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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의성의 딸들이 일군 새역사! '여자컬링 결승행' 자체가 드라마다

기사승인 2018.02.24  02: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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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한국 컬링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올림피아드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컬스데이’로 불린 5명의 여자 선수들은 많은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세계의 벽을 실감해야 했다. 3승 6패로 예선 탈락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8년 2월. 한국 컬링은 이제 금메달을 노릴 만큼 급성장했다.

 

▲ 한국 선수들(왼쪽부터 김선영, 김은정, 김경애, 김영미)이 23일 일본과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트위터 캡처]

 

김은정(스킵),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바이스 스킵), 김영미(리드), 김초희(후보)로 구성된 한국 여자 대표팀은 23일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일본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여자 준결승전에서 연장 11엔드 접전 끝에 8-7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은메달을 확보함과 동시에 한국 컬링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울렸다. 스킵 김은정의 경력이 10년으로, 20년간 스톤을 잡은 일본 주장 후지사와 사츠키보다 적었지만 오로지 실력으로 이겨냈다. 예선전에서 5-7로 패했던 아픔을 그대로 되갚았다.

아직 스웨덴과 금메달 결정전(25일 오전 9시 5분)이 남아있지만 대표팀이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드라마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마늘의 고장’ 의성 출신으로, 이들은 학연‧혈연‧지연으로 지금의 팀을 꾸렸다.

스킵 김은정이 의성여고 1학년 때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접한 게 시작이었다. 김은정은 친구 김영미에게 함께 컬링을 하자고 권유했다. 김영미도 학교를 마치면 컬링장으로 달려갔다.

 

▲ 김은정이 23일 일본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관중석을 향해 '경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06년 의성에 터를 잡은 한국 최초의 컬링장이 이들의 ‘아지트’였다.

김영미의 동생 김경애는 언니가 즐겁게 컬링을 하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컬링에 빠져들었다. 김경애는 의성여중 친구인 김선영에게 같이 컬링을 하자고 했고, ‘OK’를 받아냈다.

‘갈릭걸스’라는 별칭과 함께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팀 킴’은 이렇게 출발했다.

각자 다른 학년에서 컬링을 하던 이들은 2012년 처음으로 한 팀을 이뤘다. 그리고 경기도 최고의 고교컬링 유망주 김초희가 졸업 후 경북체육회 컬링팀에 입단하면서 지금의 국가대표팀이 완성됐다.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감독의 지원 아래 착실히 실력을 쌓은 팀 킴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실력을 쌓았고, ‘재수’ 끝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 여자 컬링 대표팀이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23일 오후 경북 의성군 의성여고 체육관에서 주민들이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지만 의성의 딸들은 예선전부터 범상치 않은 행보를 이어갔다.

세계랭킹 8위인 대표팀은 예선에서 캐나다, 스위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영국, 스웨덴 등 세계랭킹 1∼5위를 모두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날 일본전은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양상으로 진행됐다.

김은정의 샷이 다소 부정확한 사이, 김경애와 김선영이 제 몫을 해주며 일본에 리드를 잡았다. 8엔드까지 7-4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일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스킵 후지사와가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9엔드 2점, 10엔드 1점을 획득해 7-7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 입장에선 예선전 맞대결에서 역전패의 악몽이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11엔드 초반 스톤 한 개를 허무하게 날려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는 계속됐고, 버튼에 일본 스톤 1개와 한국 스톤 1개가 남았다. 일본의 스톤이 중앙에 더 가까웠다. 하우스 밖에는 위협적인 일본의 가드도 있었다.

 

▲ 김영미(왼쪽)-김경애 자매가 23일 한일전을 승리한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이날 후지사와와 ‘스킵 대결’에서 다소 밀렸던 김은정이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은정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마지막 스톤(해머)을 던졌다. 김영미와 김선영은 물론, 하우스에서 스톤 방향을 읽던 김경애까지 열심히 스위핑했다. 그 결과 한국의 빨간 스톤이 일본 스톤보다 안쪽에 배달됐고,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위닝샷을 날린 김은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드로샷이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에 드로는 안 하고 싶다’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결국 그런 상황이 왔다. 그래도 내 역할이고 의무니까 던졌다. 여기까지 왔는데 메달은 따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역사를 쓰고 싶었다. 우리를 믿어준 많은 분들의 삶, 우리가 그간 컬링에 바친 삶까지 큰 무게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받쳐서 들어 올리고 싶었다. 그래서 더 잘하려 노력했고 집중하면서 목표의식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 김경애(오른쪽 두번째)가 23일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일본 선수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결승전 상대는 예선에서 7-6으로 꺾어 본 스웨덴이다. 김은정은 “스웨덴은 공격적인 샷이 많은 팀이다. 성급하지 않게 기다리는 입장으로 경기를 하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미 어마어마한 드라마를 쓴 의성의 딸들이 스웨덴을 꺾고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세영 기자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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