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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발언' 얀 블록휴이센, 빙속 최강 네덜란드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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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발언' 얀 블록휴이센, 빙속 최강 네덜란드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2.22 0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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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빙속 최강국 네덜란드의 명예가 땅에 떨어질 위기다. 비단 실망스러운 경기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링크 밖에서 벌어졌다.

“이 나라는 개들을 더욱 잘 대해주길 바란다(Please treat dogs better in this country).”

스벤 크라머, 패트릭 로에스트와 함께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 나섰던 얀 블록휴이센(29)이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남긴 뜻 모를 이야기다. 납득할 수 없는 발언이지만 왜 그가 이런 극단적인 언급을 했는지는 짐작해 볼 수 있다.

 

 

21일 남자 팀 추월 준결승이 열린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한국이 뉴질랜드를 꺾고 먼저 결승에 선착한 가운데 네덜란드는 노르웨이를 만났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팀 추월 우승팀이자 명실상부 빙속 최강국인 네덜란드의 결승 진출을 크게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의외였다. 노르웨이는 레이스 초반부터 스퍼트를 올리는 전략을 택했고 네덜란드는 8바퀴를 도는 동안 단 한 번도 노르웨이에 앞서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자존심이 상한 네덜란드는 3·4위전에서 분노의 레이스를 펼쳐 뉴질랜드보다 5초 앞서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이들의 기분은 좀처럼 풀릴지 몰랐던 것 같다. 여자 팀 추월 경기가 먼저 진행됐기에 베뉴(경기장) 세리머니와 기자회견 또한 여자 팀이 앞선 순서에서 진행했다. 여자 팀 동메달인 미국, 은메달 네덜란드가 기자회견에 나섰고 우승국 일본의 차례를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후 차례를 기다리던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이 불쑥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와 자신들이 먼저 진행하겠다고 ‘떼’를 썼다. 결국 이례적으로 일본 여자 팀에 앞서 네덜란드 선수들이 기자회견장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예정보다 먼저 진행됐기 때문인지 네덜란드 언론들은 눈에 띄지 않았고 준비되지 않았는지 질문을 하는 취재진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진행자는 재차 질문이 없는지 확인했고 크라머는 기분이 상했는지 “고맙다(Thanks), 좋다(Nice)”라며 “일본 취재진들 밖에 없느냐”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비꼬는 뉘앙스였기는 하지만 크게 태도 문제를 삼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 다음 사고가 터졌다. 얀 블록휴이센도 함께 자리를 뜨며 “이 나라는 개들을 더 잘 대해주길”이라고 말한 것이다.

기대와 달리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네덜란드 대표팀인데, 기자회견장에서도 찬밥 신세가 되자 기분이 상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 발언은 누가 보더라도 맥락에 맞지 않았고 개최국인 한국을 모독하기 위한 의도로 들렸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그렇기에 모든 기자회견 순서가 마친 뒤 취재진은 조직위 관계자들, 통역들과 둘러 모여 정확한 발언과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머리를 모았다. 그러나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어려운 말도 아니었다.

외국에서는 과거부터 한국의 개 식용 문화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곤 했다. 최근 이러한 문화가 많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문제는 한국이 이런 문화를 지키고 있는지의 여부가 아니다. 얀 블록휴이센의 발언에 비하의도가 있는지가 더 큰 문제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는 이번 올림픽에 얀 블록휴이센이 또 하나의 논란 거리를 던져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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