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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가면 논란' 북한 응원단, 다이나믹듀오와 유쾌한 조화 뒤 남은 씁쓸함 [2018 평창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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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가면 논란' 북한 응원단, 다이나믹듀오와 유쾌한 조화 뒤 남은 씁쓸함 [2018 평창동계올림픽]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11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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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때 아닌 ‘김일성 가면’ 논란이 일고 있다. 남북 단일팀으로 나선 여자 아이스하키 팀 응원에 나선 북한 응원단이 그 중심에 있다.

10일 강릉 관동 하키 센터에선 단일팀과 스위스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리그 1차전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의 동반 참석은 단일팀을 향한 큰 관심을 가늠케 했다. 북한 응원단도 일찍부터 자리해 단일팀에 “힘내라”며 힘찬 응원을 보냈다.

 

 

자리를 나눠 앉은 100여 명의 북한 응원단은 남한에도 널리 알려진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은 물론이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나의 살던 고향은’ 등에 맞춰 일사분란한 율동을 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모두 한반도기를 열심히 흔들었고 응원을 마치자 국내 관중들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경기장을 찾은 관중과 취재진의 박수까지 받았다.

다함께 흰 모자를 쓴 채 응원을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귀빈들이 그들 뒤로 자리를 잡으며 하나되는 그림을 연출하기도 했다.

단일팀이 강호 스위스에 잇따라 실점하며 패색이 짙어지자 현장의 분위기는 싸늘히 식어버렸다. 그럼에도 북한 응원단은 지치지 않고 “힘내라! 힘내라!”라며 단일팀을 향해 응원을 보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을 찾은 북한 에이스 정수현은 “우리나라에서 경기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축하공연에 나선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의 ‘출첵’에 박자를 맞춰서도 신나게 박수를 쳤고 심지어는 힙합 음악과 부채춤의 오묘한 조합의 유쾌함을 보이기도 했다.

 

▲ 하태경 국회의원이 10일 논란이 된 북한 선수단의 응원 가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처]

 

다만 옥에 티가 있었다. 휘파람을 노래할 때 통일된 하나의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게 논란이 됐다. 경기 후 누리꾼 사이에서는 이 가면이 김일성의 젊었을 적 사진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확신하기는 힘들지만 꽤나 비슷한 건 사실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통일부에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잘못된 추정이라고 일축하며 “현장 북측 관계자에 확인한 결과 그런 의미는 전혀 없었고 북한 응원단 스스로 그런 식의 표현을 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태경 바른정당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일성의 젊었을 적 사진과 북한 응원단이 사용한 가면을 함께 올리며 “북 응원단이 김일성 가면 들어 난처해지니 통일부가 김일성 아니라고 방어해주네요. 아래 젊은 김일성 사진 보고도 김일성 아니라고 할 건가요?”라며 “헤어 스타일까지 똑같습니다. 통일부 김일성 가면 아니라고 쉴드칠 것이 아니라 김여정에게 사과를 요구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북한 응원단은 세계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그러나 가면 사용은 옥에 티였다. 실제로 가면 속 인물이 김일성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누가 봐도 닮은 사진을 굳이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저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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