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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축구 명단] 황의조-김학범 '인맥 논란', 이강인-백승호 뛰는 스페인 3부리그가 J리그보다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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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축구 명단] 황의조-김학범 '인맥 논란', 이강인-백승호 뛰는 스페인 3부리그가 J리그보다 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7.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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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황의조(27·감바 오사카)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발탁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학범(58) 감독과 과거 인연을 언급하며 ‘인맥 축구’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황의조는 정말 자격 미달의 공격수인걸까.

적지 않은 축구 팬들이 황의조의 발탁에 분노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기대를 모았던 이강인(17·발렌시아 메스타야)과 백승호(21·페랄라다)가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공격수로서 뽑힌 황의조지만 포지션상 경쟁 대상이 아닌 이들까지 언급하며 김 감독의 선택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과연 이강인과 백승호가 황의조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김학범 감독이 황의조를 발탁한 이유는 분명했다. 우선 포지션상의 이유다. 김 감독은 황의조를 제외하고 공격수를 4명 뽑았다. ‘유럽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와 광주FC 나상호다. 유럽파들은 시즌 준비로 인해 아직 합류 시점이 확정되지 않았다. 자칫 이들 없이 조별리그를 치러야 할지도 모르는데 그럴 경우 나상호가 공격진의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김 감독은 마지막 와일드카드 한 장을 공격수에 할애했다.

그렇다면 황의조가 과연 자격이 되는 선수냐는 것이 그 다음 문제다. 황의조는 2013년 성남FC에서 데뷔해 2017년까지 활약했는데 2015년 15골을 터뜨리며 시즌 후반까지 득점왕 레이스를 펼쳤다. 이후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자리매김하며 A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지난 시즌 중반 J1리그(일본프로축구 1부리그) 감바로 이적한 황의조는 올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떠오르고 있다. 리그 15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전체 득점 4위에 자리하고 있다. 황의조 위에는 브라질과 포르투갈 출신 선수들만이 있다.

컵 대회 활약도 눈부시다. J리그컵 6경기에 나선 황의조는 월드컵 개막 직전 열린 주빌로 이와타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5골을 넣었다. 올 시즌 21경기에 나서 벌써 12골을 넣은 황의조다. 경기 당 0.57골에 달하는 뛰어난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단순히 김 감독과 인연이 있어서 뽑혔다고만 비하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리그 수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백승호와 이강인이 더욱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뛴다는 것. 과연 그럴까. 이강인과 백승호는 나란히 스페인 세군다 디비시온B에서 뛰고 있다. 스페인 3부리그다. 통상 프로리그가 20개에 가까운 팀들로 진행되는 것과 달리 권역별로 4개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각 그룹 별로 20개팀씩, 총 80개팀이 리그에 소속돼 있있다. 권역별 상위 4개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2부 리그 승격 팀을 가린다. 그만큼 수준이 낮은 팀들도 상당수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 스페인 세군다 디비시온B 페랄라다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왼쪽)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사진=페랄라다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백승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1부) 지로나에 입단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적응력을 키우고 경쟁력을 확인받기 위해 한 시즌을 3부팀 페랄라다에서 뛰었다. 34경기에 나서 1골을 넣었다.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그가 누빈 무대가 3부리그라는 점에서 김학범호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전지훈련에 백승호를 데려가 기량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후 백승호가 부상을 당했고 회복이 된다고 하더라도 인도네시아의 무더위에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제대로 활약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11경기에 나섰다. 거의 대부분 선발로 출장한 백승호와 달리 유소년 팀에서 뛰던 이강인에겐 3차례 선발 기회만이 주어졌다. 번뜩이는 움직임과 날카로운 킥 등을 자랑했지만 아직 성인무대에서 제대로 검증이 됐다고 볼 수는 없다.

이에 백승호와 같은 이유로 김 감독은 이강인을 6월 전지훈련에 데려가려고 했다. 그러나 소속팀의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테스트를 해보지 못했다. 툴롱컵에 출전해 좋은 활약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21세 이하(U-21) 선수들이 나서는 대회여서 아시안게임(U-23 출전)과는 차이가 있고 경험해보지 않은 선수를 발탁한다는 것엔 부담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전히 좋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는 걸 김 감독은 잘 알고 있었고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결과에 대해선 자신이 모두 책임을 지겠다는 것. 적어도 김학범 감독의 선발 명단과 그 배경에는 납득이 갈 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비난은 접어두고 이젠 결과를 기다릴 때다.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 때 비판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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