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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매로만 주목받던 시모나 할렙, 메이저 무관 설움 날리기까지 [2018 프랑스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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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매로만 주목받던 시모나 할렙, 메이저 무관 설움 날리기까지 [2018 프랑스오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6.1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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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모나 할렙(27·루마니아)이 드디어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세계 1위임에도 늘 그를 따라다녔던 ‘무관의 제왕’이라는 꼬리표를 드디어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9년간 많은 굴곡을 겪으며 최강자의 자리에 오른 시모나 할렙이 메이저 대회에서 3전 4기 만에 우뚝 선 감격의 순간이었다.

시모나 할렙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8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롤랑가로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슬론 스티븐스(미국)를 세트스코어 2-1(3-6 6-4 6-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초 시모나 할렙이 이름을 알린 건 실력이 아니었다. 그의 남다른 몸매 때문이었다. 유독 큰 가슴을 지닌 할렙은 그로 인해 데뷔와 함께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랭킹은 300위 권을 맴돌 정도로 특출나지 못했다.

인기를 한 몸에 모으는 이유이기도 했던 그의 몸매는 자신에겐 괴로움이자 약점이었다. 최상의 경기력을 내는데 있어 방해가 됐기 때문이다. 고심하던 그는 결국 가슴 축소수술을 결정했다. 많은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지만 그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된 선택이었다.

이후 곧바로 그 효과가 나타나진 않았다. 2010년 한국을 찾은 시모나 할렙은 한솔오픈 코리아대회에서 1회전 탈락의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13년 반등했다. 페르시체룽스컵에서 데뷔 첫 정상에 오른 할렙은 그해 기량발전상을 수상했고 꾸준한 상승세를 타더니 2015년엔 랭킹 2위까지 올라섰다.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라는 슈퍼스타들을 제치고 팬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몸매가 아닌 실력으로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되찾은 것이다.

 

 

이후 우승은 그에게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됐다.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수차례 챙겼다. 그러나 메이저 대회에선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무려 세 차례나 결승에서 고개를 숙였다. 2014년 롤랑가로스에서 처음 준우승을 차지했던 시모나 할렙은 지난해 이 대회에선 신예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에게 석패하더니 올해 호주오픈에서도 마찬가지로 메이저 무관에 울던 캐롤린 보즈니아키(덴마크)에 우승 트로피를 넘겨줘야 했다.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세 번이나 고배를 마신 여자 선수는 지금까지 총 4번 밖에 없었다.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한 시모나 할렙이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상대는 세계 10위의 스티븐스. 지난해 US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만큼 팬들은 시모나 할렙을 일방적으로 응원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1세트를 3-6으로 내주고 시작했다. 2세트에서도 초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해 0-2로 뒤졌다.

그러나 이후 제대로 실력 발휘를 했다. 그러나 4-4로 팽팽히 맞서던 2세트 중반 4게임을 연속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그 기세가 3세트까지 이어져 5-0까지 앞서갔다. 듀스에서 네트를 맞고 득점으로 이어지는 행운도 따랐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건 시모나 할렙이었다.

지난해 US 오픈 우승 이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이상급 대회 결승에서만 6전 전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달리던 스티븐스는 할렙의 간절함 앞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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