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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빈정 상한 외질 "이길 땐 독일인, 지면 터키 이민자?", 포돌스키-클로제와 다른 취급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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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빈정 상한 외질 "이길 땐 독일인, 지면 터키 이민자?", 포돌스키-클로제와 다른 취급에 분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07.2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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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전차군단 독일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메수트 외질(29·아스날)이 터키계 이민자로서 독일축구협회로부터 겪은 부당함을 쏟아냈다.

폴란드계 독일 대표 출신으로 맹활약했던 미로슬라프 클로제, 루카스 포돌스키와는 전혀 다른 대우에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 대표팀 부진 원인에 대한 화살이 자신을 향하자 결국 외질은 독일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얌전히 물러나지는 않았다. 지금껏 받은 부당한 대우와 억울한 처지에 대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외질은 23일(한국시간)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독일 대표팀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독일축구협회(DFB)로부터 당한 부당한 대우 때문에 더 이상 독일(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않겠다”며 “그동안 독일을 대표해서 뛰는데 자부심을 느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외질은 특히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그린델 회장과 그의 지지자들은 독일이 이길 때는 나를 독일인으로, 우리가 질 때면 나를 이민자 취급했다”며 “더 이상 그의 무능력한 일처리로 인한 희생양으로 남아있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는 터키 출신 이민자의 자녀로 독일 국적을 가지고 자랐다. 외질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일카이 귄도간과 함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났던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독일인들의 비난을 받았다. 터키 출신 외질이 국제적 평판이 좋지 않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사진을 찍으며 친분을 과시했다.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만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논란을 뒤로하고 나선 월드컵 본선에서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 조 최하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탈락하고 말았다. 그러자 외질이 패배의 원흉으로 낙인받았다. “대표팀 분위기를 흐렸다”, “터키인 외질은 독일 국가를 제창하지도 않는다” 등 경기 외적으로 도를 넘는 인종과 출신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 외질은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독일축구협회(DFB)와 독일인들의 인종차별을 꼬집었다. [사진=외질 인스타그램 캡처]

 

외질은 “독일에 세금을 내고, 독일을 월드컵에서 우승시켜도 나는 여전히 사회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내 친구 루카스 포돌스키와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폴란드계 독일인’으로 불리지 않았다. 왜 나만 ‘터키계 독일인’인가”라며 그간 받은 차별에 설움을 표현했다. 그의 이런 돌발 은퇴는 월드컵 역대 최다득점자(16골)로서 독일 축구의 레전드로 대우받는 폴란드계 클로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는 “내가 무슬림이라서? 나는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교육받았다. 2015년엔 독일 축구 대사를 맡기도 했다”며 “왜 사람들은 나를 독일인으로 받아들이지 않느냐”고 더 이상 참지 않았다.

외질은 2009년부터 독일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9년 간 A매치 93경기에 나서 23득점을 올렸고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등 독일 축구 황금기 중심에 서 있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외질은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가 매긴 평균 평점에서 6.93, 팀에서 4번째로 높았다. 경기당 5.5회의 키패스를 배급했다. 잘 풀리지 않는 공격을 그나마 풀어주는 역할을 한 게 그였다. 높은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조별리그 탈락의 원흉으로 지목된 것은 건전한 비판으로 보기 어렵다.

그의 은퇴 선언과 함께 그간의 고심과 설움이 담긴 이 발언이 독일 축구계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독일축구협회는 어떻게 반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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