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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봉중근 은퇴, WBC 이치로 견제 어찌 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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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봉중근 은퇴, WBC 이치로 견제 어찌 잊으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8.09.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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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봉의사’ 봉중근(38)이 LG(엘지) 트윈스 유니폼을 벗는다.

LG 트윈스는 19일 “오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기아) 타이거즈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봉중근 은퇴식을 연다”고 밝혔다.

봉중근은 신일고 재학 시절 두각을 나타내 1997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향했다. 이후 신시내티 레즈를 거치며 빅리그 통산 7승을 올리고 2007년 1차 지명으로 LG 줄무늬 유니폼을 착용했다.

 

▲ 국가대표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던 봉중근. [사진=연합뉴스]

 

 

2008년부터 3시즌 성적이 승수와 평균자책점(방어율)이 각각 11승 2.66, 11승 3.29, 10승 3.58로 훌륭했다. 2012년부터는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해 3년간 세이브와 평균자책점 26개 1.18, 38개 1.33, 30개 2.90씩을 기록했다.

2015년부터 완연한 내리막에 접어들면서 봉중근은 팬들의 기억 속에 점점 잊혀져갔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321경기 899⅓이닝 55승 46패 2홀드 109세이브 654탈삼진 평균자책점 3.41이다.

봉중근은 기량을 한창 끌어올릴 시기인 20대 초반을 미국에서 보낸 데다 2004년과 2017년 어깨, 2011년 팔꿈치 인대접합 등 수술대에 세 차례 올라 누적 기록만 놓고 보면 레전드 반열에 오르기는 어렵다.

 

▲ LG는 수년간 고생한 봉중근을 위해 은퇴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봉중근은 트윈스만의 스타가 아니었다. 야구팬 모두가 그의 노고를 똑똑히 기억한다. 국가대표로 남긴 임팩트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한국야구 영광의 순간에 그가 늘 함께 했다.

그중에서도 2009 WBC가 압권이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한일전 두 차례에 등판해 각각 5⅓이닝 무실점, 5⅓이닝 1실점으로 역투해 일본의 자존심을 꺾었다. 누리꾼이 그를 '의사' 혹은 '열사'라고 부르는 이유다. 

스즈키 이치로를 빠른 동작으로 움찔하게 만든 견제 동작은 ‘이치로, 위치로’라는 신조어를 낳게 한 명장면이다. 도쿄돔 원정 플레이볼 직전 유창한 영어로 주심과 대화하며 일본의 멘탈을 흔든 대목도 빼놓을 수 없다. 

봉중근은 구단을 통해 “내가 사랑하는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은퇴할 수 있어 기쁘다”며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너무도 과분한 사랑에 대해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남겼다.

LG는 구단을 위해 고생한 봉중근을 위해 사인회와 시구를 비롯한 행사를 준비한다. 은퇴 기념 특별상품도 제작해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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