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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선배' 김은정, '걸크러시' 카리스마에 춤추는 여자 컬링 [2018 평창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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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선배' 김은정, '걸크러시' 카리스마에 춤추는 여자 컬링 [2018 평창동계올림픽]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19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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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킵(주장) 김은정(28·경북체육회)이 카리스마 넘치는 면모로 세계적 강호들을 상대로도 여자 컬링 대표팀의 4강행 순항을 이끌고 있다.

김은정은 19일 강원도 강릉 컬링 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6차전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큰 점수 차로 달아나며 4승(1패)째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매서운 눈빛이 트레이드 마크인 김은정의 솔선수범과 확실한 리딩으로 세계최강 캐나다, 종주국 영국, 무패를 달리던 스웨덴마저 꺾고 5승(1패)째를 챙겨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 가장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종목 중에 하나가 컬링이다. 특히 여자 컬링. 4년 전 ‘컬스데이’라고 불리며 컬링의 매력을 알렸던 여자 컬링이 이젠 메달 사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건 스킵 김은정이다.

김은정은 스킵으로서 정확한 디렉션과 결정적인 슛으로 한국 여자 컬링을 이끌었다. 날카로운 눈빛과 독특한 사투리,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미소 등은 그의 상징과 같이 여겨졌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안경선배’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안경선배는 만화 슬램덩크에서 팀의 고참으로서 식스맨(후보)을 맡으며 선수들을 독려하는 정신적 지주 권준호의 별명이었다. 순한 얼굴을 하고 안경을 쓴 채로 플레이하지만 실력은 다소 아쉬워 주전으로 나서지는 못하는 선수다.

 

 

이런 면에서 김은정은 또 다른 안경선배 권준호와는 많이 다르다. 스킵은 팀을 이끌며 동료들에게 슛과 스위핑에 대한 지시를 내리는 게 주임무지만 김은정은 슛의 정확성도 매우 높다. 게다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날리는 침착한 슛이 일품이다.

캐나다전 9엔드 선공에서 8번째 슛은 일품이었다. 상대방 1번 스톤을 테이크 아웃(내보내는 것) 해내고 우리 스톤을 중앙에 넣으며 스틸(선공에서 점수를 빼앗는 것)에 성공했다. 스위스전 4엔드에서도 스위스의 스톤을 쳐내 더블 테이크 아웃을 하는 고난도 슛을 보이며 스틸을 해냈다.

영국, 중국전에서도 이런 활약은 이어졌다. 영국전 9엔드 4-4로 맞선 상황에서 선공을 잡고도 상대의 1,2번 스톤을 모두 쳐내며 우리 스톤을 1번으로 만들었다. 결국 2점 스틸. 18일 중국전에선 3엔드 중국의 1번 스톤을 밀어내며 3득점, 초반부터 승기를 잡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스킵으로서 능력도 발군이다. 가장 대표적인 “헐(hurry)”을 비롯해 “기다려”, “아니야”, “라인 없어”, “웨이트만 줘” 등 큰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다소 무뚝뚝하게 들릴 수 있는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지만 동료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의견을 주고받아 최고의 슛을 만들어 낸다.

그렇다고 웃음을 지을 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최고의 슛을 해냈을 때에는 잠시 미소를 보이기도 한다. 다만 금세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되돌아 온다. 그러나 경기를 마쳤을 때는 누구보다 밝은 미소로 기뻐하며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화답한다. ‘걸크러시’ 김은정이 웃으면 한국 컬링 팬들도 함께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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