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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광양매화축제보다 홍매화 여행지인 서울 강남 삼성동 봉은사· 순천선암사· 구례화엄사· 양산통도사가 추천할만, 개화시기인 3월중순부터 4월초까지 가볼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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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광양매화축제보다 홍매화 여행지인 서울 강남 삼성동 봉은사· 순천선암사· 구례화엄사· 양산통도사가 추천할만, 개화시기인 3월중순부터 4월초까지 가볼만한 곳
  • 이두영 기자
  • 승인 2018.02.27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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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두영 기자] 선홍색 홍매 꽃봉오리, 여기저기서 뭉실뭉실 개화 준비!  홍매를 보러 여행 가는 시기가 다가왔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홍매 일부는 꽃잎을 열어뜨리고 있다.  

매실나무는 피자식물문 쌍자엽식물강 장미목 장미과 벚나무속 나무다. 벚꽃보다 다소 먼저 개화한다. 매실나무는 식재료로 인기가 높지만 꽃 피었을 때도 존재감이 대단하다. 

강원도 강릉 오죽헌 율곡매, 전라남도 구례 화엄사 화엄매, 순천 선암사 선암매, 장성 백양사 고불매 등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는 매실나무들이다. 이들은 붉은 색 꽃이 피는 홍매다.

홍매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이맘때면 여행객, 사진가, 야생화 애호가들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는 것이 홍매다. 심홍색 또는 짙은 분홍으로 겹겹의 꽃잎을 열어젖히고 다른 봄꽃들보다 앞서서 피기에 눈에 더 잘 띈다. 

매화축제를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 전남 광양시 다압면 청매실농원이다. 그곳의 무수한 매화(백매)와 달리 홍매는 한 그루만 서 있어도 존재감이 드러난다. 특유의 화사한 색감 때문이다. 꽃잎이 겹겹이어서 만첩홍매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 매화 감상지로 추천할만한 장소로는 순천 금둔사가 제일이다. 규모가 아담해 봄날 매화꽃이 아니면 관광객이 들를 일이 거의 없는 절간이다. 

이 절의 매화나무는 수령이 20여 년에 불과하고 개수도 6그루뿐이지만 향기는 대단하다. 동장군을 몰아낼 기세로 추위를 견디며 개화하기 때문에 납월매, 설중매 등 호사스러운 별명을 얻은 홍매들이다. 납월은 ‘음력 12월’, 설중은 ‘눈 속’이라는 뜻이다.

이에 비해 순천 조계산 동쪽 자락의 선암사 매화꽃은 3~4주 늦게 핀다. 선암사는 ‘꽃대궐’이라 불릴 정도로 봄꽃이 화려하다. 진달래,벚꽃,목련꽃까지 다채롭게 피어 절경을 이룬다. 그 중 선암사 종정원 계단 옆에 서 있는 토종홍매가 으뜸이이며 '선암매'로 불린다.

이 나무 외에도 선암사에는 무우전 옆 돌담길을 비롯한 곳곳에 늙은 매화나무와 수피가 거친 벚나무, 소나무 등이 많아 천년사찰의 향기가 넘친다. 

시인 정호승은 ‘선암사’라는 시에서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로 읊었다.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껴보라는 조언이 아닐까.

 

지리산 자락의 화엄사 각황전 옆에는 붉은 모습이 너무나 예쁜 홍매 한 그루가 서 있다. 봄이면 사진작가들의 피사체로 관심을 많이 끄는 명물이다. 

이에 비해 인근 계곡의 대숲 경사지에서 약 450년을 묵은 들매화나무는 왠지 모습이 초췌하다.  꽃봉오리가 작고 흰 꽃이 피는 이 나무는 배배 꼬이고 기운이 없어 보이지만 천연기념물 제485호로 지정된 귀한 나무다.   

화엄사 경내의 홍매는 개화 절정 시기가 섬진강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3월말에서 4월초다. 

그 시기에는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을 비롯해 19번국도 주변이 온동 산수유꽃과 벚꽃, 남지 배꽃 등으로 꽃물결을 이뤄 가볼만한 곳으로 인기가 자자하다.

장성 백양사 우화루 옆에 서 있는 홍매는 천연기념물 제486호다. 백제시대에 지어진 백양사가 고불총림으로 불리기에 ‘고불매’라는 고결한 별명을 얻었다.

천연기념물은 아니지만, 경남 양산 통도사의 영각 옆에 서 있는 홍매도 인기가 높다. 통도사 창건자인 자장율사를 기억하기 위해 1650년쯤 심어졌기에 ‘자장매’라고 불린다. 극락전 근처에도 만첩홍매와 분홍매가 있다.

특급호텔과 고층 오피스빌딩 등 건물이 밀집한 서울 강남에도 홍매를 볼 수 있는 명소가 있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절 봉은사다. 절 안으로 들어서면 도심 속 사찰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아늑하다. 나무와 담장 등이 잘 가꾼 정원을 닮아서 걸으며 기분전환하기 좋다. 사철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데이트코스다.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을 끼고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이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코엑스,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하나인 서울선릉과정릉(선정릉)이 지척에 있으며 잠실 롯데월드와 석촌호수 등 관광명소도 멀지 않아 주말에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하기에 손색이 없다.

주차장은 넉넉한 편이고, 주차비는 1시간에 3천원이다. 봉은사에서 매화꽃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대체로 3월 중순과 하순 사이다.

매화의 귀족 '홍매'를 보러 서울 봉은사부터 떠나보자. 인터넷 등에서 흔히 쓰는 '홍매화'라는 말은 '홍매'의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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