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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성화봉송 소감, 송승환 총감독이 밝힌 평창 개막식 비하인드 스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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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성화봉송 소감, 송승환 총감독이 밝힌 평창 개막식 비하인드 스토리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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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김연아의 성화 봉송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였다. 최종 성화주자에 대한 정보는 극비 사항이었기에 제대로 된 리허설도 하지 못했다. ‘강심장’ 김연아조차 떨게 만들었던 성화 봉송의 소감은 어땠을까.

김연아는 10일 오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에 위치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송승환 올림픽 개폐회식 총감독 등과 함께 참석했다.

개막식 최종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김연아가 느낀 점을 요약하면 ‘긴장’, ‘감동’, ‘허무함’이었다.

 

▲ 9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최종 성화 주자로 나선 김연아. [사진=연합뉴스]

 

성화봉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김연아에게서 평소에 찾아보기 힘든 표정이 보였다. 추위에 떠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울컥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처음에 안무를 짜고 준비하는 과정에선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연습 때도 실감이 잘 안 나서 인지 아무 느낌이 없었다”고 운을 뗀 김연아는 “그런데 어제는 성화가 최종 점화됐을 때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랬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별로 춥지는 않았다. 추워서 그랬던 건 아니다”라며 “표정에는 잘 들어나지 않은 것 같지만 선수였기 때문에 정말로 올림픽이 개막했다는 느낌이 드니 더욱 울컥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올림픽 유치 과정에선 프리젠테이션을 맡았고 이후엔 경기력으로, 은퇴 후엔 홍보대사로서 평창 올림픽을 알려왔기에 충분히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8년 전 밴쿠버 올림픽에선 당시로선 상상하기 힘든 점수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연아다. 4년 전 소치 대회에서도 판정 논란 속에 금메달을 놓치긴 했지만 경기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긴장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인 듯 보였다.

 

▲ 김연아가 성화를 넘겨받기 전 성화대 밑에서 아이스 댄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김연아는 “경기도, 공연도 많이 했지만 그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 서본 건 처음”이라며 “다만 얼음 위에 올라갔을 때는 관중들이 제 눈에 잘 안보였다. 혹시라도 넘어질 수 있으니 실수 없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케이팅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단 한 차례의 리허설도 없었다. 김연아로서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리허설이 전혀 없었기에 성화를 건네받을 때 버벅 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부분은 없었다”며 “서로 눈 마주치고 인사도 안하고 성화를 받게 돼 조금 어색했다”고 웃었다.

그럼에도 “출전 선수들에게 성화를 받으니 저에게도 의미가 컸고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누구보다 간절히, 열심히 준비하고 고대해 온 올림픽이기에 아쉬움도 남았다. 김연아는 “경기와 공연은 못해도 다음에 만회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딱 한 번의 기회였고 전 세계가 지켜보는 순간이었다”며 “그래서인지 오히려 너무 빨리 끝나버려서 허무한 느낌도 있었다. 스케이팅 한 것도 30~40초 가량이어서 그런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 김연아가 얼음 모형에 전달한 성화는 30개의 굴렁쇠를 매개체로 해 성화대에 불을 옮겼다. [사진=연합뉴스]

 

송승환 감독은 개회식에 숨겨진 이야기에 대해 전했다. 김연아를 최종 성화 봉송 주자로 선택한 과정에 대해서는 “김연아 선수는 몇 달 전부터 최종 주자로 조직위와 협의를 마친 상황이었다”면서도 “다만 성화 점화 방식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었다. 김연아 선수가 계단을 뛰어올라갈지 위에서 받아서 붙일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였고 결국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성화대 밑에서 아이스 댄스를 하는 연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연아에게 성화를 전달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대표주자 박종아와 정수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남북이 함께 성화 주자로 나선다는 것을 조직위를 통해 들었을 때 (성화대로 가는) 슬로프 중 유독 가파른 곳이 있는데 함께 손잡고 고난을 뚫고 오르는 그림을 연상했다”며 “긴장된 상황이었지만 굉장히 극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해 조직위의 제안을 굉장히 만족스럽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성화 점화 방식에 대해서는 “(방송 등에서)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김연아 선수가 불을 붙인 뒤 불기둥이 올라간 것은 30개의 굴렁쇠를 붙여서 만든 것”이라며 “개수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이후 30년 만에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을 뜻하고 당시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던 굴렁쇠의 오마주로서 이처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회식 준비가 쉽지만은 않았다. 예산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러나 송 총 감독은 “알차고 속이 꽉 찬,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지만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개폐회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적은 예산 때문에 힘들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크리에이터들은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짜기 위해서 노력했고 오히려 더 효과적인 플랜을 짤 수 있었다”고 폐회식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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