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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가상 시상식 ①] 노제호 빅마우스상, 히딩크 부르고 김호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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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가상 시상식 ①] 노제호 빅마우스상, 히딩크 부르고 김호곤 보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12.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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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17 정유년엔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경솔한 한 마디가 많았다. 현장은 물론 팬들도 혼란에 빠졌다. 가상 시상식, 이름 하여 ‘빅 마우스’ 상이다. 스포츠Q가 입이 가벼웠던 이에게 드린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지난 9월 6일 YTN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을 용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단 ‘한국 국민들이 원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신태용 감독이 ‘소방수’로 투입돼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직후였다.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 10차전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마치자마자 메가톤급 이슈가 터졌다.

발언의 진원지는 노제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이었다.

그가 김호곤 당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게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국대(국가대표) 감독을 히딩크 감독께서 관심이 높으시니 이번 기술위원회에서는 남은 두 경기만 우선 맡아서 월드컵 본선진출 시킬 감독 선임하는 게 좋을듯합니다. 월드컵 본선 감독은 본선 진출 확정 후 좀 더 많은 지원자 중에서 찾는 게 맞을 듯 하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긴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 축구가 아시아 무대에서 중국, 카타르, 우즈벡 등 한 수 아래로 여겼던 국가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장면을 지켜본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던 시점이었다. 때문에 “명장 히딩크가 복귀 의사를 밝혔으니 당장 모셔오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노제호 총장의 행동은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김호곤 전 부회장은 “최종예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촉박한 상황에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것은 선수 파악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노 총장과 통화에서 월드컵 진출 후 나온 '히딩크 논란'이 시기와 방법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김호곤 전 부회장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 국회의원들의 호통을 듣기에 이른 이 사건은 결국 히딩크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수뇌부와 프랑스에서 미팅을 가진 뒤 “러시아 월드컵 기간 해설위원을 맡았다. 한국 대표팀을 비공식적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에야 겨우 일단락됐다.

노제호 총장의 언론 플레이, 한국 축구의 거듭된 졸전을 향한 비난이 더해진 촌극이었다.

가시밭길에 놓인 신태용 감독은 10월 콜롬비아·세르비아와 국내 평가전에서 선전하더니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라이벌 일본을 4-1로 대파하면서 팬심을 다소 달랬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H조에서 독일, 멕시코, 스웨덴과 한 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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