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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2018] (2) 리틀야구 삼킨 '이도형 아들' 이성현, 이정후·김동엽 못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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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2018] (2) 리틀야구 삼킨 '이도형 아들' 이성현, 이정후·김동엽 못지않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8.05.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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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 김동엽(SK 와이번스), 박세혁(이상 28·두산 베어스). 야구인 2세로 KBO리그(프로야구)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이들이다.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 이정후는 데뷔 첫 시즌인 지난해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2년차에도 징크스 없이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빙그레 이글스, 현대 유니콘스에서 포수로 뛰었던 김상국 씨의 아들 김동엽은 SK 홈런군단의 한 축이다. 박철우 두산 코치의 아들 박세혁은 양의지의 백업으로 두산 아닌 구단에선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수준급 포수다.

 

▲ 인천 와이번스 에이스 이성현. [사진=스포츠Q DB]

 

리틀야구에 셋을 이을 거물이 자란다. 잠신중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성현(인천 와이번스)이다. 현역 시절 OB-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고 프로야구 최다 끝내기 홈런(7개) 기록을 보유한 이도형(43) NC 다이노스 퓨처스(2군) 타격코치의 아들이다. 지난해 중학 1학년 형들이 주를 이룬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대표팀에 초등 6학년인데 승선한 우완 정통파 투수다.

미국 스포츠방송 ESPN이 전 경기를 생중계하는 월드시리즈에서 이성현은 한국 마운드의 핵심 전력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고 구속은 74마일(시속 119㎞). 12세 대회는 홈플레이트에서 마운드까지 거리가 46피트 즉, 14.02m다. 18.44m인 성인야구로 환산하면 96마일(시속 154㎞)에 해당하는 스피드다.

 

▲ 이성현은 다른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마스크도 쓴다. [사진=스포츠Q DB]

 

2013년 창단, 2014년부터 리틀야구 리그에 참가한 인천 와이번스는 주목받지 못하던 팀이었으나 이성현의 성장에 힘입어 매 대회 우승을 넘보는 강호로 거듭났다. 지난해 10월 구리시장기, 올해 4월 이스턴기에서 준우승했다. 이성현은 에이스이자 포수로, 또 4번 타자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아직 리틀야구 정상에 서보지 못한 이성현은 “2위라서 아쉽다. 중학생은 3명밖에 없지만 와이번스 멤버가 어느 때보다 좋다”며 “우승 한 번 하는 게 목표”라고 눈을 반짝였다. 미국에 다녀온 뒤 야구가 늘었다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볼 배합을 해야 하는지 경험이 쌓였단다. 아버지 이도형 코치도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한결 편안해 졌다”고 칭찬했다.

 

 

 

신체조건, 야구를 대하는 자세, 성품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나보다 야구를 더 보고 공부하는 것 같다”는 게 이도형 코치의 귀띔. 이성현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는 유선우 와이번스 감독도 “딱히 주문할 게 없다. 성현이는 스스로 학습한다. 눈 뜨면 방망이 들고 휘두르러 가는 선수”라고 전했다. 박원준 한국리틀야구연맹 사무처장은 “심성이 밝다. 얌전하면서도 제몫을 다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통산 130홈런을 때린 거포로 포수로 주로 뛰었다. 이성현도 “어렸을 땐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는 이도형 코치의 권유에 따라 간혹 마스크를 쓴다. 리틀야구 졸업반인 만큼 아직 보직을 확실히 정하지 않았다. 이성현 스스로도 “다 잘 하면 좋죠”라고 가능성을 열어둔다.

 

▲ 이성현은 지난해 초등 6학년으로는 이례적으로 월드시리즈 대표팀에 승선했다. [사진=스포츠Q DB]

 

안방마님으로도 야수로도 훌륭하지만 그보다는 대형투수로 클 재목이란 시선이 다수다. 박원준 사무처장은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 볼이 많이 빠르고 다르다. 스피드도 제구도 미국에 다녀오고선 일취월장했다”며 “키도 많이 자랐다. 신체 밸런스를 보면 투수 쪽으로 재능이 있어 보인다. 뻗어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이성현은 182㎝, 95㎏이었던 아버지와는 체형이 다르다.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키가 빨리 크는 건 못 느낀다”는데 벌써 신장이 175㎝에 다다랐다. 조만간 이도형 코치를 내려다본다. 체중은 63㎏. 다소 호리호리해 보이는데 하체는 탄탄하다. 193㎝, 92㎏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어린 시절을 연상시킨다.

 

▲ 우승에 목마른 이성현. 와이번스는 지난해 구리시장기와 올해 이스턴기에서 준우승했다. [사진=스포츠Q DB]

 

이성현도 주위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야구인 2세 성공사례가 쌓이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고등학교에서 바로 프로로 간 선수들이 잘 하던데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일단 와이번스를 챔피언으로 올리고 지난해 3경기 만에 끝난 월드시리즈에서의 아쉬움을 덜겠다는 세부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부터 ‘이정후 아빠’로 불리는 게 익숙해진 이종범 위원처럼 이도형 코치도 ‘이성현 아빠’로 불릴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이용규(한화 이글스), 민병헌(롯데 자이언츠), 김민성(넥센 히어로즈), 유원상(NC 다이노스) 등을 배출한 잠신중은 이성현으로 야구명문 계보를 이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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