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두영 기자] “동강할미꽃축제, 현장에서 구경하면 특산식물의 매혹적인 자태에 반하고 맙니다.”
전국 곳곳에서 2018년 봄꽃축제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고유생물에 속하는 동강할미꽃을 소재로 한 축제가 있어 눈길을 끈다.
3월30일부터 4월1일까지 3일 동안 동강할미꽃 서식지인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입구 생태공원에서 열리는 ‘동강할미꽃축제’가 그것이다.
이 행사는 국내의 다른 축제들과는 성격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축제라 하면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체험거리, 놀거리 등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컨텐츠에 왁자지껄한 간이 음식점과 굿거리판을 떠올리는, 다소 소란스러운 잔치가 곁들여진다.
그러나 정선 귤암리의 동강할미꽃축제는 성격이 다르다. 한국에 자생하는 동강할미꽃의 맥을 이어가고자 온간 노력을 다하는 주민들의 진심과 열정이 바탕이 된 희귀 야생화 살리기 축제다.
동강할미꽃축제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27일 스포츠큐 전화인터뷰를 통해 “10년 전쯤 축제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에는 동강할미꽃이 자연환경에서 여기저기 많이 피었지만, 그 희귀성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양의 할미꽃이 훼손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자연에서 자라는 동강할미꽃의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현실을 안타까워한 주민들이 힘을 모아 효율적인 방법을 동원해 육묘까지 해서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동강할미꽃의 진수를 흠뻑 느끼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축제를 10년 넘게 해 왔지만 서식지가 널리 알려진 이후 훼손이 심했다.”며 “요즘은 마을주민들이 자식을 기르는 마음으로 자연상태의 동강할미꽃 보호에도 신경쓰고 복원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동강할미꽃은 미나리아재미과 여러해살이풀이다. 강원도 영월, 정선 등 동강 주변과 삼척, 태백 등 석회암지대에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종이다.
할미꽃과 구별이 되는 가장 큰 특징은 개화형태. 할미꽃처럼 꽃이 땅을 향하지 않고 고개가 꼿꼿한 편이다.
세계적으로 학명에 한국의 지명이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다.
동강할미꽃을 세상에 알린 주인공은 생태사진가 김정명 씨. 그는 1997년 귤암리 바위절벽에서 찍은 희한한 꽃을 이듬해 펴낸 ‘한국의 야생화’라는 달력에 실었다.
이를 본 한국식물연구원 원장이던 고 이영노 박사가 2,000년에 동강할미꽃(Pulsatilla tongkangensis Y. Lee et T. C. Lee, sp. nov.)으로 학명을 지었다.
동강은 남한강 상류로 생태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가볼만한 곳으로 인기가 많다.
송천과 골지천이 정선 아우라지에서 만나 조양강이라는 이름으로 흘러 영월에서는 동강 이름표를 달고 어라연계곡을 스쳐 단종유배지인 청령포 못미처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단양 고수동굴 방향으로 흐른다.
이 물줄기는 벚꽃 드라이브 명소인 제천 청풍호(충주호)를 지나 경기도 여주 신륵사 앞을 통과해 양평 양수리 두물머리로 진행한다.
석회암 지대인 정선과 영월에는 강이 꾸불꾸불 흐르면서 비경을 빚어놨다. 동강할미꽃은 현지인들이 ‘뼝대’라고 부르는 양지바른 절벽에서 잘 자란다.
2,000년 동강댐 백지화 결정에도 크게 기여한 식물이다. 당시 고 김대중 대통령은 ‘세계 최초의 신종으로 추정되는 7종의 동식물과 20여종의 멸종위기동식물 보호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해’ 동강댐 건설계획 백지화를 밝혔다.
이번 축제장 부근에는 동간전망 시설인 병방치스카이워크가 있다. 귤암캠핑장, 강변민박, 동강할미꽃펜션, 동강사계절펜션, 리버틴펜션 등 숙소도 강 양옆으로 늘어서 있다.
지금 정선에서 가볼만한 여행지로 추천할만한 장소는 숙박시설까지 갖춘 ‘백두대간 생태수목원·산림 생태문화 체험단지’, 끝자리가 2,7일에 열리는 정선5일장, 구절리역과 아우라지역을 오가며 시골풍경을 즐길 수 있는 정선레일바이크 등이다.
그 외 영화 ‘엽기적인 그녀’ 촬영지인 타임캡슐공원도 탁 트인 풍경이 있어서 가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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