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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 금빛 공중제비만큼 빛난 '월드클래스 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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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 금빛 공중제비만큼 빛난 '월드클래스 멘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2.14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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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나 자신에게 ‘할 수 있어, 지금까지 살아오는 내내 해온 일이야. 모든 걱정은 내던져버리고 하자’고 몇 번이나 말했다.”

2위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마지막 한 번의 기회만 남은 상황. 경기장의 모인 모든 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연기를 시작한 숀 화이트(32‧미국)는 무결점 퍼포먼스로 자신의 올림픽 3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자신을 짓누르던 압박감을 극복하고 서른이 넘은 나이에 챔피언벨트를 되찾았다. 화이트는 어떻게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화이트는 1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7.75점을 획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2006년 토리노 대회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땄던 화이트는 8년 만에 정상에 복귀하는 감격을 누렸다. 4년 전 소치 대회에서 화이트는 4위에 그쳐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또, 화이트는 하프파이프를 포함해 스노보드 종목 전체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최초의 선수가 됐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결선이었다.

1차 결선에서 94.25점을 얻어 1위에 올라선 화이트는 2차 예선에서 착지에 실패하며 연기를 끝내지 못했다.

그 사이 2014년 소치 대회 은메달리스트 히라노 아유무(20·일본)가 2차 시기 95.25점으로 선두로 올라섰다. 히라노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허나 이 기쁨도 잠시. 화이트는 3차 결선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극적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앞서 히라노가 연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마지막 주자로 나선 화이트는 첫 번째 점프부터 공중 4바퀴 회전(1440도)을 구사했고, 고난도 기술을 연이어 뽐낸 뒤 마지막 점프에서도 다시 4바퀴를 돌아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무사히 착지한 뒤 우승을 직감한 화이트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자신의 점수를 기다린 화이트는 최종 점수 97.75점을 확인한 뒤 어린 아이처럼 기뻐했다.

97.75점은 역대 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 최고 점수. 8년 만에 올림픽 챔피언에 오르며 ‘왕의 귀환’을 알린 화이트다.

평창 올림픽 공식 정보제공 사이트인 ‘마이인포 2018’에 따르면 경기 후 화이트는 ‘히라노가 2차 시기에서 좋은 연기를 한 뒤 심리적인 압박감을 받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3차 시기 전에 압박감이 컸던 건 사실이다. 1차 시기에서 좋은 점수를 만들려는 마음이 컸는데, 히라노가 역전해서 놀라면서도 부담이 커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내 차례를 기다리면서 일부러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마음을 비우려 노력했다”고 마음을 다잡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자신에게 주문을 거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난도 기술을 사용하며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할 수 있어, 여태 살아오는 내내 해온 일이야. 모든 걱정은 던져버리고 하자’고 몇 번이나 말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공중 4바퀴 회전을 하면서 심적으로 약간 불안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은 화이트는 “하지만 무사히 해냈고, 난 금메달을 땄다. 소치 대회 때 실패에서 되살아나 4번째 올림픽에서 3번째 금메달을 획득했기에 의미가 크다”며 “실패에서 벗어나 다시 기회를 잡기란 어려운 일인데 내가 이를 해내서 의미가 크다”고 웃어보였다.

몇 바퀴를 돌았는지 육안으로 세어보기 힘들 정도로 화려한 기술을 구사한 화이트. 금메달을 놓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담대하게 맞선 화이트는 과연 멘탈도 월드클래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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