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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버닝', 모든게 흐릿한 이야기… '진짜'와 '가짜'에 현혹되지 마세요

기사승인 2018.05.17  08: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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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감독들이 있다. 이창동 감독도 그 중 하나다. 이창동 감독은 1997년 '초록물고기'로 데뷔한 이후 단 다섯 편의 영화만을 연출했지만 다섯 편 모두가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기다려지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게다가 개봉 전 칸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소식도 알렸다. 영화 팬들에게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못지 않은  2018년의 기대작이다. 개봉 당일까지 기자들에게도 철저히 비밀 유지를 부탁한 영화 '버닝'은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 '명료함'의 미학을 포기하고 '모호함'을 얻다

 

[사진 = 영화 '버닝' 스틸 컷]

 

이창동 감독의 전작들은 특징이 있다. 바로 이창동 감독의 관조적 시점이다. 비극적인 사건 속 인물의 이야기를 영화로 풀어가면서도 이창동 감독은 작가적 메시지를 잊지 않았다. 영화를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하는 것, 그것이 이창동 감독의 방식이다.

이창동 감독의 대표작이자 배우 설경구의 출세작인 영화 '박하사탕'은 20세기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겪은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으로 광주 참상의 가해자가 된 남자는 평생을 그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박하사탕'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시선을 쫓지만 결국은 이창동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한국 현대사가 개인에게 남긴 상처'라는 주제로 수렴됐다.

전도연, 송강호 출연의 '밀양' 또한 마찬가지다. '용서'에 대한 고찰이 결국 영화 '밀양'의 중심축을 이룬다. 주인공 신애(전도연 분)가 겪는 인간적인 고통은 이창동 감독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담는 그릇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버닝'은 다르다. 이창동 감독은 '버닝'의 제작보고회에서 "이 영화는 일상 속에서 이 세상 미스터리를 마주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사회적 문제, 삶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가 아닌 세상이 어렵다고 느끼는 청년 종수(유아인 분)가 바라본 세상의 미스터리를 담고 있다.

모든 것이 '미스터리'라고 말한 것은 이창동 감독 뿐만이 아니다. 주연을 맡은 스티븐 연, 전종서, 유아인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들에 대해 "속을 알 수 없는 인물", "미스터리하다"고 대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 '버닝'의 장점은 이러한 '모호함'이 될 것 같다. 이창동 감독은 세상이 미스터리한 청년 종수의 시선을 영화 '버닝'으로 옮기며 혼란스러운 청춘을 그려냈다. 

# '진짜'와 '가짜'에 현혹되지 말자

 

영화 '버닝'은 '진실'과 '거짓'을 알 수 없는 영화다. [사진 = 영화 '버닝' 스틸 컷]

 

영화 '버닝'을 보는 관객들은 진실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된다. 과연 해미(전종서 분)는 진실을 이야기한 건지, 혹은 자신의 삶 전체가 거짓말인 인물인지. 벤(스티븐 연 분)이 종수의 불안처럼 해미를 해한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인지. 영화 '버닝'은 결말까지 이를 말해주지 않는다.

'버닝'이 집중하는 것은 모호함으로 둘러싸인 청년 종수의 선택들이다. 종수는 결국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대신 극단적인 선택으로 자신의 삶을 태운다. 알 수 없는 진실을 목도하는 대신 삭제해 버리고 스스로도 파멸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버닝'의 진실과 반전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김이 빠지는 결말이다. 그러나 이창동 감독은 진실과 가짜를 밝히는 것보다 종수가 느끼는 순간 순간의 불안과 감정들에 카메라를 집중했다. 

#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의 '극한 연기'

 

'버닝'을 통해 발굴된 신예 전종서 [사진 = 영화 '버닝' 스틸컷]

 

영화 자체가 '미스터리'에 대해 말하고 있는 만큼 배우들의 연기 또한 영화 '버닝'의 특징이다. 알 수 없는 인물들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의 고충이 스크린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

유아인은 '버닝' 제작보고회 당시 "힘을 빼려고 노력했다"며 '버닝'의 종수를 연기하며 고민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베테랑'에서 안하무인 재벌 3세 역으로 강렬한 연기를 선사했던 그는 '버닝'에서는 삶의 이정표를 잃어버린 청년 종수로 분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한국어로 연기하는 스티븐 연 또한 '버닝'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영화 '옥자'에서 일부 한국어 연기를 선보였지만, 대다수의 관객들은 스티븐 연의 영어 연기에 더 익숙하다. 스티븐 연은 '버닝'에서 어색한 한국어로 연기를 펼치며 미스터리한 인물인 벤을 완성시킨다.

신예 전종서는 '버닝'이 발견한 보물이다. 전라를 비롯 정사 장면 등 쉽지 않은 장면들이 포진해 있는 '버닝'에서 전종서는 자신의 힘을 잃지 않고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해미에게 종수가 느끼는 미스터리한 매력을 관객 역시 전종서의 연기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영화 '버닝'은 오락 영화라기에는 재미가 부족한 영화다. 그러나 이창동 감독의 8년만의 신작인 만큼 그의 스타일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귀한 영화이기도 하다.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영화 '버닝'이 개봉 이후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한별 기자 juhanbyeol@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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