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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놀라운 축구 흥행효과, 여성팬 배척? 800만 관중시대 야구에서 얻는 힌트

기사승인 2018.09.14  15: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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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 7일 코스타리카와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선 진풍경이 펼쳐졌다. 경기를 앞두고 고양종합운동장 주변엔 10대 여성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고 무려 5년 만에 A매치 매진 사례를 이뤘다.

나흘 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전에도 열기는 이어졌다. 4만여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메웠고 2연속 매진이라는 희소식이 들려왔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치르기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결과다. 대표팀은 부진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고 기대감도 적었다. 이토록 국민적 관심이 적은 월드컵은 처음이라는 말도 나왔다.

 

▲ 지난 11일 칠레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4만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스포츠Q DB]

 

대회를 시작하고도 마찬가지였다. 1승이 간절했던 스웨덴전은 물론이고 멕시코전에도 패하며 16강 진출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지만 마지막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반전을 이뤄냈다. 대표팀 선수들은 투혼을 펼쳤고 그 결과 2-0 승리하며 독일을 80년 만에 조별리그에서 떠나보냈다.

대표팀이 귀국하는 공항에선 16강 진출 실패에도 따스한 시선이 모였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조현우(대구FC) 등에게는 많은 팬들이 따라붙기도 했다.

하지만 달라진 축구 열기는 이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덕이 컸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선발 과정에서부터 ‘인맥 축구’라는 논란에 휩싸였지만 대회 득점왕에 오르며 스스로 당당히 일어섰고 이승우는 토너먼트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한국의 금메달 수확에 앞장섰다. 골문을 든든히 지킨 조현우나 이타심을 앞세워 주장 역할을 훌륭히 해낸 손흥민이 일으킨 시너지도 무시할 수 없었다.

연일 대표팀 관련한 검색어가 포털사이트를 장식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핵심 자원들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A매치 데뷔 2연전인 코스타리카, 칠레전에 대비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코스타리카전엔 달라진 축구 열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경기장엔 어느 때보다 여성 관중들이 많았다. 우렁찬 남성의 응원 구호가 아닌 하이톤의 응원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특히 손흥민과 이승우 등 아시안게임 스타들이 전광판에 비춰질 때면 떠나갈 정도의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 8일 진행된 오픈트레이닝데이에는 수 많은 팬들이 몰려 달라진 축구 열기를 실감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음날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팅센터(NFC)에서 예정됐던 오픈트레이닝데이엔 500명이 참석할 수 있었는데 대표팀 선수들을 보기 위해 전날 자정도 되기 전에 이미 500명이 훌쩍 넘는 팬들이 철야 대기전에 돌입해 대한축구협회가 부랴부랴 공지를 띄우는 등 그동안 보지 못했던 광경이 벌어졌다.

야구가 오버랩된다. 야구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는데 이러한 효과 속에 그해 프로야구는 13년 만에 500만 관중을 유치했다. 이후 여성팬의 증가 속에 프로야구 관중은 꾸준히 늘었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때 일본과 결승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KBO리그는 직전 시즌보다 100만 이상의 관중을 더 유치하며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시대를 맞이했다.

물론 시작은 불안했다. 대표팀의 선전과 더불어 프로야구의 인기가 늘어나긴 했지만 선수들의 화려한 외모에 혹해 팬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흡사 아이돌 팬문화가 야구장에 이식된 분위기였다. 이를 두고 일부 팬들은 ‘얼빠(얼굴을 보고 좋아한다는 뜻)’라며 이러한 여성팬들을 비하하기도 했다.

그러나 ‘얼빠’와 진성 야구팬의 경계는 점차 허물어져 갔다. 처음엔 룰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던 이들은 야구에 빠져들었다. 또한 야구 관중이 늘어나며 굳이 야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야구장을 찾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됐다. 회사 회식으로 야구장을 찾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이유다.

 

▲ 야구장 나들이는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 사진은 비가 오는데도 만원 사례를 이룬 수원 KT 위즈파크. [사진=스포츠Q DB]

 

서포터즈 문화가 더욱 잘 자리 잡혀 있는 축구계다. 각 구단 혹은 대표팀 팬들도 이러한 여성팬의 유입을 달갑게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대표팀 축구, K리그 축구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축구 룰을 잘 몰라도, 특정 선수만을 좋아하더라도 어떤 이유에서든, 누구에게라도 열려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호재라고 볼 수 있다. 야구와 마찬가지로 대표팀 경기에는 물론이고 K리그로도 흥행 열기를 이어올 수 있다. 다양한 마케팅과 홍보 전략은 물론이고 기존의 팬들 또한 이를 반갑게 맞아들여야 한다. 더불어 특정 선수를 열렬히 좋아하는 팬들은 누구보다 소비 성향이 강하다. 입장권은 물론이고 각종 굿즈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구매성향을 띄게 된다. 이는 축구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K리그와 한국 축구가 위기라는 말은 불과 2달 전까지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이러한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한국 축구가 그토록 원했던 도약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축구인들은 감격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칠 게 아니라 보다 팬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높은 경기질로 보답해야 한다. 더불어 기존의 축구 팬들도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합쳐질 때 수많은 여성팬들을 K리그와 앞으로 있을 대표팀 경기의 현장으로 불러 모을 수 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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