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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컨셉은 '닥공', 수장이 본 황의조-황희찬-나상호 가치는? [2018 아시안게임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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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 컨셉은 '닥공', 수장이 본 황의조-황희찬-나상호 가치는? [2018 아시안게임 축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8.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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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의 목표는 대회 2연패만 바라보고 있다. 단 월드컵과는 그 접근 방식이 다르다.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리던 과거에 비해 위상이 많이 내려갔지만 여전히 한국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한국의 컨셉은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포백 시스템 운영의 일인자로 알려진 김학범(58) 감독이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불안한 측면 수비를 무리하게 뽑기보다는 스리백 사용을 예고하며 공격수를 5명이나 뽑았다. 이유는 명확했다.

 

▲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감독은 5명의 공격수의 장점을 최대화하며 다양한 공격루트로 대회 금메달을 노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표팀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황의조(감바 오사카),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나상호(광주FC)까지 5명의 공격수가 있다.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 손흥민의 선발은 예견된 것이었고 나머지 선수들은 연령대가 맞아 문제가 될 게 없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로 황의조까지 뽑은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학범 감독은 6일 파주스타디움에서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나 “옵션이 노출되면 해결 방법이 없어서 옵션 다양화를 위해 많은 선수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그 전제엔 아시안게임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깔려 있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선 실점이 많아서 패하는 것보다 득점하지 못해 진 경우가 많았다”며 “득점 다변화를 위해 공격수들을 많이 뽑았다. 선제골 여부에 따라 경기 형태가 바뀔 것이다. 골을 잘 넣을 수 있는 선수들로 공격진을 구성했다”고 그 이유를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손흥민은 컨디션만 완전하다면 붙박이 주전이다. 이승우는 다소 밑으로 처져 플레이할 수도 있다. 다소 무난한 대진인 조별리그에선 돌아가면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토너먼트에선 황의조와 나상호, 황희찬 중 최소 한 명은 벤치를 지켜야 한다.

 

▲ 6일 대표팀에 합류한 황의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 감독은 과거 성남FC에서 사제의 연을 맺어 ‘인맥 논란’을 일으켰던 황의조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황의조에게 바라는 건 당연히 득점이다. 몸동작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더라”며 “득점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불러들였고 골을 넣는 방법을 아는 선수들로 구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과는 달리 황의조의 올 시즌 득점페이스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벌써 14골을 넣었다. 전체 공동 2위. 의무 차출 규정이 없는 만큼 황의조를 흔쾌히 보내주는 게 J1리그 하위권에 있는 감바로서도 쉽지는 않은 선택이었다.

이에 김 감독은 “감바 오사카에 고맙다. 그쪽에서는 황의조의 이탈이 굉장히 큰 타격”이라며 “그런 걸 감수하고 소집을 허락해줘서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 K리그2 득점 1위 나상호는 김학범 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졌던 K리그2 득점 1위 나상호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소금과 같은 존재다. 훈련도 굉장히 열심히 하고, 득점력도 뛰어나다”며 “골을 넣을 줄 아는 선수는 다른 특별한 것을 갖고 있다. 골은 넣고 싶다고 넣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황희찬은 이들 중 가장 우위에 설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뛰는 무대 자체가 다르고 유럽 최고의 선수들이 나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도 “황희찬이 소속팀에 강력하게 요구해 인도네시아가 아닌 한국에서 합류하게 됐다”며 “그동안 선수들과 발을 맞추지 못했는데 짧은 기간이지만 굉장히 고무적이다. 큰 힘이 될 선수들이 이제 하나 둘 팀에 합류한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황소'라는 별명에 걸맞게 활발한 활동량을 보이는 황희찬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

그러나 “황의조와 손흥민은 득점력이 있다”면서도 “황희찬은 득점력을 조금 더 키워야 한다”고 보완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 황희찬(오른쪽)은 활발한 활동량과 달리 골결정력 보완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괜한 말은 아니다. 황희찬은 많은 기대를 안고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했지만 날카로운 움직임을 펼치지 못했고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소속팀에서도 16골을 터뜨렸던 2016~2017시즌과는 달리 지난 시즌엔 13골을 넣기는 했지만 리그에선 5골에 그쳤을 정도로 기복이 많았다.

그렇다고 황희찬이 황의조나 나상호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라는 건 아니다. 공개적으로 황희찬의 득점력 부족을 언급한 것은 선수 길들이기에 강점이 있는 김학범 감독이 황희찬이 방심하지 못하도록 채찍을 들었다고 대표적인 장면이다.

고온다습한 날씨와 험난한 일정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는 누구 하나 비주전으로 분류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각양각색 장점을 가진 공격진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김학범호 ‘닥공’ 전략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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