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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귀국, 손흥민에 계란 세례? 공감 얻지 못한 의문의 분노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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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귀국, 손흥민에 계란 세례? 공감 얻지 못한 의문의 분노 [SQ현장]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6.29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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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입국게이트를 빠져나온 축구 대표팀은 귀국하자마자 ‘엿 사탕 세례’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4년 후 이번엔 계란과 의문의 베개가 날아들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계란은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의 앞쪽에 떨어져 깨졌다. 그 타깃이 손흥민이었는지 누구였는지도 불분명했고 그 메시지 또한 마찬가지였다. 비록 16강 진출이라는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최강 독일을 무너뜨리고 세계를 놀라게 만든 대표팀 선수들을 맞는 태도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이는 공항을 찾아 열렬한 환호를 보낸 500여 팬들의 태도와도 180도 다른 행동이었다.

 

▲ 29일 입국 후 인사를 하기 위해 서 있는 대표팀 선수들에게 의문의 베개가 날아들고 있다.

 

축구 대표팀은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신태용 감독을 필두로 선수들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홍명보 전무이사 등의 격려를 받은 뒤 입국 게이트 앞에 마련된 단상 위에 섰다.

공식적으로 인사를 한 뒤 손흥민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 상황 갑작스레 계란이 날아들었다. 다행히 손흥민이 직접적으로 맞지는 않았지만 선수단의 표정은 한 순간에 어두워졌다. 하나 같이 죄인이 된 듯이 고개를 숙였다.

4년 전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일부 축구 팬들은 “한국 축구는 죽었다”며 선수단을 향해 엿을 던졌다. 당시엔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은 물론이고 선수 발탁 과정에서부터 ‘의리 논란’을 일으킨 상황이었다. 이러한 행동이 과하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한국 축구에 분노하는 마음 만큼은 대부분 공감을 샀다.
 

▲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날아든 계란.

 

그러나 이날은 상황이 달랐다. 독일을 무너뜨린 대표팀 선수들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몰렸고 공항은 발 디딜틈 없이 북적였다. 인터뷰를 하지 않고 곧바로 버스에 오르기 위해 나서는 선수들은 팬들에게 사로잡혀 몰려드는 사인과 인증샷 요청에 정신없어 했다.

신태용 감독도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신태용 감독은 “일단 이렇게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번 월드컵에서 7월에 돌아오고 싶었는데 6월에 오게 돼 아쉽다. 우리 코칭스탭과 선수들 열심히 노력해줬고, 국민 여러분과 팬들이 밤늦게 늦은 시간에도 응원해줬기 때문에 우리가 단 1%의 기적을 투혼을 발휘해 만들지 않았나 싶다”며 “팬들이나 국민들이 없었으면 희망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거듭 감사드린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월드컵이다. 모든 선수와 스태프를 대신해 국민들과 축구팬들께 감사하다 말씀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팬들은 “야 신태용”이라고 외치며 “엿드세요”라는 짧은 말과 함께 베개를 던졌다. 겉엔 영국 국기 문양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 의미 또한 불분명했다.

 

▲ [인천국제공항=스포츠Q 안호근 기자] 대표팀의 귀국 현장을 찾은 수많은 취재진과 축구 팬들.

 

대표팀의 부진 혹은 신태용 감독을 향한 비판 여론은 독일전 승리로 상당히 누그러진 모양새다. 만약 이러한 일련의 행동들이 축구협회의 개혁을 향한 것이라면 고개를 끄덕일만도 하다. 대부분의 축구 팬들은 물론이고 축구 전문가들도 협회의 변화만이 한국 축구를 바꿀 수 있는 길이라는 데 뜻을 같이 한다.

그러나 이날 이들의 열정 가득한 행동은 대중적인 공감을 사기엔 충분치 않았다. 대다수의 뜻과 어긋났을 뿐 아니라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지도 잘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골을 넣으며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선정한 조별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된 손흥민만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된 ‘쌩뚱맞은’ 돌발행동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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