하는 이들을 보면 운동선수의 치명적 약점이라 여겨졌던 은퇴 이후 삶에 대한 두려움도 점차 사라지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10대 후반이면 현실을 직시합니다. 엘리트 스포츠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란 사실도 잘 알죠. 현장 지도자들은 “구력이 1년이라도 더 있으면 기본기가 탄탄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언제 입문했느냐가 실력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적 요인인데 이미 때를 놓친 고등학생이, 그리고 그 부모가 운동선수를 선택할 리 없습니다. 희망직업군에서 밀리는 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 김연아는 은퇴 후에도 UN 연설, 기부,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 활동 등으로 운동선수의 위상을 높였다. [사진=스포츠Q DB]

어쨌거나 운동선수는 2년 연속 초등학생·중학생 희망직업 최상위권에 포진했습니다. 2017년에는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상 수상, ‘국민 타자’ 이승엽의 은퇴투어, ‘피겨 여왕’ 김연아의 UN 총회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연설에서 언급된 ‘남달라’ 박성현, 문재인 대통령-시진핑 주석간 정상회담 만찬에 초청된 ‘배구 여제’ 김연경 등 운동선수 위상이 높아진 일들이 많았습니다.

다가오는 무술년에도 품격을 보여주는 체육인의 행보가 많아야 합니다.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가장 되고 싶은 직업이 운동선수란 사실, 체육계가 자부심으로 여길 경사입니다. 그라운드에서는 본분에 충실해 땀의 참가치를 보여주고 유니폼 벗고는 팬 서비스, 재능기부, 선행 등으로 감동을 선사해 주세요. 초중고생 희망직업 부동의 1위 교사를 추월할 날이 오지 말란 법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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